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차기 총선은 내가 치르는 것”…‘尹心’ 못 박아

김종일·이원석 기자 2022. 12. 16.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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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당권 둘러싼 4인4색…‘윤심’ 김기현, ‘중도’ 안철수, ‘변화’ 유승민, ‘반전’ 한동훈
3대 변수 ①尹心 ②수도권(중도) ③MZ세대…“윤심 아직 안 정해졌다” 관측도

(시사저널=김종일·이원석 기자)

'다음 당대표'라고 말하고 '차기 총선 공천권'이라고 읽는다." 집권여당 차기 당대표 자리를 둘러싼 당권 경쟁이 과열 양상이라 할 정도로 열기를 내뿜고 있다. 용산(대통령실)부터 여의도(국회)까지 몸이 달았다.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과연 누구에게 있느냐를 두고 매일같이 해석 전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신규 당원 모집 경쟁을 위한 당권 주자들 간 물밑 경쟁도 격화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규정상 3개월 이상 당비를 납부해야 책임당원 자격이 주어진다. 내년 3월 전당대회에서 투표권을 행사하려면 올 연말까지는 당원으로 신규 가입해야 한다는 뜻이다.

국민의힘 당권 레이스가 양보 없는 전쟁처럼 흘러가는 데는 ①2024년 4월 총선 공천권 ②미래권력(대권)으로 가는 지름길 등의 핵심 이유가 자리한다. 다음 당대표는 차기 공천권을 손에 쥔다. 막강한 권력이다. 현재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인 집권여당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다음 총선을 승리로 이끌게 된다면 당권을 교두보 삼아 대권으로 직행할 가능성도 생긴다. 대선주자로 평가받는 여권의 잠룡들이 너도나도 당권 경쟁에 뛰어든 중요한 이유다.

ⓒ연합뉴스

차기 당권 쥐면 미래권력 급행열차 탑승

이 대목에서 윤 대통령과 당권 주자들 간 입장이 갈린다. 여소야대 국회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윤 대통령 입장에서 총선 승리는 절실하다. 과반 확보는 제1목표다. 다만 '친윤(親윤석열)' 주도의 총선 승리를 선호한다. 새 정부의 국정철학을 뒷받침할 자기 사람들을 국회에 많이 입성시켜야 안정적인 국정운영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차기 총선을 계기로 여권을 친윤 중심으로 새롭게 재편해야만 취약한 여의도 기반이라는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이 차기 총선 공천권을 놓칠 수 없는 이유다. 

시사저널 취재를 종합하면, 윤 대통령은 최근 주변에 "다음 총선은 어차피 내가 치르는 것 아니냐"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총선의 승패가 윤석열 정부의 실적과 비전에 달려 있는 만큼 본인이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는 것이다. '당무 개입' 논란과 '수직적 당·대(대통령실) 관계'라는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이다. 본인이 자신과 주파수가 가장 일치하면서도 총선을 승리로 이끌 수 있는 인물을 '찾고' '밀어' '당선'까지 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내년 3월초 개최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전당대회 룰(rule·규칙)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현행 규정은 '7(당원투표)대 3(여론조사)'인데, 친윤계를 중심으로 당심(黨心) 비중을 높이기 위해 '9대 1'이나 심지어는 '10대 0'으로까지 개정하려는 시도가 본격화되고 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12월12일 "100만 책임당원 시대에 걸맞은 우리 당원들의 역할과 권한을 (전대 룰에) 반영할 것"이라며 "1반 반장 뽑는데 3반 아이들이 와서 당원들의 의사를 왜곡하고 오염시키면 되겠나"라고 했다. 이는 당심 반영 비중을 높이고, 민주당 지지자들의 '역선택 방지 조항'도 반영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집권당 차기 대표는 과연 누가 될까. 국민의힘 안팎에서 관건은 ①윤심 ②수도권(중도층) ③MZ세대 등이라고 꼽는다. 다수의 당원과 지지자들이 대통령실과 당이 하나처럼 움직여야 차기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 친윤계가, 그게 아니라면 친윤 성향이 옅은 주자가 유리하다. 중도 성향이 강한 수도권 표심도 중요하다. 국민의힘은 2020년 21대 총선에서 수도권 121석 중 단 16석(13.2%)을 얻는 데 그쳤다. 반면 올해 열린 3·9 대선과 6·1 지방선거의 경우 수도권에서 선전하며 2연승을 거뒀다. 여기에 이준석 전 대표 시절 대거 유입된 2030세대 신규 당원들이 전대의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왼쪽)이 12월7일 친윤계 공부모임 '국민공감' 첫 모임에서 '윤핵관' 장제원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시사저널 박은숙

'윤심' 등에 업었나…김기현, '관리형 주자' 부각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당권 주자는 울산시장을 지낸 김기현 의원이라는 평가가 많다. "윤심의 선택을 받았다"는 당 안팎의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때마침 '원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과의 이른바 '김장 연대'도 다시금 가동되는 모습이라 윤심과 한층 더 가까워졌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정중동 행보를 보이던 장 의원은 최근 대통령의 복심을 담은 '스피커'로 돌아와 활발한 역할을 하고 있다. 

