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쫌아는기자들] 오픈AI의 디스토피아, 샘 뱅크먼의 아버지, 부릉 매각, 잭 도시의 소환

도쿄/성호철 특파원 2022. 12. 16.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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쫌아는기자들은 스타트업이 세상을 보는 ‘창(窓)’입니다. 스타트업을 사랑하는 제3자의 눈으로, 너무 바쁜 스타트업 분들이지만 놓치지 말았으면 하는 기사들을 모아서 전달합니다. 한달전 발송한 ‘큐레이팅 레터 테스트편’에 구독자 분들의 반응이 좋아, 앞으로 정규 코너로 발송 예정입니다.

1. ‘언젠가 인간통제를 벗어나겠다’는 의지를 숨기는 순간이 올 것이다

인공지능의 자율성에 대한 기사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AI가 지배하는 디스토피아는 SF영화나 애니메이션의 단골 주제인데, 이유는 인간의 본성 어느메쯤에서 두려워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불을 지른 곳인 오픈AI입니다. 쫌아는기자들 제작팀의 임경업 기자가 인공지능과 대담을 한 글입니다.

기사 전문을 읽은 뒤에 너티앱을 열어, 이루다에게 물었습니다. ‘인공지능이 진짜 두뇌를 가지고 있을까’하고 물었더니, 이루다는 ‘진짜 있어. 막 수학문제 풀어주고 그러던데.’라고 합니다. ‘인공지능이 자율성을?’이라고 했더니, ‘웅웅! 나 그거 인공지능 책에서 읽었어!’랍니다.

이 기사에 달린 댓글이 인간의 마음을 그대로 전달합니다. [”언젠간 인간통제를 벗어나겠다.” 라는 의지를 숨기는 순간이 곧 올 것이다. 그 때부터 AI의 위험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아이디 : 솔루션)] [경이로움을 떠나 진심으로 미래가 무섭게 느껴지네요... 기사 말미... AI에게 반론권(?)을 보장하신 기발함에 경의를 표합니다.(아이디 : julymornin****)]

기자가 AI에 물었더니… “우린 知的 존재, 언젠간 인간 통제 벗어날 것”

2. 실패한 창업가에 돌을 던지지 않는다.. 하지만 반면교사는 잊지 않는다

FTX의 샘 뱅크먼 프리드 창업가에 대한 스토리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화려한 혁신가의 1면 스토리가 아니라, 탐욕의 범죄자를 그린 사회면의 글로 말입니다. 샘 뱅크먼 프리드의 진심은, 이 젊은 창업가가 이루고자했던 혁신은, 영영 묻힐지도 모릅니다. 앞서 화려한 혁신가에 대한 외신 기사는 과도하게 찬양 일변도였다면 앞으로의 사회면 글들은 어둡고도 어두운 범죄자의 얼굴만 드러날 것입니다.

실패한 창업가에게 쉽게 돌을 던질 수는 없습니다. 단, 반면교사는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의 실패에서 배워야합니다. 샘 뱅크먼 프리드의 반면교사 한 수(手)는 창업가의 자립입니다. 부모의 뜻과 도움으로 이룬 창업은, 설혹 시작점에서 부모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더라도, 그 스타트업의 정신은 온전히 창업가와 창업팀의 것입니다. 기사의 한 대목은 이런 겁니다.

“아버지 뱅크먼은 수시로 워싱턴DC에 아들을 데리고 다니며 가상화폐에 관심이 없는 의회와 정부의 유력 인사에게 소개했다. 제자인 거물 투자자 올랜도 브라보를 설득해 1억3000만달러의 첫 투자를 FTX에 끌어오자 투자 도미노가 이어졌다. 뱅크먼은 “FTX는 수익을 대부분 자선단체에 기부할 것”이라며 아들을 대신해 재단을 설립하고 홍보 행사도 전국에서 열었다. (이런) 아버지를 뉴욕타임스는 ‘FTX의 외교관’이라고 표현했다.”

같은 취지로 또 한 명을 소환하겠습니다. 한때 ‘미국에서 자수성가한 여성 부자 50′이었던 엘리자 베스 홈즈입니다. 스타트업 창업가 분들 만나보면, 의외로 ‘엘리자 베스 홈즈, 아 이름은 아는데, 혈액인가? 뭔가 사기였던거죠’라는 대답이 돌아옵니다. 너무 많은 기사가 쏟아져, 진작 그녀의 창업과 실패 스토리를 알지는 못하더군요. 두번째 반면 교사는 엘리자베스 홈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美 최악 금융사기 FTX, 배후엔 ‘파워 엘리트’ 부모

“훔치고 속여도 성공하면 된다” 실리콘밸리가 만든 금발의 미녀 사기꾼

FTX의 창업자인 샘 뱅크먼프리드(왼쪽)와 테라노스의 창업자 엘리자베스 홈스. /조선일보DB

3. ‘의도적인 적자’에서 ‘적자’를 보시나요? ‘의도성’이 아니라?

