"10개월 전부터 티켓 신청" 월드컵 직관 준비 방법은?

윤혜인 2022. 12. 16.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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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부터 티켓 1차 추첨 신청
상대팀도, 좌석도 모르지만 경쟁 치열

숙소 및 항공권 예약도 서둘러야
결승전까지 챙겨보면 1000만원 훌쩍

전세계 축구팬 모여 응원전·풋살
“패배해도 승리해도 즐기는 분위기”

4년에 한 번 찾아오는 세계인의 축제 월드컵이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은 3·4위전과 결승전 만을 남겨놓고 있다. 이번 월드컵은 각종 이변이 연속해서 발생해 짜릿한 재미가 있었다. 모로코는 아프리카 국가 중 최초로 준결승에 진출했고, 한국은 12년만에 극적으로 16강에 진출했다. 일본은 조별리그에서 독일과 스페인을 연파했고, 사우디아라비아는 조별리그에서 곧 결승전을 치룰 아르헨티나를 이겼다.

월드컵 직관은 전 세계 축구 팬들의 로망이다. 국가대표전으로 그 어떤 축구 경기보다 응원의 열기가 뜨겁다.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다음 2026년 북중미(캐나다·멕시코·미국) 월드컵은 직관하겠다는 팬들이 적지 않다. 월드컵 직관은 언제부터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이번 2022 카타르 월드컵 경기를 직관한 축구 팬들의 준비과정을 통해 알아봤다. 가장 중요한 건 월드컵 경기 티켓을 구하는 것이다. 티켓만 사면 준비의 80%는 마쳤다고 볼 수 있다. 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추첨에 당첨되거나, 선착순 판매 때 재빨리 구매하거나, 붉은악마를 통해 피파에서 각 참가국에 할당한 티켓을 구매하는 방안이다.

카타르에 설치된 월드컵 트로피 모형 앞에서 태극기를 펼쳐 든 김병기(30)씨. [사진 김병기]

“1차 추첨에서는 떨어졌고, 2차 추첨에서 당첨돼 마침내 월드컵 경기를 직접 보게 됐습니다!”

여행 유튜버 ‘대빨이형’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병기(30)씨는 지난 1월부터 티켓을 구하기 시작했다. FIFA(국제축구연맹)가 1월 19일부터 2월 8일까지 첫 추첨 신청을 받았기 때문이다. 장소와 날짜만 정해진 티켓, 여러 경기장에서 열리는 티켓 묶음, 특정 국가의 경기 티켓을 선택할 수 있었다. 좌석은 1등석, 2등석, 3등석으로 나뉜다. 상대팀도, 정확한 좌석 위치도 알 수 없었지만 추첨에서 뽑혀야 결제를 할 수 있었다. 이후 3월 23~29일에 1차 선착순 티켓이 소량 풀렸지만 역시나 경쟁이 치열했다.

김씨는 조 편성 이후 열린 2차 추첨(4월 5일부터 28일까지)에서 당첨됐다. 그는 조건부 서포트 티켓(CST, Conditional Supporters Ticket)과 다른 나라의 조별 리그까지 총 9 경기의 티켓을 구매했다. CST는 응원하는 팀이 결승전까지 올라간다는 가정 하에 조별리그부터 결승전까지의 티켓값을 모두 지불하고, 중간에 탈락하면 남은 티켓값을 환불받는 패키지다. 덕분에 그는 한국의 16강 진출이 결정된 이후 별도로 티켓을 구하지 않고 16강전을 볼 수 있었다. 2차 추첨에서도 떨어졌다면 3차 선착순 판매(7월 5일~8월 16일), 최종 판매(9월27일~폐막)에서 티켓을 구할 수 있다.

그래픽=조효민 jo.hyomin@joongang.co.kr

응원단을 통해 티켓을 구매하는 방법도 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월드컵 진출이 확정되면 FIFA는 서포터즈 등이 먼저 구매할 수 있도록 좌석의 약 8%를 해당 국가에 우선 할당한다. 협회가 붉은악마를 통해 월드컵 참여 인원을 파악한 배경이다. 붉은악마는 현지에 갈 회원과 SNS 등에서 월드컵 티켓 구매 의사가 있는 비회원을 선착순으로 모집했다. 이후 협회에서는 그 명단을 확인하고 해당되는 양의 티켓을 붉은악마에 전달했다. 물론 티켓은 무료가 아닌 정가로 구매해야 한다. 이중근 붉은악마 의장은 “경기마다 붉은악마 회원 200명과 비회원 200명 정도가 협회를 통해 티켓을 구매했다”고 말했다.

