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웠던 올해 '쏘나타·싼타페'…내년 바뀐 얼굴은 통할까
싼타페, 기아 쏘렌토 반도 못 팔아…갤로퍼 옷으로 '헤리티지' 전략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쏘나타와 싼타페는 이름 앞에 '국민차'를 붙여도 될 만큼 현대자동차의 대표 모델이지만 올해 성적은 아쉽다. 쏘나타는 그랜저·아반떼 사이에 껴 단종설이 나오기도 했고 싼타페는 기아 쏘렌토 판매량에 절반도 못 미쳤다. 쏘나타와 싼타페는 내년 각각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을 출시할 예정으로 신차 효과를 통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16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의 11월 자동차산업동향 자료에 따르면 중형 세단 쏘나타는 올해 누적(1~11월) 판매량 4만3792대를 기록했다. 판매량 순위는 8위로 10위권에는 이름을 올렸지만 명성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같은 기간 5만7074대와 비교하면 약 1만4000대 가량 줄었다. 11월 한달간 판매량으로는 3739대를 기록해 최근 출시된 전기차 세단 아이오닉6(3905대)보다도 저조했다.
이같은 판매량 부진에는 형님 모델인 준대형 세단 그랜저가 쏘나타의 역할을 대체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랜저는 올해 1~11월 누적 판매량 5만8113대를 기록해 세단 중 1위를 고수했다.
국민 소득이 오르면서 고급 차종을 원하는 소비자는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로, 쏘나타를 타던 사람들은 그랜저로 이동하는 양상이다. 대형 세단인 제네시스 G80은 최저 가격이 5500만원대인 고가 차량임에도 1~11월 판매량이 4만2321대로 국내 9위를 기록했다. 여기에 실용적인 모델을 원하는 수요도 쏘나타의 하위 모델인 아반떼(5만508대)로 빠져나갔다.
현대차의 아픈 손가락은 쏘나타뿐이 아니다. 현대차가 독자 개발한 첫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모델인 싼타페의 판매량은 쏘나타보다도 저조하다.
중형 SUV 싼타페의 1~11월 누적 판매량은 2만4894대다. 경쟁 모델인 기아 쏘렌토가 6만1509대로 국내 판매량 1위를 예약한 것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량 3만8075대와 비교해도 1만대 이상이 빠졌다.
싼타페는 경쟁 모델 쏘렌토가 일찌감치 파워트레인을 하이브리드까지 내놓았던 것과 달리 지난해 7월이 되어서야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했다. 고유가·친환경차 인기 상승 등으로 쏘렌토 판매량은 늘었지만 이에 비해 싼타페 판매량은 우하향 곡선을 그렸다.
업계에 따르면 쏘나타는 내년 상반기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싼타페는 내년 하반기 풀체인지 모델을 내놓을 예정이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올라온 위장막 차체 사진 등을 참고하면 쏘나타는 신형 그랜저 모델과 같은 수평형 램프를, 싼타페는 과거 갤로퍼와 유사한 형태의 각진 형태 모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내연기관 중심의 완성차 시장에서는 '그릴' 디자인으로 패밀리룩을 완성했으나, 최근 전기차 등 미래차 시대로 넘어오면서 패밀리룩이 램프 디자인에서 완성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랜저와 비슷한 로보캅의 얼굴을 가지면서도 한 단계 낮은 차급으로 이제는 엔트리급 모델의 포지션을 가져간다는 전략이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소득 수준의 변화, 현대차의 마케팅 중심이 쏘나타에서 그랜저로 넘어간 분위기에 쏘나타가 이전만큼의 판매량으로 부활하긴 어렵다"면서도 "단일 모델로서는 연간 4만~5만대 이상의 판매량을 꾸준히 보일 수 있는 모델로, 현대차에서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싼타페는 현대정공 시절 개발한 정통 SUV 갤로퍼의 옷을 입으면서 완전히 다른 차종으로 변신한다. 올해 11월 출시한 신형 그랜저가 1세대 그랜저의 전통을 일부 가져온 것처럼 싼타페도 헤리티지 효과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는 "싼타페의 중형 SUV 라인업은 수요가 워낙 많고, 싼타페는 여전히 현대차의 주력 차종"이라며 "풀체인지로 신차 효과를 가져오면 (쏘렌토와도) 해볼 만한 싸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h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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