김 의원의 최대 강점으로는 '안정감'이 꼽힌다. 윤 대통령과 코드를 맞추면서도 총선 준비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관리형 주자'로 평가받고 있다. 지금 용산이 가장 바라는 방향성과 일치하는 주자라는 평가다. 김 의원 스스로도 이 두 가지를 자신의 강점으로 제일 먼저 내세웠다. 김 의원은 시사저널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왜 김기현이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전국 단위 선거를 이끌어 승리해본 경험이라는 안정적 리더십과 대통령과의 원활한 소통 능력에서 다른 주자들보다 훨씬 더 우위에 있다"고 답했다. 

4선 중진의 김 의원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원내대표를 역임했다. 지난 대선에선 윤석열 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정책위의장, 원내수석부대표 등 주요 당직을 두루 맡았다.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사법시험 합격 후 울산에서 판사와 변호사 생활 등을 거쳐 정치권에 뛰어들었다. 윤 대통령의 지지층이 두텁고 보수의 텃밭이라 할 수 있는 영남권, 특히 대구·경북(TK)과 가까운 울산이 정치적 근거지이니만큼 김 의원도 적극적으로 이 지역 표심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김 의원은 부산·대구·경남을 주요 거점으로 전국 당협을 방문 중인 걸로 알려졌다. 12월14일에는 자신이 운영하는 공부모임 강사로 윤 대통령의 '정치 멘토'로 알려진 신평 변호사를 초청했다.

김 의원은 자신의 리더십과 스타일이 윤심에 가장 부합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투쟁력을 갖되 무조건 싸우기만 해서도 안 된다. 우리가 대야(對野) 관계를 주도하는 협상력 등을 두루 갖춘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제가 지난 1년간 원내대표로 있으면서 민주당과 싸울 건 싸우면서도, 법사위원장도 우리가 차지하고 협상에서도 결코 밀리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대선도 이겼다"고 말했다. 동시에 당내 많은 분파가 있지만 과거의 아픈 경험을 반복하지 않고 당을 통합으로 이끌 수 있는 리더십 역시 자신이 상대적 우위에 있다고 자신했다. 윤심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김 의원은 전대 룰도 당심을 강화하는 방향에 찬성한다. 전대 시기도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입장이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9월29일 경북 포항시 남구 이재민 대피소에서 태풍 힌남노 피해 주민의 손을 잡고 위로하고 있다.ⓒ연합뉴스

'중도·수도권·MZ 표심' 내세운 안철수

"주호영 원내대표께서 하신 말씀이 세 가지 아닙니까. 수도권과 2030세대, 그리고 공정한 공천 관리. 저는 이 세 가지는 어느 다른 분보다 적임자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주호영 원내대표께서 하신 이 말씀이 특정 후보의 유불리가 아니라 총선 승리의 필수적인 원칙을 제시한 거다, 그렇게 봅니다."

안철수 의원은 12월1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렇게 말했다. 최근 윤 대통령과 적극적인 소통을 이어가고 있는 주 원내대표가 제시한 차기 당권 주자가 갖춰야 할 기준점에 자신이 가장 부합한다는 이야기다. 경기도 성남 분당갑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3선의 안 의원은 서울 노원병에서 재선을 지냈다. 세 차례 당선 모두를 서울과 경기에서 이뤄낸 만큼 '격전지'인 수도권 민심을 제일 잘 파악하고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대선후보로서 전국 단위 선거를 이끌어본 경험도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안철수 현상'의 장본인으로 제3의 길을 오랫동안 걸어 '중도'에 대한 소구력도 있다. 실용적 성향이 강한 2030세대 표심에도 자신이 제일 가깝다고 자부하고 있다. '국민의힘 신입'이면서 계파색도 옅어 공천 과정에서 잡음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안 의원은 '윤심'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총선 승리의 적임자'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최근 용산에서는 대선주자가 당대표가 되는 것에 대해 부담스러워 한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대권후보급 주자가 당대표가 되면 차기 총선 공천권을 두고 대통령의 영향력이 반감될 것이라는 우려다. 이에 대해 안 의원은 CBS 인터뷰에서 "윤석열 정부의 성공이 저보다 절박한 사람은 없다. 저는 (윤 대통령과) 대선후보 단일화도 했고, 인수위원장도 했다. 제가 윤석열 정부의 연대보증인이라는 말까지 나오지 않나"라면서도 "다음 대표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총선 승리에 누가 더 도움이 될 수 있느냐'다. 그래서 지금 윤심을 파는 분들은 스스로 오히려 총선 승리 적임자가 아니라고 실토하는 것"이라고 했다. 

