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 교체' 카드 꺼낸 가전양판점…'실적 악화' 돌파구 찾을까
[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롯데하이마트와 전자랜드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수장 교체' 카드를 꺼냈다.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요 기업들이 '안정'에 초점을 둔 인사를 단행했지만, 가전양판점의 경우 성장 정체가 지속돼온 만큼 대표를 바꾸는 강수를 두는 모습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와 전자랜드는 지난 15일 정기인사를 통해 대표이사를 각각 교체했다.
우선 롯데하이마트 신임 대표로는 롯데슈퍼를 이끌던 남창희 부사장이 내정됐다. 1966년생인 남 부사장은 정통 '롯데맨'으로 꼽힌다. 화곡고와 한양대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1992년 롯데마트에 입사한 뒤로 현재까지 롯데에 몸담고 있다.
지난 2007년 롯데마트에서 마케팅부문장, 상품총괄부문을 역임했으며, 이후 상품본부장, 그로서리본부장, MD본부장, 고객본부장 등을 지냈다. 지난 2020년부터는 롯데슈퍼 대표를 맡았다.
롯데는 "30년 이상의 직매입 유통 경험을 바탕으로 수익성 개선과 전자제품 전문 1위 기업의 위상을 공고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롯데하이마트는 위기를 극복하고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해 변화를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하이마트는 그간 롯데쇼핑 내 '캐시카우' 역할을 해왔지만, 최근 역성장을 이어가는 것은 물론 올해 영업적자가 예고되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하이마트는 3분기 누적 매출 2조6천25억원, 영업손실 72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4분기 실적이 어느 정도 회복되더라도 적자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들의 실적 추정치를 보면 롯데하이마트는 올해 33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관측된다.
매출 전망치는 3조4천472억원으로 지난해에 이어 3조원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 2017년 처음으로 매출 4조원을 넘긴 이후 줄곧 4조원대를 지켜왔지만, 지난해 5년 만에 3조원대로 떨어진 바 있다.
이에 따라 그간 굳건히 지켜왔던 '1위' 자리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지난해 기준 롯데하이마트의 시장 점유율(매출 기준)은 33.7%로, 2위인 삼성디지털프라자(33%)와 격차가 0.7%포인트에 불과하다.
롯데하이마트는 비용 절감을 위해 인력 감축에 나서기도 했다. 롯데하이마트는 오는 16일까지 희망퇴직 대상자를 모집한다. 롯데하이마트가 희망퇴직에 나선 것은 2년 9개월여 만으로, 지난 2020년 3월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한 바 있다.
전자랜드는 김찬수 신규사업부문 부문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지난 2015년부터 8년간 옥치국 대표가 전자랜드를 이끌어왔지만, 실적 부진을 뚫기 위해 '쇄신'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1964년생인 김 신임 대표는 마케팅·상품·신규사업 등 전자랜드 요직을 두루 거친 소매유통 전문가로 평가된다. 동국대학교 전자계산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1986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B2B 영업과 경영 전략 경험을 쌓았다.
그러다 2010년 전자랜드로 자리를 옮겨 마케팅 팀장을 지냈다. 이후 온라인영업부문장, 상품부문장, 신규사업부문장까지 전자랜드 내부 요직을 두루 거쳤다.
전자랜드는 "마케팅·경영·영업부문에서 풍부한 경험과 성과를 쌓아온 김 대표는 엔데믹 이후 변화하고 있는 가전업계 상황에 맞춰 전자랜드를 안정적으로 이끌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전자랜드 역시 수익성이 지속해서 악화되고 있다. 그나마 매출은 성장세를 이어왔지만, 영업이익의 경우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상태다.
전자랜드를 운영하는 SYS리테일은 지난해 매출 8천784억원, 영업손실 18억원을 기록했다. 전자랜드가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은 9년 만이다. 지난 2018년만 해도 영업이익은 128억원에 달했고 지난 2019년 52억원, 2020년 66억원을 거둔 바 있다.
업계에선 올해 전자랜드가 매출도 역성장을 기록할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는다. 그간 매출은 방어해왔는데, 매출마저 떨어질 경우 수익성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가전양판점은 매출이 감소하면 영업이익은 이보다 더 크게 떨어지는 수익 구조를 갖고 있다. 매장임대료, 인건비 등 고정비용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매출이 손익분기점(BEP)을 넘기지 못하면 영업이익은 급격한 감소를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가능성을 보이면서 실적 개선은 더욱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특히나 가전양판점은 다른 유통 채널에 밀리면서 코로나 특수에 따른 수혜마저 누리지 못한 채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민지 기자(jisseo@inews24.com)▶네이버 채널에서 '아이뉴스24'를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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