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AP' 개발 시동 건 삼성…애플 뛰어 넘을까

장유미 2022. 12. 1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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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조직개편 맞춰 'AP 솔루션 개발팀' 추가…GOS 사태 후 '엑시노스' 존재감 '뚝'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올 초 자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인 '엑시노스'의 발열, 성능 저하 등으로 홍역을 치렀던 삼성전자가 '갤럭시' 전용 AP 개발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이 제품으로 아이폰용 자체 칩셋을 만드는 애플을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뛰어 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전자 MX(Mobile eXperience) 사업부장 노태문 사장이 8월 10일(현지시간) '갤럭시 언팩 2022(Unfold Your World)' 행사 직후 미국 뉴욕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스마트폰 사업부 내에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개발팀을 신설했다. AP솔루션개발팀장은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에서 무선 칩셋 개발업무를 담당한 적 있는 최원준 신임 MX개발실장(부사장)이 맡았다. 모바일 단말·칩셋 개발 전문가인 최 부사장은 지난 2011년 퀄컴 시니어 디렉터로 무선 칩셋 업무를 전담했으며 지난 2016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차세대제품개발그룹장으로 영입됐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DS(디바이스 솔루션) 부문 시스템 LSI 사업부에서 AP를 주로 개발해 왔다.

모바일 AP는 컴퓨터의 CPU(중앙처리장치)처럼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한다. 스마트폰, 태블릿 등에 사용되는 반도체 칩셋(시스템 반도체)으로, 삼성전자에선 '엑시노스'를 그동안 선보여 왔다.

그러나 삼성전자 MX(모바일경험) 사업부가 이번에 AP솔루션개발팀을 신설하면서 기존 DS부문의 시스템 LSI 사업부와 오묘한 관계가 됐다. AP솔루션개발팀의 규모와 역할 등에 대해선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이처럼 나선 것은 '갤럭시S22' 출시 직후 불거진 GOS(게임옵티마이징서비스) 논란과 관련이 있다고 해석했다. GOS 사태의 주요 요인으로 AP가 지목됐기 때문이다. 특히 '엑시노스'는 발열, 성능 저하와 수율(생산품 대비 정상품 비율) 등의 논란에 휩싸였고, 결국 삼성전자 MX 사업부는 프리미엄 이미지를 지키고자 올해 8월 출시한 '갤럭시Z폴드4· 플립4'에 '엑시노스' 대신 모두 퀄컴의 '스냅드래곤'만 채용했다. 내년 초 출시할 예정인 '갤럭시S23' 시리즈에도 퀄컴 AP가 100% 쓰일 예정이다.

앞서 아카시 팔키왈라 퀄컴 CFO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삼성 '갤럭시S22'의 퀄컴 AP 적용 비중은 75%였지만 '갤럭시S23'에서는 '글로벌 쉐어(Global Share)'가 높아진다"고 말한 바 있다. 그동안 지역별로 '엑시노스'를 병행 탑재해온 점을 감안하면 이번엔 전량 '스냅드래곤'이 채용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갤럭시S23 예상 이미지 [사진=온리크스 트위터]

이에 삼성전자의 모바일 AP 가격 부담도 커졌다. 삼성전자의 모바일AP 매입액은 전체 원재료 품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3분기까지 삼성전자가 모바일AP를 매입하는 데 쓴 금액은 8조1천423억원에 달한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규모다.

삼성전자는 최근 3분기 사업보고서를 통해 "DX(완제품) 부문 주요 원재료인 모바일AP 평균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80% 올랐다"고 밝혔다.

부품 조달 비용이 늘면서 삼성전자 매출에서 원재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늘고 있다.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원가율은 62.6%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6%포인트 상승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에서 '엑시노스'가 차지하는 존재감은 점차 줄어드는 모양새다. 탑재율은 2018년 48%에서 매년 하락해 지난해 28%까지 떨어졌다. 투자전문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갤럭시S22'의 스냅드래곤 탑재율도 75%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퀄컴, 미디어텍 등 대외 부품 의존도가 커진 것이 모바일AP 가격 급등을 부른 듯 하다"며 "기술력이 뒷받침되지 않자 '엑시노스' 탑재 비중을 낮춘 것이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원가절감 경쟁력을 흔들고 있는 듯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고려해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지난 3월 '갤럭시 전용 AP' 개발을 공표했다. 당시 타운홀 미팅에서 노 사장은 'GOS 논란에 따른 해결책이 뭐냐'는 직원들의 질문에 "커스터마이징된 (갤럭시) AP 개발을 고민해보겠다"고 밝혔다. 이후 지난 8월 뉴욕 기자 간담회에선 "여러 파트너사들과 논의하고 검토 중"이라며 "자체 AP 개발 부분은 굉장히 시간도 오래 걸리고 고려해야 할 상황이 많다"고 공식화했다. 업계에선 해당 AP가 2025년께 적용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로 인해 '엑시노스'는 점유율 하락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세계 AP 시장에서 삼성전자 점유율은 4%에 그쳤다. 전년 동기(7%)보다 3%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대만 미디어텍(33%), 미국 퀄컴(30%)·애플(21%), 중국 유니SOC(11%)에 이은 5위로 두 계단이나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마저 자사 칩을 외면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이번에 부서를 신설하면서 '갤럭시' 맞춤 AP 개발을 가속화 하려는 듯 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애플,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들은 일제히 칩 독립을 위해 전력을 쏟았으나, 글로벌 시장에서 스마트폰을 가장 많이 판매하는 삼성전자가 자체 칩 개발에 이제서야 나선다는 건 문제"라며 "갤럭시 생존을 위해선 자체 칩 개발이 필수"라고 꼬집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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