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관광 쏟아지는데… 면세점은 타격, 왜?

이정구 기자 2022. 12. 16.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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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민관 모여 ‘위기타개 회의’
인천국제공항 면세점./뉴스1

1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서울본부세관에서 ‘면세산업 발전 협의회’ 1차 회의가 열렸다. 관세청 주관으로 열린 이날 회의에는 한국면세점협회 등 업계 관계자뿐 아니라 기획재정부·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 부처 6곳과 인천공항공사·학계·소비자단체·여행업계 관계자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였다. 면세 업계에서 이처럼 민·관 합동 협의체가 구성된 건 처음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만큼 위기가 심각하고 절실하다는 방증”이라고 했다.

실제 국내 면세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은 창업 42년 만에 처음으로 희망퇴직에 나섰다. 지난 5월에는 서울시내면세점 신규 사업자 입찰에 면세업계 ‘빅4′가 모두 불참하면서 최종 유찰됐다. 최근 중국의 코로나 봉쇄 조치 완화, 일본 관광 재개 같은 호재가 나오는데도 면세업계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게다가 달러 강세와 엔저는 국내 면세점 가격경쟁력을 더 떨어뜨리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일본 관광 쏟아지는데, 면세는 엔저 타격

지난 10~11월 한·일 양국의 무비자 입국이 다시 허용되면서 관광 수요가 크게 늘자 면세업계는 희망이 보이는 듯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엔저라는 폭탄을 맞으면서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엔저 혜택을 누리는 한국인 관광객은 일본에서 가성비 높은 쇼핑을 즐기는 경우가 많고 반대로 한국을 찾는 일본 관광객은 이전보다 비싸진 제품을 사기 위해 굳이 면세 쇼핑을 할 이유가 없게 된 것이다.

예를 들어 15일 일본 미쓰코시 이세탄 백화점 온라인몰에서 화장품 ‘랑콤 압솔뤼 아이크림’은 1만9800엔(약 19만원)에 판매된다. 이는 145달러로 국내 한 온라인 면세점 판매 가격(173달러)보다 28달러(3만6000원) 싸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2010년 엔고 현상이 이어질 때는 일본 관광객이 국내 면세점에서 명품 쇼핑을 즐겼지만, 지금은 일본 고객 자체가 급감한 상황에서 쇼핑조차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면세협회는 “지난 10월 인천공항 출발 여객 수는 2019년 대비 39.1% 수준까지 회복됐지만, 면세품 인도장 인도 건수는 3.5%, 금액은 4.1% 증가에 불과하다”며 “공항의 여객 수 증가 추세와 달리 면세품 인도장은 여전히 95% 이상 매출 감소를 겪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송객 수수료’ 문제 해결도 난항

이날 회의에선 그동안 면세업계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되어온 중국 관광객의 ‘송객 수수료’도 주요 안건으로 논의됐다. 팬데믹 기간 ‘따이공(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보따리상)’ 의존이 커지면서 이들을 특정 면세점에 데려오는 대가로 여행사에 주는 수수료가 마진의 절반을 넘었다. 특정 제품은 따이공에 팔아도 남는 게 없는 역마진 수준까지 치솟았다. 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6년 9672억원에 그쳤던 송객수수료는 작년 3조8748억원까지 급증했다. 반면 매출은 2016년 12조2757억원에서 2019년 24조8586억원으로 늘었다가 작년 17조8334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관세청과 면세업계는 송객수수료 상한선을 자율적으로 정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이는 담합 행위로 공정거래법 위반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한다. 관세청과 면세점협회는 내년 3월까지 송객수수료 지급 실태 조사를 진행하고, 상반기 중 정상화 방안을 수립할 계획이다.

3차례 유찰이 이어진 인천공항 면세점의 임대료 문제 해결도 관건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코로나 위기 때 적용했던 임대료 감면 정책이 이달 말 종료된다고 면세점에 통보했다. 업체에 따라서는 월 100억원 이상 임대료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고정임대료나 여객 인원에 따른 임대료 책정이 아니라 실제 면세점 매출에 따라 연동되는 현재 임대료 방식을 유지해야 그나마 버틸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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