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둔촌 당첨자조차 "포기할까?"…전문가 "서울 지금이 기회"

배규민 기자 2022. 12. 16.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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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이 꺾이면서 서울 주요 입지 대단지 아파트 청약에 당첨됐지만 계약을 고민하는 모습이 연출된다.

전문가들은 서울은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더라도 버틸 수 있는 자금 상황만 된다면 입지가 좋은 단지는 경쟁률이 낮을 때 매수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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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견본주택 운영 마지막 날인 4일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견본주택을 찾은 시민들이 단지 모형도를 구경하고 있다. 2022.12.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부동산 시장이 꺾이면서 서울 주요 입지 대단지 아파트 청약에 당첨됐지만 계약을 고민하는 모습이 연출된다. 전문가들은 서울은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더라도 버틸 수 있는 자금 상황만 된다면 입지가 좋은 단지는 경쟁률이 낮을 때 매수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로또' 아니고 '애물단지' 될까
15일 국내 최대 규모인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단지인 올림픽파크포레온의 당첨자 결과 발표 이후 부동산 관련 커뮤니티에는 관련 글이 쏟아진다. 대기 번호가 몇 번인데 당첨 가능성이 있겠느냐는 글도 있지만 '계약 여부'가 고민이라는 글도 적지 않다.

전용 59㎡A에 당첨됐다고 밝힌 한 회원은 "둔촌주공 청약을 계속 기다렸는데 비싼 분양가 때문에 고민하다 청약에 넣었는데 당첨이 됐다"면서 "한편으로는 안 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었는데 덜컥 당첨되니 계약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이 회원은 "지금 포기하면 10년 동안 청약을 넣지 못하기 때문에 더욱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예비당첨자라고 밝힌 다른 회원은" 순서가 돌아왔을 때 취소하면 불이익이 없는지"를 물어보면서 순서가 되더라도 계약 의사가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로얄 동호수에 당첨이 된 게 아니라면 계약을 포기하고 내년에 다른 아파트를 매수하는 게 낫다'고 조언하는 글도 있는 등 서울 주요 입지에 당첨만 돼도 '로또'라는 말이 나온 지난해와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전문가들은 대단지 역세권 아파트인 올림픽파크포레온이 지난해 분양했으면 분위기는 180도 달랐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내년 시장 전망 어둡다…"실수요자는 기회"
이는 올해보다 내년 부동산 시장이 더 안 좋을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한 가운데 굳이 둔촌주공을 분양받지 않더라도 좋은 입지의 아파트 구입이 가능하다는 기대감도 작용한다. 9500가구 대단지인 송파구 헬리오시티의 전용 84㎡의 실거래가가 16억원대까지 떨어졌고, 같은 평형 잠실 대단지 아파트도 17억원대 매물이 등장했다.

실제 부동산 지표도 좋지 않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월간 주택 매매가격은 전월보다 1.37% 하락했다. 2008년 12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의 낙폭(-0.78%)을 넘어섰다.

금리 인상도 주택 매수 심리 회복의 발목을 잡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14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해 미국의 기준금리는 4.5%까지 올랐다. 2007년 이후 15년 만에 최고다. 현재 7.1%의 미국 물가상승률이 2% 목표치까지 떨어지지 않는 이상 금리인하를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혀 고금리 기조 유지를 시사했다.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센터팀장은 "한국은행과 미국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지만 고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은 여전하다"면서 "금리 인상 기조가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커 주택 매수심리 회복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무주택자 등 실수요자는 급급매를 노리거나 청약 당첨 경쟁률이 낮은 지금이 매수 적기라는 판단도 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데 과연 지금 집을 살 시기인가, 더 기다려야 하나 등 여러 가지 생각에 당첨이 돼도 망설일 수 있다"면서도 "서울은 공급이 부족한 시장이기 때문에 기회가 왔을 때 잡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고 대표는 "입지가 훨씬 좋은 반포 주요 아파트도 분양 당시엔 미분양인 곳이 다수 있었다"면서 "시장 상황이 갑자기 좋아지고 금리가 내려가기 시작하면 실수요자들은 한꺼번에 또다시 시장에 몰리기 때문에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배규민 기자 bk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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