티켓 다음으로 중요한 건 숙소 예약이다. 붉은악마를 통해 표를 구해도 비행기, 숙소는 알아서 예약해야 한다. 특히 이번 카타르 월드컵은 숙소 부족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지난 2월 1차 추첨 결과가 발표된 때부터 이미 에이비엔비나 현지 호텔은 여행사, 선수단 등이 선점해 빈 방이 없었고, 그나마 남은 방은 1박에 100만원을 훌쩍 넘어섰다. 카타르에서 부족한 숙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컨테이너, 빌라 등을 지어 공급했는데 모두 티켓 번호를 넣어야 예약이 가능했다. 티켓 구매에 성공한 팬들이 곧바로 숙소 예약에 나선 배경이다. 김씨는 “티켓 당첨되자마자 바로 숙소를 예약해 괜찮은 숙소를 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경기가 끝나고 최보락(32)씨가 우루과이 팬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최보락]
2022 카타르 월드컵 직관을 위해 최보락(32)씨가 FIFA 홈페이지에서 구매한 2인용 컨테이너 숙소 내부. 이 숙소의 1박 가격은 207달러로, 1인당 약 14만원이었다. [사진 최보락]

비용은 얼마나 될까. 우리나라 조별리그와 16강전, 다른 나라 조별리그까지 총 9경기를 직관했다는 직장인 최보락(32)씨의 예산을 살펴보자. 그는 조별리그 여섯 경기는 3등석(9만원), 두 경기는 2등석(23만원)에서, 16강전은 3등석(12만원)에서 봤다. 티켓 값만 112만원이다. FIFA 홈페이지에서 구매한 2인용 컨테이너 숙소는 1박에 207달러. 동행한 친구와 나눠서 부담해도 1박에 약 14만원. 이곳에서 7박8일간 머물렀고, 이후 1박에 약 11만원인 다른 숙소에서 8박9일을 더 지냈다. 숙박비만 186만원이다. 왕복 직항 비행기 값 265만원까지 더하니 어느새 563만원이다. 참치캔, 컵라면 등으로 끼니를 해결할 때도 많았지만 최소 생활 경비, 기념품 구매 비용 등까지 총 경비는 600만원을 가뿐히 넘어섰다.
그래픽=조효민 jo.hyomin@joongang.co.kr

조별리그 3경기와 16강, 8강, 4강, 결승전까지 챙겨볼 생각이라면 3등석에 앉아도 1000만원이다. 폐막까지 머무는 기간이 약 한 달로 길어져 숙박비 부담이 가중되고, 결승에 가까워질수록 티켓 가격이 배로 뛰기 때문이다. 조별리그 3등석은 250리얄(9만원)이지만, 16강 350리얄(12만원), 4강 750리얄(26만원), 준결승 1300리얄(46만원), 결승전에는 2200리얄(78만원)까지 올라간다. 티켓 가격만 약 190만원에 숙박비 약 480만원, 왕복 항공권 및 기타 경비까지 고려하면 보수적으로 계산해도 1200만원에 달한다. 추첨으로 구매한 좌석이 마음에 들지 않아 공식 홈페이지에서 되팔고, 되사며 발생하는 수수료(티켓값의 5%)도 만만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써서 카타르를 찾은 이유는 그만큼 축구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카타르는 세계 각국에서 찾은 팬들의 열기로 뜨거웠다. 경기가 없어도 거리 응원전이 펼쳐졌고, 자국의 유니폼을 착용하고 팬들끼리 친선 풋살 경기도 벌어졌다. 이중근 의장은 “우리 대표팀을 응원하고 싶은 마음에 약 700만원을 들여서, 2주간 연차를 몰아써서 원정 응원을 갔다”며 “우리나라가 16강까지 진출해 보람차고 기뻤다”고 말했다. 김병기씨는 “패배해도 승리해도 즐기는 분위기”라며 “월드컵 경기 직관은 정말 축덕(축구덕후)으로서 모두가 꿈꾸는 순간이라 너무 즐겁다”고 말했다.

“월드컵은 누구나 즐길 수 있지만, 자국 유니폼을 입고 자국팀을 응원할 수 있는 건 32개국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인 것 같아요. 그 소중한 기회를 우리나라 국가대표 축구팀이 국민에게 주는 것 같다는 생각에, 이번에 좀 무리해서 다녀왔습니다!” 연차가 쌓이면 쓸 수 있는 리프레쉬 휴가와 남은 연차를 모두 당겨서 다녀왔다는 직장인 최보락씨의 말이다.

윤혜인 기자 yun.hyein@joongang.co.kr

윤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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