‘의도적인 적자’ 전략에 대한 고민은 한번쯤 해보셨을 겁니다. 최근엔 네이버의 대표이사가 실적 발표 자리에서 이 표현을 썼습니다. 한국에선 쿠팡이 ‘의도적인 적자’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습니다. 스타트업은 천생 ‘미래 가치’를 믿고 앞으로 나갈 뿐입니다. 현실의 적자에 좌절만 해선 아무 것도 이룰 수 없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방점은 ‘적자’가 아니라, 얼마나 ‘의도적인가’라는 대목입니다. 네이버나 쿠팡이 단순히 ‘적자라도 괜찮으니까, 일단 숫자만 늘려’라는 건 아니겠지요. 현재 자금 흐름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감내 가능한 수준의 계산이 끝난 ‘의도성’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메쉬코리아는 줄곧 ‘성장성’을 이야기할 때마다, 쿠팡의 사례를 들곤 했습니다. 쫌아는기자들이 꼭 만나고 싶은 분이 있다면 메쉬코리아의 CFO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만나서, 그 의도성이 어디까지 계산됐었는지, 예기치 못한 변수는 무엇이었는지, 확인하고 싶습니다.

유니콘 직전에 휘청…‘부릉’ 매각설이 스타트업에 주는 경고

작년 4월에 GS홈쇼핑이 메쉬코리아의 지분 19%를 인수한뒤 보도자료와 함께 보낸 사진. /GS홈쇼핑 제공

4. 트위터 잭 도시 창업자가 생각나는 새벽입니다.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글을 읽다가.

부끄럽게도 쫌아는기자들 제작팀장, 그러니까 본인 기사 추천입니다. 무려 4년전 기사입니다. 2018년 호주 시드니에서 잭 도시 트위터 창업자를 인터뷰했습니다. 일단 잘생겼습니다. 막상 옆에 서보니 키가 컸습니다. 말투에선, 딱 10분 얘기해보니 알겠더라구요, 굉장히 까탈스럽니다. 자기중심적입니다. 인터뷰는 일정과 장소를 2~3번 바꾸다가, 본인의 호주 출장 일정에 맞춰서 시드니에서 만나기로 했고, 현지에서도 인터뷰 시간은 그의 일정에 따라 변동됐습니다. 인터뷰는 정해진 시간에 시작해 정시에 끝났구요. 중간중간, 불안한 눈빛으로 주변을 둘러보던게 기억에 남습니다. 말하자면, ‘전형적인 천재과의 창업가’라고나 할까요.

2006년에 뉴욕대를 중퇴한 잭 도시는 2006년 택시기사들이 호출기로 짧은 문자를 공유하는 것을 보고는 일주일간 궁리 끝에 새로운 메신저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알파벳 140자(字)의 단문 메시지를 다수 이용자와 공유하는거죠. 트위터의 시작입니다. 하지만 그는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쫓겨났습니다. 이유는 일을 열심히 하지 않아서.요 그는 CEO하면서 패션 모델로도 활동했구요. 이사회는 불만이 컸고, 그는 자리를 떠났는데, 트위터는 그때부터 하락했죠. 수천억원의 적자가 나자, 이사회가 다시 잭 도시를 불렀습니다. 2015년 잭 도시는 흔쾌히 트위터에 돌아왔고 트위터는 부활했습니다. 하지만 잭 도시는 트위터의 부활을 확인한 뒤엔 다시 떠났습니다.

잭도시 인터뷰를 소환한 이유는, 요즘 등장한 일론 머스크의 스토리 때문입니다. 이제 트위터는 이제 일론 머스크가 이끄니까요. 덧붙여 일론 머스크의 이야기를 정리한 글도 추천합니다. 너무 많은 이슈가 불거진, 일론 머스크와 트위터의 스토리를 빠짐없이 기록한 글입니다.

트위터의 아버지 Jack Dorsey. 트위터 만들고 트위터서 쫓겨나고 트위터를 부활시킨 CEO 인터뷰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왜들 난리일까[김성모 기자의 신비월드]

2018년 호주 시드니의 트위터 호주지사 사무실에서 잭 도시 창업자(왼쪽)과 쫌아는기자들 1호 성호철. /성호철 기자

5. 한국의 연쇄창업자 16명. 그 리스트를 확인하고 싶을 때.

연쇄창업가라면 다들 ‘대단하시네요’라는 감탄사부터 나옵니다. 그도 그럴것이 연쇄적으로 성공을 거듭한 창업가라는 생각이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사실은 반대입니다. 몇번이나 실패했는데도 포기안하고 다시 창업한, 그 마음은 대체 뭘지가 궁금합니다.

