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증권사, M&A 매물로 나올수도”… ‘생존’ 몸부림 치는 증권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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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 여파로 증시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자금 시장이 경색되면서 증권 업계에 한파가 몰아닥쳤다.
증권사들은 부동산 PF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에 대해 지급보증을 서주면서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냈는데, 자금시장이 경색되며 ABCP 발행과 판매가 줄면서 증권사 수익도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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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 여파로 증시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자금 시장이 경색되면서 증권 업계에 한파가 몰아닥쳤다. 특히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중소 증권사들은 ‘생존’을 위해 유동성 확보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내년에도 증권 업계의 보릿고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악의 경우 상황이 좋지 않은 중소 증권사를 중심으로 업계 구조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올해 증권사 영업익, 작년보다 50% 감소할 듯
올해 국내 증권사의 연간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50% 안팎 줄어들 전망이다. 주요국 중앙은행이 통화 긴축에 나서자 증시가 일제히 약세로 돌아섰고, 증권사의 핵심 수입원인 중개(브로커리지) 수수료가 크게 줄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개인투자자의 거래대금은 2073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938조원)보다 47% 줄었다.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가 늘어나면서 해외 주식 중개 수수료가 급증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이 부문에서 수익도 크게 위축됐다. 해외주식 거래대금이 크게 줄었고, 경쟁이 치열해진 증권사들이 수수료 수준을 낮추면서 수익성도 악화됐다.
올해 초 LG에너지솔루션이 증시에 입성하면서 기업공개(IPO) 시장의 호황이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나왔지만, 현대오일뱅크, 현대엔지니어링, 케이뱅크 등 대어(大漁)로 기대되던 기업들이 상장 계획을 철회하면서 IPO 시장도 크게 위축됐다. IPO 과정에서 증권사가 거둬들이는 인수·주선수수료 수익도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금리 상승에 따라 채권 가격이 하락하면서 증권사가 보유한 채권 가치가 줄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부동산 시장도 침체를 맞으면서 그동안 증권사들이 수익을 다변화하기 위해 키워오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신용보강과 관련된 위기도 고조되고 있다. 증권사들은 부동산 PF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에 대해 지급보증을 서주면서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냈는데, 자금시장이 경색되며 ABCP 발행과 판매가 줄면서 증권사 수익도 감소했다. 오히려 증권사들이 신용 공여한 PF ABCP의 만기가 도래하면서 증권사 유동성 지표가 악화되고 있다.
◇ 자산 매각하고 고금리 금융상품 출시해 자금 조달
문제는 해가 지나도 증권사들의 실적을 압박하는 주변 환경이 개선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당장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에도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가뜩이나 높은 물가와 강도 높은 긴축으로 세계 경기가 침체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이어서 내년에도 증시는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금리 인상으로 촉발된 자금 시장 경색도 이어질 전망이다.
중소형 증권사들은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KB증권은 15일까지 희망퇴직을 접수받는다. 하이투자증권과 다올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역시 감원을 검토 중이다. 케이프투자증권의 경우 법인부와 리서치사업부를 폐지하는 사업 구조 개편에 나섰다.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자산을 매각하고 고금리 투자 상품도 내놓고 있다. 다올투자증권은 자회사 다올인베스트먼트와 태국 법인 매각을 통해 자금 마련에 나섰다. 최고 연 8%에 이르는 고금리 금융상품도 출시하고 있다. 대표적인 상품이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와 기타파생결합사채(DLB) 등인데, 회사채는 물론 기업어음(CP) 발행도 어려워진 상황에서 키움증권·대신증권·교보증권·현대차증권 같은 중소 증권사들이 ELB, DLB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증권사들이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업황 부진에 대응하고 있지만, 개별 증권사의 구조조정과 정부의 적극적인 유동성 공급에도 자본잠식에 이르는 증권사의 경우 M&A 시장에 매물로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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