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와미래] 저체중아 출산 증가의 진짜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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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극단적 수준의 심각한 저출산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출산의 질에서도 지속적 악화가 나타나고 있다.
전체 출산에서 저체중아 출산이나 임신 주수를 채우지 못한 조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 20년간 모든 연령층에서 저체중아나 조산아 출산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다시 말해 우리나라에서 저체중아나 조산아 출산이 늘고 있는 것은 고령 산모가 많아져서가 아니라 모든 연령대에서 그러한 출산 비율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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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아닌 전 연령대서 높아져
환경·식생활 등 많은 원인 겹쳐
‘성·재생산 건강권’ 논의 필요
우리나라는 극단적 수준의 심각한 저출산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출산의 질에서도 지속적 악화가 나타나고 있다. 전체 출산에서 저체중아 출산이나 임신 주수를 채우지 못한 조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꾸준히 늘고 있다.
그러나 출산 통계를 자세히 살펴보면 다른 원인이 발견된다. 지난 20년간 모든 연령층에서 저체중아나 조산아 출산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예를 들어 20대 후반 여성의 저체중아 출산 비율은 지난 20년간 3.4%에서 5.3%로 증가했고, 고령 산모도 마찬가지로 40대 초반의 경우 6.9%에서 9.3%로 그 비율이 높아졌다. 이러한 저체중아 출산 동향을 ‘분해’라는 간단한 인구분석 방법으로 분석해보면 지난 20년 동안 저체중아 증가에서 산모 연령 구성의 변화가 미친 영향은 30.4%에 그치지만, 연령별 저체중아 출산율의 증가가 미친 영향은 69.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조산아 출산에서도 매우 유사한 분석 결과가 나온다.
다시 말해 우리나라에서 저체중아나 조산아 출산이 늘고 있는 것은 고령 산모가 많아져서가 아니라 모든 연령대에서 그러한 출산 비율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나라 여성들의 출산 건강이 지속적으로, 그리고 (비출산 여성까지 포함해) 매우 광범위하게 나빠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출산 건강의 악화는 자체로 우리나라 여성의 건강이라는 관점에서 그 문제의 심각성이 인식돼야 한다. 이러한 문제 인식은 건강한 출산을 위한 출산정책과는 결이 다른 훨씬 더 본질적인 것이다.
여성 출산 건강의 악화 원인을 한두 가지 요인으로 특정하기 매우 어렵다. 전반적 건강상태, 청소년기의 생식보건 관리, 위험물질 노출, 근로환경, 다이어트 및 식생활, 건강 행동습관 등 무수히 많은 원인이 매우 긴 시간에 걸쳐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필자가 사례 인터뷰를 하면서 느낀 바로는 청소년기 운동 부족을 야기하는 입시제도가 연관성이 있어 보였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는 ‘성·재생산 건강권’이라는 개념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사회적으로는 임신중단 권리(낙태권)가 더 크게 강조되고 있지만,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은 실제적 여성의 출산 관련 건강악화 문제도 부차적으로 간과될 수 없는 중요한 사회적 과제이다.
국내에서는 아직 논의가 발전되지 않았지만, 난임 관련 문제도 재생산 건강권에서 다뤄야 할 주요 이슈다. 프랑스에서는 난임시술 지원의 횟수와 나이에 제한을 두는데, 여성 건강권, 생명윤리, 공동체 자원의 효율성 등을 여러 전문가가 종합적으로 고려한 사회적 결정이라고 한다. 이처럼 가치의 관철 문제도 중요하지만 때론 전문성에 입각한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실제적 성과를 내기도 한다. 산모나 태아 건강에 매우 위험할 수 있지만 국내 난임시술에서 성행했던 수정란 과다이식을 금지한 성과는 주로 모자보건학회나 산부인과학회의 의사와 간호사 등 전문가들의 노력에 기인했다. 당시 필자가 검토한 여성계의 어느 저출산 대책 비판 보고서에서는 ‘여성이 원하기 때문에’ 난임지원 확대만을 강조한 주장이 정책과제로 제안되기도 했다. 사회적 인식 개선과 실천이 필요한 여성 건강권의 사각지대는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
이상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서울대 보건대학원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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