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8%' 퇴직연금 나왔다… 은행·증권·보험 '쩐의전쟁'
[편집자주]300조원 퇴직연금 시장의 대규모 자산 이동(머니무브)이 시작됐다. 국내 퇴직연금 시장은 2020년 255조5000억원, 지난해 295조6000억원, 올해 300조원으로 늘었고 미래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금융회사의 격전지가 됐다. 유동성 확보가 절실한 은행과 증권사, 보험사는 최대 연 8%의 고금리 상품을 내걸고 퇴직연금 고객 유치에 속도를 낸다.금융당국이 채권시장의 안정을 위해 퇴직연금 과열경쟁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으나 고객들을 잡으려는 금융회사의 치열한 영업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노후자금의 대명사 퇴직연금은 어디서 어떻게 굴려야 할까. 퇴직연금 시장의 현황을 살펴보고 운용전략을 알아봤다.
①연 8% 퇴직연금 등장, 은행vs증권vs보험 고객 쟁탈전
②내게 맞는 퇴직연금은… DB형일까 DC형일까
③연말정산 소득공제 더 받으려면
올 연말 '300조원' 퇴직연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금융회사의 치열한 경쟁이 시작됐다.
통상 퇴직연금은 사업자와 기업 간 1년 단위로 계약하기 때문에 연말·연초에 대규모 자금이동이 나타난다. 가령 A금융사가 B기업에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는 포트폴리오를 제시하면 기존 계약사인 C금융사는 A금융사에 적립금을 통째로 넘겨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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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시중은행은 개인형 퇴직연금(IRP)를 신규 가입 고객에게 고액의 경품을 지급하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지난 2일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가 본격 시행되면서 가입자의 퇴직연금 갈아타기가 쉬워졌기 때문이다.
'연금개미'를 포섭하기 위한 증권사들은 연 8%의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를 출시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에 벌이고 있다. 이달말 다올투자증권이 출시하는 ELB 금리는 연 8.5%에 달한다. 지난 2일 키움증권은 8.25%의 ELB를 판매한 바 있다.
BNK투자증권이 내놓은 원리금보장ELB는 2년 만기 약정금리가 7.15%다. 메리츠종금증권도 원리금보장ELB를 약정금리(1년·2년·3년 동일) 7%로 판매하고 있다.
ELB는 파생과 채권을 결합해 만기 혹은 조기 상환 일시에 조건을 만족하면 약속된 이자와 원금을 보장하는 투자상품이다. 채권, 양도성예금증서(CD) 등 안전자산에 주로 투자하지만 주가연계증권(ELS)과 원금 보장이 된다는 장점이 있다.
성적도 좋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발행된 ELB 중 '교보증권(ELB) 11139'(7.96%), 'BNK투자증권(ELB) 62'(7.15%), '키움드림(ELB) 319'(7.00%) 등의 예상수익률이 높다.
다만 ELB는 증권사 자체 신용으로 발행되는 상품이기 때문에 증권사가 파산하거나 부도가 날 경우, 또는 중도 상환할 경우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어 증권사의 신용도를 잘 따져봐야 한다.
최근 중소형 증권사 위주로 고금리 ELB 출시가 봇물을 이루는 것과 ELB 금리가 두배 가량 오른 점은 증권업계를 둘러싼 신용경색 위기가 배경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하반기 증권사 중 가장 많이 ELB를 발행한 곳은 하나증권으로 규모는 6510억원에 달한다. 이어 대신증권(5103억원), 현대차증권(4472억원), 메리츠증권(4399억원), 미래에셋증권(3748억원)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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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말 기준 푸본현대생명의 원리금보장 퇴직연금의 금리는 6.60%다. 지난 10월말 5.20% 보다 1.40%포인트 오른 금리다. 지난 6월말 기준 푸본현대생명의 퇴직연금 부채가 총 부채의 49%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업계 최고 금리를 내세워 고객 이탈을 막으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어 흥국생명(6.46%) ▲KB손해보험 5.90% ▲현대해상 5.85% ▲신한라이프 5.72% ▲IBK연금보험 5.60% ▲교보생명 5.56% ▲미래에셋생명 5.55% ▲한화생명 5.20% ▲삼성화재 5.15% ▲롯데손해보험 5.11% ▲삼성생명 3.56% 순으로 집계됐다.
흥국생명은 퇴직연금 확정급여형(DB) 상품에 1년 금리는 6.46%이지만 3년 상품 금리 4.50%로 금리차가 1.96%포인트에 달한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생명과 DB생명도 장단기 금리가 역전돼 1년 상품과 3년 상품의 금리 차가 1%포인트 이상 났다.
메리츠화재는 10년 만에 퇴직연금 사업을 재개하며 공격적인 영업에 나섰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2005년 국내 손보사 최초 퇴직연금 사업권을 취득했다가 2012년10월 신규 영업을 중단하며 퇴직연금 라이선스를 반납한 바 있다.
올해는 퇴직연금 사업을 재개하면서 비사업자(상품판매제공자)로 연 6%의 이율보증형 보험상품(GIC)를 출시했으나 '커닝공시' 의혹으로 뭇매를 맞고 있다. 비사업자인 메리츠화재는 매달 운용상품 금리(이율)를 4영업일 전까지 홈페이지에 공시해야 하는 의무가 없기 때문에 다른 보험사의 금리를 참고해 더 높은 금리로 고객을 뺏고 있다는 지적이다.
메리츠화재의 지난 3분기 말 기준 퇴직연금 특별계정 자산은 6879억원이다. 메리츠화재가 올 상반기 거둬들인 퇴직연금 원수보험료는 4348억원으로 퇴직연금 시장 선두주자인 DB손해보험(6873억원), KB손해보험의(4388억원)의 상반기 증가규모와 비슷한 실적이다.
금융당국이 퇴직연금시장의 과열경쟁을 일으키는 문제로 커닝공시를 지적하자 메리츠화재는 지난달 GIC의 금리를 0.20%포인트 낮춘 5.80%를 공시했다. 금융당국의 경고와 업계 내 과당 경쟁을 향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자 금리를 낮춘 것으로 보인다.
위지원 한국신용평가 금융1실장은 "올해는 금리 인상이라는 특수성으로 퇴직연금의 이동 규모가 대폭 증가할 것"이라며 "보험사는 2012년 공격적으로 판매한 저축성보험의 만기가 돌아오고 있어 퇴직연금 고객을 잡기 위한 금리경쟁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남의 기자 namy8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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