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3명 중 1명 "저축 여력 없어요”…불안한 미래 재테크 어쩌나[청년이 바꾼다-금융·재테크]②

박승희 기자 2022. 12. 16. 05:4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직장인 44% 월 50만원도 저축 못해…비직장인 절반이 "여력 없다"
보험·연금 가입도 미비…경제 교육 부족해 '주변인' 추천 의존

[편집자주] 금리 인상의 여파가 매서운 겨울입니다. 학자금 대출과 생활비, 주거비를 고스란히 부담해야 하지만 아직 사회초년생인 2030세대에겐 이 겨울 한파가 더욱 매서울 수밖에 없습니다. 청년세대를 위한 정책을 고민하는 청년재단과 <뉴스1>이 이번엔 청년의 건전한 부채관리와 금융재테크를 중심으로 2번째 기획을 꾸렸습니다. 아무쪼록 2000명의 진심 어린 설문이 사회의 출발선에 선 청년들을 위한 금융지원책에 널리 반영됐으면 좋겠습니다.

서울 시내 거리. (자료사진) 2022.12.15/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20년 전에는 '어른이 되면 어떤 멋진 삶을 살게 될까' 생각하며 기대로 눈이 반짝였는데요. 요즘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생각에 눈앞이 캄캄합니다. 당장 몇 년 뒤의 미래에 은퇴 이후까지 대비하려면 열심히 준비하며 살아야겠다고 매일 자기 전 다짐하는데요. 미래의 삶, 저를 포함한 모든 청년들의 고민이 아닐까 싶습니다.

◇청년 응답자 30% "저축할 여유 없어"…직장인 절반 월 50만원 이하 저축

하지만 마음만큼 대비가 잘 되진 않는 게 현실이죠. 뉴스1이 청년재단에 의뢰해 지난 11월 22~30일 20~30대 청년 208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는 당장 미래 대비의 첫 단계라고 할 수 있는 저축에 대한 청년들의 실태 조사가 진행됐습니다. 그 결과 응답자 30.5%가 '저축할 여유가 되지 않는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월 10만~30만원 20.5% △월 30만~50만원 16.2% △월 50만~70만원 15.5% △월 100만원 이상은 17.4%였습니다. 학생들에게만 물어본 거 아니냐고요? 아닙니다. 응답자 중 직장인만 따로 떼면 총 1055명인데요. 절반 가까운 44.4%가 월 50만원 이하를 저축한다고 답했습니다. 비직장인 응답자 중 48%는 '저축할 여력이 없다'고 했고요.

버는 돈이 적기도 하겠지만, 가처분 소득이 줄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2022년 가계금융복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29세 이하 가구주의 부채가 5014만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41.2% 급증는데요. 빚을 내 부동산(갭투자)·주식에 투자하는 이들이 늘면서 금융부채와 전·월세 임대보증금이 모두 늘었다는 것이 통계청 설명입니다.

실제로 청년 부채의 대부분은 은행에서 빚을 끌어온 금융 부채(4577만 원)로 지난해보다 35.4% 늘었습니다. 임대보증금은 437만 원으로 증가율이 158.6%에 달했죠. 부동산·주식 시장 호황이 꺾이고, 금리도 크게 오르면서 부담은 나날이 커지고 있습니다. 쓸 돈도 없는데, 빚까지 짓누르니 저축은 꿈도 못 꾸는 거죠.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응답자 20% "보험·연금 없다"…절반 이상 '주변인 추천' 의존

보험이나 연금도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대표적인 수단으로 거론되는데요. 설문 결과(복수 답변 가능) 청년 5명 중 1명은 보험이나 연금에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응답자 19.1%는 '미가입 상태지만 여유가 생기면 가입할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4.1%는 과거에 가입한 적이 있지만 해제했다고 답했고, 2.7%는 가입할 생각조차 없다고 했죠.

저축이나 보험, 연금에 대한 접근 경로에 대해선 응답자 45.1%가 '개인적으로, 스스로 알아서'라고 답했는데요. 나머지는 부모님이나 친구, 회사 동료와 같은 주변인의 추천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응답자 40.8%가 '가족 등 보호자에 의해'라고 답했습니다. 주변의 추천은 8.7%, 보험설계사의 추천은 2.8%, 단체·회사에서의 추천으로 저축이나 보험, 연금에 가입했다는 답변은 2.7%였습니다.

청년들은 길잡이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응답자 A씨는 "올해 초부터 주가가 폭락하고 금리가 오르면서 위험한 투자보다는 안정적인 저축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안정과 투자 사이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투자와 저축의 비율은 어느 정도가 좋은지 등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다. 청년층을 위한 경제 강의가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습니다.

물론 정부가 청년들의 어려움에 손놓고 있는 건 아닙니다. 내년에는 청년층의 중장기 자산 형성을 지원하는 청년도약계좌를 출시할 예정입니다. 월 40만~70만원을 납입하면 정부가 납입액의 최대 6%를 지원해 5년 만기 때 5000만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건데요. 청년들의 기대가 크지만, 아직 국회 예산 심의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청년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금융위원회 2030 자문단도 얼마 전 출범했는데요. 이들은 △일자리 금융 △주거 금융 △자산 형성·관리 △금융 교육 등 4개 분과로 나뉘어 정책 제언 등 활동을 펼친다고 합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자문단 논의를 청년 금융지원 정책에 충실히 반영하겠다고 했는데요. 이런 노력이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결실을 볼 수 있길 바랍니다.

seunghe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