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칩스는 김치전 끄트머리 맛 과자…‘쉬운 한식’ 꿈꿔요” 한식 셰프 신인호 더다믐 대표
2022 푸드앤푸드테크대상 ‘탑오브베스트’ 선정
올해 2월부터 대량 생산...백화점·온라인 등 빠르게 확산
입짧은햇님 ‘라방’ 노출 후 온라인 품절되기도
한식 셰프 신인호 더다믐(30) 대표는 영양분이 가득한 김치 국물이 버려지는 게 아까웠다. 김치 국물을 활용할 방법을 고심하던 그는 전통 방식의 부각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김치전 끝부분처럼 바삭한 식감을 내는 쌀과자 ‘김칩스’가 만들어지게 된 배경이다. 김칩스는 김치와 과자를 의미하는 영어 칩스(chips)의 합성어다.
최근 인기 유튜버 ‘입짧은햇님’이 라이브 방송에서 김칩스를 먹는 모습이 노출되면서, 쿠팡 등 온라인몰에서 전량 매진되기도 했다.
신 대표가 운영하던 서울 마포구의 요리주점에서 손님들에게 맛보기로 제공되던 김칩스는 올해 2월부터 대량 생산에 들어갔다.
고메이494 한남점을 비롯해 현대백화점, 신세계백화점, 롯데백화점 등에 입점하며 김칩스는 빠르게 유통망을 넓히고 있다. 이달 말부터는 편의점 CU에서도 김칩스가 팔릴 예정이다. 미국 한인마트 진출도 논의 중이다.
지난 14일 서울 광화문에서 약 1시간 거리에 있는 경기 남양주 진접읍에 위치한 ‘더다믐’ 공장에서 신 대표를 만났다.
이곳에선 직원들이 흰색 위생복에 마스크, 모자를 갖춰쓰고 과자 생산 작업에 한창이었다. 여기선 하루에 1800봉지의 김칩스가 생산된다.
‘내이름은 김삼순’이라는 드라마를 감명 깊게 보고 제과제빵사가 되기 위해 한국조리과학고를 들어간 신 대표는 오히려 한식의 매력에 빠졌다. 이후 신 대표는 한식 전문 셰프로 진로를 정하고 각종 요리 경연 대회에 나가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김칩스도 신 대표가 경연대회에서 우승한 아이디어를 상품화한 사례다. 지난 2018년 김치 마스터셰프 콘테스트에서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인 최우수상을 받은 제품이다.
그는 “김치 국물은 모든 영양 성분이 녹아있는 엑기스인데, 버려지는 게 아까웠다”며 “전통 부각 조리법을 활용하면 새로운 간식을 만들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칩스는 국내산 고춧가루와 식자재로 담근 토종 김치 김칫국물에 철원 오대쌀을 더해 만든 쌀과자다. 김치전의 감칠맛과 바삭한 테두리 식감을 그대로 살린 게 특징이다. 진짜 김치로 만든 스낵이라는 점에서 김치의 향과 맛을 모방한 시즈닝 김치 과자들과 차별화 했다.
김칩스는 조선비즈가 주최하고 농식품부가 후원한 ‘2022 푸드앤푸드테크대상’에서 탑오브베스트(Top of Best)에 선정됐다. 간편식품 분야에 출품한 210여개가 넘는 식품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문정훈 서울대학교 농경제학부 교수는 “올해 심사에서는 제품의 어떤 점이 새로운가, 그 새로움이 트렌드를 녹여냈는가, 소비자에게 새로운 속성이 무엇을 의미하나, 새로움을 바탕으로 시장을 어떻게 만들어 나갈 것인가 여부를 집중적으로 봤다”며 “김칩스는 건강한 동시에 먹는 즐거움을 주는 기술 혁신성을 인정받았다”고 했다.
신 대표는 “작년 말 공장이 지어지기 전부터 유통채널에서 러브콜을 받았는데, 물량을 맞추기가 어려워서 일단 고사하기도 했다”며 “현재도 내실을 다지는 단계”라고 말했다.
신 대표는 김칩스의 인기가 급증하다보니 생산량을 늘려야겠다는 결정을 내리고 현재 제2공장 부지를 알아보는 중이다. 경영하던 한식주점의 문도 닫고 김칩스의 성장에 모든 것을 쏟아붓기로 했다.
생산 물량이 늘어나다보니 오히려 김치 국물이 부족해졌다. 남는 국물을 활용하고자 했던 것과 달리 국물을 위한 김치가 필요했던 것이다.
신 대표는 20여개 김치 생산 업체와 김치 명인들을 찾아다녔지만, 그들은 모두 김치 국물을 주는 것에는 난색을 표했다.
한식주점을 경영하며 8개월에 걸쳐 신 대표는 김칩스에 활용할 수 있도록 국물이 많은 김치의 레시피를 직접 개발해 해법을 찾았다.
그는 “무를 잘게 썰고 물을 많이 넣어 국물이 많고, 조미료대신 천연재료로 맛을 낸 김치 조리법을 만들어냈다”며 “그러다 김치 제조사 강순자김치를 만나게 됐고, 김치에 대한 철학이 잘 맞는데다 레시피를 구현해줄 수 있다고 해서 손을 잡았다”고 말했다.
김칩스를 통해 외국인, 아기 등 김치에 거부감이 있는 사람들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신 대표는 밝혔다.
그는 “세살짜리 조카가 김치를 먹지 않는데, 집에 있는 이 과자를 먹더니 김치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졌다”며 “외국 사람들에게도 김치를 소개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신 대표의 개인적 목표는 한식의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다. 젊은 사람들로부터 외면받는 전통 한식을 편안하게 알리기 위해 그는 내년에 유튜브 채널을 개설할 예정이다.
신 대표는 “한식에 무거운 이미지가 많다보니 젊은 사람들이 기피하는 것이 안타깝다”며 “한식을 준비하려면 나물을 다듬는 등 손이 많이 간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사실 양식을 준비하면서 허브를 다듬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고 말했다.
◇신인호 대표는
▲한국조리과학고 ▲우송대 글로벌한식조리학과 ▲2018·2019 세계 김치셰프 연구소 공인 김치셰프 ▲2019 대한민국 전통음식 요리경연대회 대상 ▲2018 김치 마스터셰프 콘테스트 최우수상 ▲ 2019 한반도 상차림경연대회 금상 ▲해외한식당창업 경연대회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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