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생존자 극단 선택에 韓 총리 “더 굳건했으면”…정의당 “망언. 사퇴 강력 촉구”

김수연 2022. 12. 15.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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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尹 정부, 몰염치해”…정의당 “거취 고민하라”
총리실 “정부가 더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취지”
한덕수 국무총리가 15일 오전 종로구 정부 서울 청사 별관에서 출입기자단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은 15일 이태원 참사에서 생존했지만 최근 극단적 선택을 한 10대에 대해 “더 굳건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발언한 한덕수 총리를 향해 “파렴치하다”고 비판했다.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그가 느꼈을 고통과 마음의 상처를 개인의 굳건함이 모자란 탓으로 돌리는 총리가 어디 있느냐”고 지적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종합지원센터의 빈약한 트라우마 치료에 ‘더 적극적으로 어려움을 제기했어야 한다’는 말로 정부 지원체제의 잘못을 피할 수는 없다”며 “그런데도 총리는 정부 책임을 회피할 궁리만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한 총리 발언은 참사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태도가 얼마나 몰염치한지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지금도 수많은 생존자와 유가족이 비극적 참사에 힘겨워하고 있다”며 “정부는 생존자와 유가족에 대한 적극적 치료 지원은 물론이고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협조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같은당 전용기 의원도 “혼자 남은 아이의 마음도 썩어 들어갔는데 ‘니가 조심했어야지’라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도대체 언제까지 들어야 하느냐”며 “총리 청문회 때에 인성평가를 했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한 총리의 발언을 두고 “충격적인 망언”이라며 “한 총리가 나서서 이 청소년의 죽음이 본인 탓이라며 벼랑 끝에 서 있는 사람 등까지 떠미는데, 활개 치는 악성댓글에 날개를 달아주는 꼴”이라고 했다.

또 “외신기자들 앞에 이태원 참사를 농담거리로 받아치던 그 모습이 단순한 실수가 아니었다는 게 드러났다”며 “‘인간실격’ 수준의 발언으로 유족들과 생존자들, 그리고 국민을 괴롭히는 한 총리의 사퇴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류호정 정의당 원내대변인도 한 총리 발언과 여권에서 나온 이태원 참사 관련 발언 논란을 들며 “인두겁을 쓴 악마의 말이 평범해지는 중”이라며 “정치가 아무리 전쟁이라지만, 참호 속에 피아의 대립이 극단적인 한국 정치라지만, 인간의 싸움을 하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 총리는 이제 거취를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덕수 총리는 이날 오전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해당 10대 생존자에 대해 “본인이 좀 더 굳건하고 치료 생각이 강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총리는 “정부는 치료를 받고 싶고, 해야겠다고 생각하면 도와야 한다는 생각을 철저하게 가지고 있기에 그런 상황이 좀 더 파악되고 요청이 있었다면 경비 등 문제 때문에 치료를 더 할 수 없다든지 하는 상황은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보건복지부가 트라우마 치료를 개방하고 있기에 그런 쪽에서 아마 치료를 받았던 것 같다"며 "치료에 대한 질문을 지원센터 쪽에 했는지 상황을 좀 더 파악해보고 있다”고 했다.

총리실은 간담회 이후 입장문을 통해 “한 총리는 이 사건 발생 직후 관련 내용을 소상하게 보고받고 안타까움을 표했다”며 “다른 유가족과 생존자들을 대상으로 상담 치료 등 가능한 지원을 강화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총리실 관계자는 논란과 관련해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안타까운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취지 속에서 나온 발언이었다. 전체 맥락을 살펴봐주셨으면 한다”며 “비극의 책임을 개인에게 돌리거나 국가의 책무를 벗으려는 의도가 결코 아니었다. 한 총리의 발언이 왜곡돼 확대되며 유가족이 상처받지 않길 바란다”고 전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세계일보는 이번 참사로 안타깝게 숨진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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