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이냐 ‘신’이냐…다시 못 볼 음메대전
아르헨 상대 ‘월드컵 2연패 도전’
대회 득점왕·골든볼 등 향방 걸린
‘PSG 동료’ 음바페·메시 대결 주목
2018년 6월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프랑스-아르헨티나의 월드컵 16강전은 대회 최고의 경기로 추억된다. 7골이나 터진 이날 경기는 ‘신성’ 킬리안 음바페(24·프랑스)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린 무대이기도 했다. 스코어는 팽팽했지만 프랑스가 주도한 경기였다. 프랑스는 아르헨티나의 다소 느린 수비라인 뒷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했는데 그 중심에 음바페가 있었다.
조별리그 페루전에서 이미 10대 나이에 월드컵 데뷔골을 맛본 음바페는 거침없었다. ‘M 불릿(총알)’으로 불린 음바페는 발이 느린 아르헨티나 수비수 서너 명이 달려들어도 파울이 아니면 막지 못할 만큼 빨랐다. 전반 10분 약 60~70m 질주로 페널티킥을 얻어내 팀에 선제골을 안기더니 2-2로 팽팽하던 후반 역전골, 쐐기골까지 넣었다. 음바페는 이 2골로 1958년 ‘축구 황제’ 펠레(브라질) 이후 60년 만에 한 경기에서 멀티골을 기록한 10대 선수가 됐다. 경기는 프랑스의 4-3 승리로 끝났고, 프랑스는 대회 우승까지 차지했다.
4년이 지나 카타르 월드컵 결승에서 세계 축구팬들이 들썩이는 빅매치가 다시 성사됐다. 프랑스가 15일 카타르 알코르의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4강전에서 모로코에 2-0으로 승리하면서 ‘스토리의 끝판왕’들이 만났다. 19일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역사상 세 번째 월드컵 2연패와 함께 통산 세 번째 우승을 노리는 프랑스와 36년 만에 월드컵 정상을 꿈꾸는 아르헨티나 간 리턴매치로 월드컵 우승 트로피의 주인공이 가려진다. 누가 웃더라도 새로운 전설이 탄생하는 무대다.
지난 10여년간 세계 축구 최고 스타 자리를 지켜온 레전드 리오넬 메시(35·아르헨티나)와 ‘아트사커’의 새 에이스 음바페 간 최고 신구 골잡이 대결이 흥미롭다. 리그1 파리 생제르맹에서 함께 뛰는 둘은 나란히 5골로 대회 득점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결승전 득점 여부에 따라 득점왕도 결정된다. 대회 최우수선수(MVP)인 골든볼 주인공도 승패에 따라 둘 중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발롱도르 7회, 챔피언스리그 우승 4회, 리그 우승 11회(라리가 10회) 등 독보적 커리어를 쌓아온 메시는 지난해 남미 최강팀을 가리는 코파아메리카에서 우승하며 대표팀 메이저대회 무관을 탈출했다. 메시는 당시 득점왕에 올랐다. 그리고 마지막 월드컵으로 못 박은 이번 대회에서도 전성기 못지않은 활약을 보여준다. 아르헨티나는 디에고 마라도나의 원맨쇼로 우승했던 1986년 월드컵 이후 첫 우승을 노리는데, 메시는 ‘마라도나의 재림’이라는 평가까지 받는다.
전 세계를 홀린 그의 투혼에 ‘역대 최고의 선수(GOAT·Greatest of All Time)’라는 찬사가 쏟아진다. 전 잉글랜드 공격수 앨런 시어러는 “메시는 예전처럼 많이 뛰지는 못하고, 몇 년 전처럼 빠르지는 않지만, 여전히 마법을 부린다. 다른 최고의 선수들을 ‘보통’으로 보이게 만든다”고 극찬했다.
음바페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선수 중 하나다. 유럽 빅리그 가운데 낮게 평가받는 프랑스, 여기에서 독보적인 전력의 PSG에서 뛰면서 과소평가되지만 4시즌 연속 득점왕에 오른 그의 재능을 의심하는 시선은 없다.
커리어로는 음바페가 메시에 비견될 수는 없다. 하지만 월드컵이라면 그 나이 때 누구도 걷지 못한 길을 가고 있다. 음바페는 불과 24살에 두 번째 월드컵 우승을 노린다. 4년 전 월드컵에서도 프랑스의 주축으로 4골을 넣어 우승에 기여했다. 월드컵에서 벌써 9골을 넣었는데 메시(11골·통산 공동 6위)와는 2골 차밖에 나지 않는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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