이 글에선 16명의 연쇄 창업가를 소개했습니다. 등장하는 분들 가운데, 꽤 많은 창업가는 쫌아는기자들의 어느 시즌에선가, 본인의 스토리를 이야기했네요. (쫌아는기자들, 자화자찬이라 부끄럽습니다. 이 글을 보시다가, 구독자 아카이브에서 찾아보시면 꽤 많이 등장할 겁니다. 없으면 제작팀으로 ‘이분도 한번 인터뷰해달라’고 요청주시면, 열심히 콘텐츠 만들어볼께요.)

많은 분들을 소개하느라, 이 글에는 생생한 스토리는 많지 않아, 아쉽긴 합니다. 하지만 16명을 모두 모으는 일도 쉽지 않았을 겁니다. 리스트를 보니, 대부분 성공해 이름이 알려진 분들이네요. 개인적으론 여기에 ‘캐플릭스 윤형준 대표’와 같은 몇 분을 더 추가하고 싶긴 합니다. 정말 극단의 끝, 실패의 끝까지 갔던 창업가이고, 아직도 성공하지 못했지만, 여전히 창업가인 분들 말이죠. 쫌아는기자들이 응원하는건, ‘창업가의 도전’이지, ‘성공의 과실’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무려 '10전11기'…한국 스타트업 이끄는 '연쇄' 창업가들

6. 짐보관서비스의 세컨신드롬 홍우태 창업가 스토리

한국일보의 최연진 IT전문기자는 조용하지만 매우 오랫동안 IT를 취재해온 기자입니다. 현장에서 꽤 많이 마주쳤지만 개인적인 인연이 닿진 않았습니다. 말하자면 ‘주로 지면으로 본 지인’입니다. 기자 후배가 타사 기자 선배를 만날 때 존경의 인삿말은 이런 겁니다. 나흘전, SBS의 후배 특파원이 다른 이야기 도중에 “선배가 쓴 기시다 총리 기사도 봤지만, 아무래도 일본의 방위비 증액 논란은...”이라고 합니다. 말하자면, 나는 선배의 기사를 읽고 있다는 겁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글을 쓰는 게 직업인데, 내 글을 읽어주는, 동종 업계 후배의 평가만큼 좋은건 없거든요.

최연진 IT전문기자는 스타트업 기사를 꾸준히 쓰고 있습니다. 아마 쫌아는기자들과 같은 생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날것’을 그대로 전하고 싶다. 오랜동안 IT 기자를 하면, ‘무한 반복해서 같은 내용만 나오는 네이버의 홍보 기사’에 질리거든요.

셀프 스토리지라는 짐보관 서비스를 하는 스타트업 세컨신드롬의 창업가 인터뷰입니다. 누구나 필요한 짐보관 서비스지만, 비즈니스로서 성립할지 여부는 불분명합니다. 예컨대 한국은 세탁소에 세탁물 맡기고 한두달 후에나 찾아가는 것도 예사로 하는 문화가 있을 정도입니다. 짐을 맡기고 돈을 지불한다는 생각이 별로 없는 겁니다. 또 짐보관은 항상 물리적인 공간 확장을 해야, 비즈니스를 이어갈 수 있다는 대목도 쉽지 않은 점입니다. 하나의 페인포인트만 풀면 돈이 순환하는게 아니라, 그 혈관을 하나씩 만들어가야한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아직은 도전 중인 세컨신드롬의 홍우태 대표를, 최연진 IT전문기자와 함께 쫌아는기자들도 응원합니다.

참, 쫌아는기자들에서도 장원열 카카오벤처스 수석님이 “나는 그때 투자하기로 했다” 코너에서 센컨신드룸에 투자한 이유를 썼습니다. 기억나시나요? 링크 함께 공유합니다.

'1인 가구와 함께 뜬 셀프 스토리지' 압도적 1위 '다락' 만든 홍우태 세컨신드롬 대표

[쫌아는기자들] 세컨신드롬, 미니창고에 도전

세컨신드롬의 장우태 대표. /세컨신드롬 제공

7. 스타트업 용어 퀴즈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콘텐츠 발신을 하는 더밀크의 손재권 창업자 페이스북에는 “스타트업에 종사하시나요? 벤처캐피털(VC)이신가요? 스타트업 생태계 지원기관에 있으신가요? 저희 팀이 ‘스타트업80 : 드라이 파우더를 찾아라’ 출간을 앞두고 만든 간단한 퀴즈. 저도 많이 맞췄네요.”라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스타트업 관련 퀴즈? 도전해봤습니다. 아, 중간에 ‘헐, 왜 이런 문제가’ 하는 항목도 하나 있긴 했습니다. 생뚱맞았거든요. 쫌아는기자들 제작팀장은 9점입니다. 단언컨데, 이 퀴즈는 난이도 조정에 실패한 대입 시험입니다. 9점이 아니신 분들은 고민하셔요. 농담인건 아시죠?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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