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허리띠 조르기

김은령 기자 2022. 12. 16.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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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을 앞두고 새해를 예상하면서, 기대감을 말하는 것 이상으로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아진다.

'계묘년' 검은토끼의 해인 2023년은 불황, 경기부진, 소비위축 등 우울한 단어들을 먼저 떠올리는 것이다.

물론 아직까지는 소비 시장이 탄탄한 것처럼 보인다.

소비를 멈춘다는 것은 단순히 필요한 물건의 구매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나를 표현하는 수단을 잃는다는 의미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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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을 앞두고 새해를 예상하면서, 기대감을 말하는 것 이상으로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아진다. '계묘년' 검은토끼의 해인 2023년은 불황, 경기부진, 소비위축 등 우울한 단어들을 먼저 떠올리는 것이다. 특히 유통업계에서는 '소비절벽'에 대한 우려가 많다.

물론 아직까지는 소비 시장이 탄탄한 것처럼 보인다. 3분기에도 백화점은 전년동기 대비 두자릿수 이상 매출이 늘어나며 고성장을 이어갔다. 대형마트, 아울렛, 복합쇼핑몰의 대형 할인행사에는 사람들이 몰린다. 불황에 대한 경고에도 소비는 줄이고 있지 않다.

MZ(밀레니얼·Z)세대로 대표되는 젊은 층들의 소비패턴을 보면 이런 경향이 강하다.이들에게 소비는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이다. '플렉스'를 외치며 명품매장에서 오픈런을 불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나의 소비를 '과시'하며 만족한다.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명품 매출에서 MZ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절반에 육박한다. 지난해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의 명품 매출 중 20~30대 고객 비중은 각각 45%, 48.7%에 달했다. 겉으론 다르게 보이지만 소신이 드러나는 '가치소비'도 소비를 통해 나 자신을 보여주는 행위다. 경험, 체험, 공간을 중시하는 트렌드도 마찬가지다. 소비를 멈춘다는 것은 단순히 필요한 물건의 구매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나를 표현하는 수단을 잃는다는 의미인 셈이다.

그렇지만 인플레이션, 고금리, 자산가치 하락 등으로 가처분 소득이 줄어드는 시점이라 내년도 소비는 어느 순간 꺾일 가능성이 크다. 지금의 예상보다 강한 소비가 지속 가능성에서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확산된 소비가 오히려 경기 침체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소득 양극화가 소비 양극화로 이어지는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 '명품 플렉스 아니면 무지출'의 극단적인 양극화는 시작되고 있다. 중간의 소비가 사라지면 산업 건전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진다. 글로벌 마케팅분석솔루션인 어도비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매출이 91억2천만달러(약 12조2천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사이버먼데이 매출도 113억달러(15조원)으로 사상 최대다. 코로나19에 높아진 저축이 현재의 양호한 소비 지표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빠르게 상황이 바뀔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고금리와 인플레이션으로 내년 중반이면 소비자의 보유 현금은 모두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허리띠를 졸라 매 본 적이 없는 세대에게 '현대판 보릿고개'가 닥치는 셈이다. 이는 '소비가 나 자신'이었던 이들에게 상실감으로 다가올 수 있다. 겪어보지 못한 전염병 시대를 지나며 소비 행태도 급변했다. 미래를 대비하기보다 현재를 위한 소비로 위안을 삼는다. 그러나 소비의 겨울이 길고 혹독할 수 있기 때문에 유통업계와 소비자 모두 긴장할 수 밖에 없는 때다.


김은령 기자 tauru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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