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선] 위기가구 대책 시스템·사람 갖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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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3일 보건복지부 출입기자를 대상으로 복지 사각지대 발굴·지원체계 개선대책을 설명하던 복지부 담당 과장은 질의·응답까지 마치고 마무리 발언을 하던 중 갑자기 눈물을 글썽였다.
감정을 추스른 그는 "수원 세 모녀 사건이 발생하고 잠이 안 올 정도로 안타까웠다"며 "장례식장 다녀오면서 한 발 더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할 수 있는 것 최대한 해보려고 했다. 정부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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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3일 보건복지부 출입기자를 대상으로 복지 사각지대 발굴·지원체계 개선대책을 설명하던 복지부 담당 과장은 질의·응답까지 마치고 마무리 발언을 하던 중 갑자기 눈물을 글썽였다. 감정을 추스른 그는 “수원 세 모녀 사건이 발생하고 잠이 안 올 정도로 안타까웠다”며 “장례식장 다녀오면서 한 발 더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할 수 있는 것 최대한 해보려고 했다. 정부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14년 송파 세 모녀 사건 이후 위기가구 발굴 체계를 마련했지만 도움을 받지 못한 이들의 극단적 선택이 이어졌다. 정부가 대책을 발표한 바로 전날에도 서울 서대문구에서 모녀가 건강보험료 14개월 연체 등을 뒤로하고 세상을 떠났고, 하루 뒤인 25일에는 인천 한 빌라에서 일가족이 극단 선택을 시도, 10대 2명이 숨졌다. 좀 더 서둘렀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비극을 줄이기 위해 촘촘하고 고도화된 위기가구 발굴 시스템을 갖추는 것은 기본이다.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몰라 절망에 빠진 이들에게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이런저런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알려 한 명의 소중한 목숨이라도 구할 수 있다면 의미가 있는 일이다.
위기가구들이 도움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인식을 바꾸는 일도 해야 한다. 정부에 도움을 받으면 ‘빈곤층’ 딱지가 붙어 불편한 시선을 받을 것이란 걱정으로 지원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최근 ‘복지는 권리입니다. 주저하지 마시고 연락주세요’라는 한 지방자치단체의 광고를 긍정적으로 봤다. 중앙정부 차원에서도 생각해볼 수 있겠다.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사람은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이기도 하고, 지역사회 이웃·커뮤니터이기도 하다. 읍·면·동 찾아가는 복지공무원 1명이 진행하는 위기가구 조사는 지난해 113.4건이다. 위기 정보가 많아지면 확인해야 할 대상이 늘어날 텐데, 인력이 부족하면 세심한 지원·상담이 이뤄지기 어렵다. 이웃과 지역사회의 관심은 부족한 정부의 그물망을 보완해 줄 수 있다. 도움이 필요해 보이는 이웃·지인 등이 지나치지 않도록 지속적인 환기가 필요하다.
대책을 마련했으면 조속히 시행해야 가치가 있다. 법 개정 노력과 인력 확충 등을 느긋하게 진행할 상황이 아니다. 국회도 의지를 가지고 움직여야 한다. 또한 이번 대책이 끝이 아닌 만큼, 끊임없이 보완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경기 침체로 한계 상황에 이른 가구가 급속히 늘고 있다고 한다. 고독사, 은둔청년 등 드러나지 않은 취약계층도 적지 않다. 더는 생활고로 죽음을 선택하는 이들이 없길 바란다.
이진경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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