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인사 키워드는 '안정' '변화'…'조직 역량 강화' 원칙 입각

이주현 기자 2022. 12. 16.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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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현대백화점그룹 '안정'- 롯데 '변화와 혁신'
여성 최초 CEO 등 그룹사별 여성 임원 약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과 장남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

(서울=뉴스1) 이주현 기자 = 롯데그룹을 끝으로 유통 업체 연말 인사가 마무리됐다. 올해 유통업계 인사는 변화와 안정, 여성 임원의 약진으로 요약된다. 또 조직 역량을 강화에 맞춘 임원 기용도 특징으로 꼽힌다.

16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전날 2023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실적이 부진했던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하고 외부 인사를 영입하는 등의 변화를 줬다.

롯데는 젊은 리더십과 책임경영에 입각한 핵심 역량의 전략적 재배치, 지속적인 외부 전문가 영입 세 가지 인사 키워드를 내세웠다.

40대 CEO와 50대 사장을 전면 배치하는 등 젊은 인재를 대거 중용했다. 대내외 악재 속에 젊은 리더십으로 사업 위기를 돌파하고 변화와 혁신을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인사를 통해 롯데의 CEO 전체 평균 연령은 57세로 지난해 대비 1세가량 젊어졌다. 사장 직급의 경우 3세가량 연령이 낮아졌다. 신임 임원 중 40대의 비중은 46%에 달한다. 1978년생 이후 40대 초반(45세 이하) 신임 임원도 4명에 달한다.

핵심 역량의 전략적 재배치 측면에서는 실적이 부진한 계열사를 중심으로 이뤄졌고 역량과 전문성이 검증된 기존 CEO들의 재배치도 이뤄졌다.

이창엽 전 LG생활건강 사업본부장과 김혜주 신한은행 상무를 각각 롯데제과, 롯데멤버스 대표이사로 내정하며 외부인사 영입 기조도 이어갔다. 그룹 모태 롯데제과 대표이사에 외부 인사가 영입된 것은 최초다.

롯데는 확대 해석을 경계하지만 경영권 승계에 대한 준비도 이번 인사에 적용했다.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케미칼 일본지사 상무보는 이번 인사에서 상무로 승진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왼쪽)과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오른쪽)

유통 빅3 중 가장 먼저 인사를 실시한 신세계그룹은 '변화 속 안정'을 택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끄는 이마트 부문은 신상필벌 원칙에 따라 변화를 꾀하면서도 일부 계열사는 안정적인 조직 운영에 주안점을 뒀다. '서머캐리백 발암물질 검출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SCK컴퍼니(옛 스타벅스커피 코리아)의 송호섭 대표는 2025년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물러났다.

정유경 신세계그룹 총괄사장이 이끄는 백화점 부문의 키워드는 '능력주의'다. 역대 최대 실적을 이끈 손영식 대표가 사장으로 승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 신임 대표를 앉힐 예정이다. 이길한 대표와 공동 대표직을 맡게 된다.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통해 조직의 쇄신을 강화하는 한편 성과와 역량이 검증된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조직별 전문성을 키우겠다는 의도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그룹 대표이사 전원을 유임시키며 변화보다 안정을 택했다. 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현대아울렛 대전점 화재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신규 사장 승진자는 없으나 인사 폭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안정 기조 속에서 성장과 변화를 도모했다는 평가다.

CJ그룹도 변화보다 안정을 택했다. CEO 교체를 최소한 가운데 검증된 인사 위주로 자리를 바꾼 '내실 다지기'에 초점을 맞췄다. 지난해 11월 발표한 '2023 중기비전'에 힘을 실어준 인사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장남 이선호 경영리더는 그룹 핵심 계열사 중책에 배치됐다. 핵심 계열사의 글로벌 식품사업 전반의 사업전략을 담당하며 영향력을 확대해 승계까지 자연스럽게 이어가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왼쪽부터)김혜주 롯데멤버스 대표, 이정애 LG생활건강 신임 대표, 이선정 CJ올리브영 대표, 안정은 11번가 대표

변화와 안정 등 그룹사별 인사기조 차이는 있지만 여성 인재의 약진은 업계 전반에 나타났다.

롯데는 여성 대표와 6명의 신임 임원을 배출했다. 여성임원 수는 지난해 대비 12명 늘린 47명으로 여성 임원 비율은 7.1%다. 롯데멤버스의 첫 외부 여성 대표이사로 내정된 김혜주 신한금융지주 빅데이터부문장은 2018년 선우영 롭스 대표에 이어 두 번째 롯데그룹 여성 대표가 됐다.

LG생활건강은 이정애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 신임 대표는 LG생활건강 공채 출신으로 LG그룹 내 첫 여성 CEO다. CJ올리브영 역시 그룹 내 최연소 대표로 이선정 CJ올리브영 경영리더를 발탁했다. 1977년생 40대인 그는 올리브영 최초의 여성 CEO다.

11번가 역시 안정은 최고운영책임(COO)을 신임 대표 이사로 선임했다. 11번가의 첫 여성 CEO로 향후 이사회를 거쳐 하형일 사장과 각자 대표를 맡게 된다.

한화솔루션의 갤러리아 부문에서도 처음으로 1980년대생 여성 임원을 발탁했다. 김혜연 프로와 전략 부문 정눈실 프로 등이 전문성과 성과를 인정받아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화솔루션의 1980년대 여성 임원을 배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jhjh1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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