안철수 의원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안 의원의 전당대회 승부수는 ①변화의 상징 ②중도 ③공정한 공천 등이라는 키워드로 요약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기존 당에 오래 계셨던 분들이 또 당대표를 하게 되면 '결국 똑같네'라는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대선에서 0.73%포인트 격차로 이겼다. 비(非)당원 우호층이 스윙보터라는 얘기다. 중도는 유능함과 도덕성, 헌신성 등 세 가지를 중요하게 보는데 안 의원이 이런 점들을 모두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안 의원은 전대 룰에서 당심 비중을 늘리는 것에 반대한다. 국민여론조사 유지를 주장하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이 9월29일 대구 경북대학교 강연을 위해 무대로 나가고 있다.ⓒ연합뉴스

변화와 혁신 외치는 유승민…'反尹' 대표로 자리매김 

유승민 전 의원은 국민의힘 당권 주자 중 가장 도드라지게 '윤심'이라는 중력을 거부하고 있는 인물이다. 유 전 의원은 12월12일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당과 대통령실의 관계는 수평적이 돼야 한다. 당이 대통령을 앞장서가지고 이래라저래라 일방적으로 이끌어서도 안 되지만 당이 대통령이 하라는 대로 거수기나 출장소 역할이나 하고 대통령한테 굴종하는 식으로 되면, 그건 당에도 대통령에게도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 대선에서 윤 대통령과 대선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했던 유 전 의원은 6·1 지방선거에서는 '윤심'이라는 도장이 찍힌 출사표를 들고 온 김은혜 당시 후보에게 밀려난 바 있다. 

'반윤'(反윤석열) 주자의 선봉장으로 자리매김한 유 전 의원이 기댈 것은 당심보다는 민심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적합도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이 최대 강점이지만, 당심에서는 상대적으로 밀리고 있는 점이 고민이다. 하지만 전국적 인지도와 합리적 중도 성향, 경제 전문가라는 평가는 분명 차별적 경쟁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유 전 의원은 '변화와 혁신'이라는 이미지를 돋보이게 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는 각종 언론 인터뷰에서도 '미래' '개혁' '중도' '민생' '정책' 등의 키워드를 제시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유 전 의원은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고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활동하는 등 여권 내 대표적 경제통으로 평가받는다. 박근혜 탄핵 사태 당시 적극적으로 활동했고 이후 바른정당 당대표를 역임했다. 

대중적 인지도와 중도 확장성이라는 확실한 무기를 갖고 있는 그에게 당 세력이나 지지 기반은 취약한 부분으로 꼽힌다. 이에 유 전 의원은 당심을 확대하는 룰 변경에 가장 적극적으로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는 KBS라디오에서 "비정상적으로 당권을 장악하고 있는 윤핵관 세력들이 자기들 마음대로 그렇게 저를 떨어뜨리기 위해 룰을 바꾼다는 것이냐"면서 "축구 한참 하다가 골대 옮기는 게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법과 원칙, 공정과 상식은 아니지 않냐"고 작심 비판했다. 민주당 지지자들이 유 전 의원을 민다는 '역선택 논란'에 대해서도 "민주당에서 지금 국민의힘 당대표로 어떤 사람이 나오면 제일 좋겠나. 가장 극우적인 사람, 속칭 꼴보수 당대표가 나오면 제일 좋은 것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취재에 따르면, 여권 핵심 내부에서는 유 전 의원이 당대표가 되는 일만은 결사코 막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실제 팽배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의원이 당권을 쥐게 되면, 급속도로 윤 대통령이 당내 주도권을 잃고 상당한 내부 견제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가 큰 것이다. '여당 안의 야당' 역할을 유 전 의원이 강도 높게 함으로써 윤 대통령이 조기 레임덕에 빠지고, 심할 경우 '탈당 요구'나 '탄핵' 같은 위기에 내몰릴 수도 있다고 보는 소수 의견도 있다. 친윤 세력이 무리를 해서라도 전대 룰 개정에 나서려는 이유다. 이런 흐름은 뒤집어보면, 유 전 의원이 윤 대통령의 과속과 폭주를 막을 유일한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얘기도 된다. 그는 "룰 때문에 제가 출마 결심을 하고, 안 하고 하진 않는다"며 룰 변경 여부와 관계없이 출마할 수 있다는 뜻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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