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사람] 임훈 후지필름 사장, "휴대폰은 카메라 대체 못해"
기사내용 요약
글로벌 경제 여건 악화 속에서도 내년 매출 6% 성장 목표
"2024년 디지털 카메라 시장 속 3강 체제 완전히 굳힐 것"
"고객 인생에 걸쳐 추억 속 기쁨을 주는 브랜드 되고 싶다"
[서울=뉴시스] 동효정 기자 = "아이폰이나 갤럭시 같은 초기 스마트폰 출시 당시 카메라 시장이 완전히 죽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스마트폰과 카메라는 완전히 별개로 인식되며 위치를 다시 잡아가고 있습니다."
임훈 후지필름일렉트로닉이미징코리아 사장은 지난 13일 서울 청담동 소재 후지필름일렉트로닉이미징코리아 본사에서 뉴시스와 만나 "카메라 시장은 앞으로도 건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후지필름은 필름을 판매하던 기업에서 변화를 거듭한 끝에 화장품을 만드는 헬스케어 시장에도 진출하며 사업을 넓히고 있다. 한국법인인 후지필름일렉트로닉이미징코리아는 카메라 등 사진과 관련된 이미징 사업에 나서고 있다.
실제 스마트폰이 500만 화소의 높은 해상도를 지원하는 카메라를 장착하며 기존 카메라 시장은 20%만 살아남은 상태다. 업계는 DSLR 카메라에서 반사경을 빼고 부피와 가격을 확 낮추며, 고화질을 구현한 새로운 형태의 '미러리스' 카메라로 시장을 이끌고 있다.
특히 제 아무리 스마트폰이 좋아도 더 큰 화면과 뛰어난 화질을 보기 위해 대형 TV를 구입하는 것처럼 카메라도 프리미엄 제품이 인기다. 후지필름도 하이엔드 미러리스인 'X시리즈'와 최고급 사양의 라지포맷 'GFX' 브랜드를 양대 축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후지필름은 필름 회사로 출발한데 착안해 '필름 시뮬레이션' 기능으로 필름 사진만의 감성을 담고 있다. 아날로그 시절 필름에 대한 향수가 있거나, 필름 사진만의 은은한 느낌을 좋아하는 이들을 위해 디지털 카메라에서도 필름 사진만의 특징을 구현했다.
임 사장은 "필름 시뮬레이션 기능은 후지필름 만이 갖는 색 재현 기술로 19가지의 다양한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며 "은은하고 아련한 느낌이나 빛바랜 느낌 등 단순한 필터 기능을 넘어 훨씬 깊이 있는 색감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특징으로 후지필름코리아는 글로벌 여건이 악화하는 상황 속에서도 올해 전년 대비 17% 매출이 늘어날 전망이다. 후지필름코리아는 신규 고객을 지속 발굴하며 내년에도 6% 이상 성장한다는 목표다.
임 사장은 "요즘 인생네컷 등 즉석 사진기가 다시 유행하고 있는데 후지필름도 즉석 사진 업체와 연간 1400대 공급 계약을 맺었다"며 "스마트폰 촬영에 익숙한 2030세대에게 터치가 아닌 셔터를 눌러 촬영한 사진을 통해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 카메라 영업의 본질이다"고 밝혔다. 이어 "개인 카메라는 자신만의 기법으로 사진이 탄생한다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후지필름코리아는 특히 2030세대를 주 고객으로 적극 확보하고 있다.
임 사장은 "사실 2010년대 초반만 해도 4050 세대가 핵심 고객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세대에서는 소비가 지속적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며 "당장 매출로 직결되지 않더라도 2030세대에게 캐논, 니콘 등과 함께 꼭 구매를 해보고 싶어하는 브랜드가 되려고 한다"고 밝혔다.
실제 후지필름코리아는 MZ세대들이 반응할 수 있는 전시회를 기획해 올해에만 4번이나 진행했다. 계절에 맞춰 페이퍼아트, 콜라주, 일러스트 등에 사진을 넘어 다양한 작품들을 소개했다.
2030세대는 전시회를 찾아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경험을 공유하며 '후지필름'과 친숙해지기 시작했다. 후지필름코리아의 예측대로 '익숙함'은 '구매'로 자연스럽게 연결됐다.
2017년 판매량 기준 2030세대 고객 비중은 49%에서 현재 65%까지 확대됐다. 특히 20대 비중이 두드러졌다. 20대 고객 비중은 5년전 5%에 그쳤지만 올해는 25%까지 상승했다.
후지필름은 2030세대의 '익숙함'을 바탕으로 캐논·니콘과 함께 카메라 3강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게 목표다.
임 사장은 "한 때 캐논과 매출이 20배 정도 차이 났던 시절도 있었지만 현재는 4배 수준이며 니콘은 거의 따라잡았다"며 "2024년에는 확실히 3강 체제를 굳힐 것"이라고 밝혔다.
임 사장은 2시간 가량 인터뷰 내내 후지필름이 '추억을 남기는 사진 기업'이라는 점을 수차례 강조했다.
일본 후지필름이 한때 사명에서 '필름'을 빼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주민들이 자신과 가족들의 사진부터 챙기려는 모습을 보고 사명을 그대로 유지했다는 후문이다.
임 사장은 여기서 더 확장해 일본 후지필름에서 필름 제조 기술로 개발한 화장품을 한국에 적극 소개하려고 한다.
그는 "필름은 시간이 지나면 산화하는데 이를 막기 위해 아스타젠틴 성분을 투입한다"며 "이것이 피부 노화를 막는 화장품 속 안티에이징 성분과 똑같다"고 밝혔다. 이어 "이 기술은 화합물 합성을 피부에 잘 스며들게 하는 기술로 현재 화장품에도 활용돼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기회가 되면 한국에서도 꼭 판매하고 싶은 제품"이라고 말했다.
임 사장은 사진 속 추억을 통해 후지필름을 고객 인생과 함께 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려 한다.
그는 "진부하지만 카메라는 추억"이라며 "저도 지금은 다 커버린 아이들의 어린 시절 사진을 보며 그때로 돌아가 행복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자신이 촬영하는 순간의 기쁨과 내가 잊을 뻔한 사진 속 추억의 기쁨까지 느끼는 것처럼 고객들도 전 인생에 걸쳐 후지필름을 통해 추억을 얻는 브랜드가 되고 싶다는 각오다.
임 사장과 인터뷰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먼지 쌓인 카메라를 다시 꺼내봤다. 한 때 렌즈에 상처라도 날까봐 가죽 케이스까지 씌운 카메라 렌즈로 차분히 주위를 보자 세상은 얼마든지 '추억'이 될 수 있다고 느껴졌다.
'찰칵'하고, 스마트폰의 녹음된 기계음이 아니라 진짜 카메라의 셔터 소리가 경쾌하게 울렸다.
☞공감언론 뉴시스 vivi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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