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는 메가트렌드...韓기업 생존에 필수”
ESG 공시기준 표준화 작업 강조
“IFRS 작업 끝나면 영향력 커질것”
“횡보장선 배당성장주 발굴이 중요
개미, 단타 아닌 긴호흡 분산투자를“
“환경·사회·지배구조(ESG)는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둔 메가트렌드(megatrend·거대한 조류)입니다. 짧은 유행이나 잠깐 지나갈 테마 정도로 여겨선 위험합니다. 선진 경제권에서 환경 관련 규제가 강화되는 지금,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기업엔 ESG는 생존을 위해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안입니다.”
지난 13일 서울 중구 베어링자산운용 한국법인 본사에서 만난 박종학 베어링자산운용 대표이사는 ESG가 당장의 투자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됐다고 진단했다.
유럽연합(EU)은 세계 최초로 도입되는 일종의 ‘탄소 국경세’인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이르면 2026년부터 시행, 생산 과정에서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철강 등 수입 공업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도 지난 3월 ‘스코프3(소비자·협력사·물류 등 기업의 가치 사슬에서 발생하는 모든 탄소 배출량)’ 공시 의무를 규정했다. ESG에 대응하지 않는 기업에 투자했다가는 자칫 관세나 과징금, 금수 조치 등에 따른 손실을 투자자가 그대로 입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된 셈이다.
박 대표는 “지금껏 ESG를 일시적 테마로 여기고 사회 공헌 활동의 한 갈래 정도로 보던 국내외 많은 기업이 이젠 ESG를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일이고, 가치가 곧 수익으로 연결된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베어링자산운용은 투자 대상 기업에 대해 국내외 평가사가 매긴 ESG 점수와 함께 해당 기업의 향후 ESG 가치까지도 정성적으로 평가해 투자를 하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ESG가 투자 판단의 최우선 가치가 되기 위해 박 대표는 신뢰성 높은 공시 기준 표준화 작업이 시급하다고 했다. 그는 “최근에는 국제회계기준(IFRS)재단의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가 정보 공시 표준화 작업을 하고 있다”며 “작업이 마무리되면 투자 결정에 ESG가 미치는 영향력은 더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치주의 명가’로 알려진 베어링자산운용은 지난해 저평가 우량주에 ESG 요소를 대폭 반영한 펀드를 내놓았다. 증시 약세장이 거듭되는 고금리 시대엔 기업의 실제 가치와 현재에 투자하는 가치주가 선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1988년 설립된 베어링자산운용 한국법인은 현재 13조원(국내 주식 10조원) 규모의 운용 수탁고를 보유하고 있다. 2008년부터 베어링자산운용(구 세이에셋코리아)의 최고투자책임자(CIO)로 일하던 31년 경력의 투자 전문가 박 대표는 2020년 대표이사를 맡아 주식·채권 운용팀과 해외투자 솔루션·상품 제반 업무를 총괄 중이다.
박 대표는 ‘개미(소액 개인투자자)’를 향해선 성공 확률이 낮고 위험한 단타 위주의 투자 대신 긴 호흡을 바탕으로 분산 투자에 나서야 최종적으로 웃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횡보하는 장세에선 투자 시기를 분산해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것이 결국 성공 가능성을 높인다”고 했다. 기업의 성장성에 초점을 두고, 꾸준히 배당을 늘려갈 수 있는 ‘배당성장주’를 적극 발굴하는 것도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그는 언급했다.
베어링자산운용의 대표 주식형 펀드인 ‘베어링고배당증권투자회사(A형)’는 박 대표의 설명을 뒷받침하는 사례다. 2002년 4월 설정 이후 지난달 말까지 누적 560.24%의 수익률을 기록,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177.84%)보다 382.4% 초과 수익을 거뒀다. 큰 기복 없이 연평균 10~20% 수익률을 꾸준히 올린 결과 얻은 성적표다.
박 대표는 내년 상반기 예상되는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평가가 이미 시장에 반영된 만큼 국내 증시가 내년 1~2분기 바닥을 찍고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기준금리가 5% 초반대를 넘기진 못할 것이란 예상도 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직후 공개한 점도표에서 최종 금리가 5.1% 수준에 이를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박 대표는 “시장은 불확실성을 가장 싫어하는 만큼, 이 부분이 명확해지면 반등할 것”이라며 “결국 현 시점에 가장 중요한 것은 연준이 ‘피봇(pivot·금리 인하)’을 언제 단행할지 여부”라고 했다.
서경원·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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