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공 295일' 러, 민간 피해 가중 공격↑…키이우 다시 노릴 듯
"신년 초 대규모 반격 준비" 경고도…전세 지지부진에 실현 여부 의문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러시아가 295일째 우크라이나를 침공 중인 15일(현지시간) 민간인 피해 가중 공격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 후퇴한 헤르손을 집중 포격해 도시 전역 정전과 적십자 직원까지 사망하는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개전 초기 노렸다가 전세 악화로 포기한 수도 키이우 역시 다시 표적으로 삼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신년 초 침공 1년을 맞아 대규모 반격을 준비 중이란 경고도 있다.
다만 10월 점령을 목표로 한 도네츠크주(州) 바흐무트시(市)조차 두 달째 장악하지 못하는 지지부진한 전세를 뚫고 러시아가 키이우 함락 같은 전과를 달성할 가능성은 낮게 점쳐진다.
서방 정보당국은 한겨울로 접어들며 러시아의 공세와 전쟁 속도가 더 둔화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부상자 돕는 적십자 노동자도 포격으로 사망
AFP 통신에 따르면 미르자나 스폴자릭 국제적십자위원회 위원장은 트위터 게시물을 통해 "이번 헤르손 포격 사망자 두 명 중 한 명이 우크라이나 적십자 소속 노동자"라고 확인했다.
그는 "적십자는 최전방에서 부상한 사람들과 전투에 참여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돕고 있다"면서 "아낌 없는 인력과 자원 투입이 필수적"이라고 지속 지원 의지를 강조했다.
러시아는 지난달 굴욕적으로 헤르손에서 철군한 뒤 원거리에서 무차별 포격을 지속하고 있다. 점령 기간 시설 파괴도 모자라, 계속해서 에너지 시설을 공격해 정전 피해가 여전히 속출하고 있다.
야로슬라우 야누셰비치 헤르손 주지사는 "일련의 포격 이후 도시가 완전히 정전이 됐다"고 전했다.
◇'즉결 살인'…전쟁 범죄 혐의 여전히 도마에
폴커 투르크 유엔 인권위원장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자행 중인 전쟁 범죄 혐의를 여전히 도마에 올렸다.
그는 "2월 24일부터 4월 6일까지 우크라이나 3개 지역에서만 민간인 441명이 즉결 처형 및 직접 살해된 기록이 있는데, 실제 수치는 더 높을 것"이라며 "고의 살인이라는 전쟁범죄 요건을 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군에 의한 임의 구금, 강제 실종, 고문, 성폭력 등 우크라이나군과 민간이에 자행된 중대한 인권 위반 사례들을 계속해서 문서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키이우, 또다시 표적될 듯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최근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인터뷰에서 "신년 초 몇 달간 러시아가 키이우에 새로운 공격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견해를 밝혔다.
러시아는 올해 2월 24일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사흘 만에 키이우 함락'이란 원대한 목표를 세웠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패했다.
이어 4월부터는 동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공격에 집중할 것처럼 해놓고 전세가 시원치 않자 남부나 북부 이곳저곳을 공격하는 등 방향을 잃어 왔다.
올렉시 레즈니코우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이날 공개된 가디언지 인터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침공 1년'을 맞아 대규모 반격을 준비 중이란 징후가 보인다"며 그 시기를 2월로 예측했지다.
그러나 가디언지는 레즈니코우 장관의 예측이 서방의 정보와는 배치된다고 전했다.
러시아군은 지난 10월 점령을 목표한 바흐무트 지역 동부 전선조차 장악하지 못하고 두 달째 치열한 전투를 이어가고 있다. 러시아의 전력 시설 파괴로 우크라이나 민간인 피해가 크지만, 우크라이나군은 맹렬히 맞서며 러시아의 진격을 막아내고 있다.
◇우크라군의 도네츠크 공격으로 대규모 폭발
우크라이나군의 러군 점령지 반격도 계속되고 있다. 2014년부터 친러 분리주의 세력이 장악해 전선이 러군에 크게 유리한 도네츠크에서 며칠 전부터 우크라군에 의한 폭발 공격 소식이 보고되고 있다.
이날 러시아 측 도네츠크 지역연합 당국은 "도네츠크 주도 도네츠크시에서 2014년 이후 최대 규모의 포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번 공격으로 최소 1명이 사망하고 9명이 부상했다고 당국은 전했다.
간나 말랴르 우크라이나 국방부 부장관은 "전투의 진원지는 바흐무트와 아브디이우카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AFP는 우크라이나군 부대장 페트로를 인용, "(이 지역에서) 러시아는 이기기 어렵다"고 전했다.
◇미·유럽 지원 확대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도 계속되고 있다.
미 국방부는 현재 독일에서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군 훈련 규모를 월 500명 정도로 확대하고, 대규모 기동훈련과 특정 무기체계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팻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번 결정으로 연합 기동훈련과 연합무기 작전훈련이 이뤄질 것"이라며 "우리가 당장 제공 중인 특수 장비 훈련에 기반해 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첨단 패트리엇 방공포대를 제공할 것이란 보도 내용을 라이더 대변인이 확인해주진 않았다고 AFP는 전했다.
패트리엇이 지원되면 러시아의 순항미사일과, 러시아가 이란에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진 전술탄도미사일 등을 막아낼 수 있다.
이에 러시아는 이날 외무부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을 지원하면 전쟁 당사자가 되는 것"이라고 경고하는 등 잔뜩 긴장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역시 우크라이나에 180억 유로(약 25조 1200억 원)를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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