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여 앞둔 안전운임제 일몰…'극한 직업' 화물 기사의 하루

이강 기자 2022. 12. 15.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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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의 파업은 끝났지만, 안전운임제를 놓고 정부와 노동계 입장 차이는 더 커졌습니다.

안전운임제가 없는 화물기사들의 하루는 어떤지, 이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화물차 운전기사 유병관 씨는 새벽 2시에 하루를 시작합니다.

새벽 2시 50분인데요, 지금부터 안전운임제 적용을 받지 않는 화물차 운전기사의 하루 운행 일정을 함께 따라가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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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화물연대의 파업은 끝났지만, 안전운임제를 놓고 정부와 노동계 입장 차이는 더 커졌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안전운임제 일몰 시한은 이제 2주 정도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도로 위의 최저임금'이라고도 불리는 안전운임제는 지금도 일부 품목에만 적용됩니다. 90%가 넘는 화물기사들은 해당되지 않는 건데, 이대로라면 곧 모든 화물 기사들이 같은 상황에 놓입니다.

안전운임제가 없는 화물기사들의 하루는 어떤지, 이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화물차 운전기사 유병관 씨는 새벽 2시에 하루를 시작합니다.

대형 트럭이라 출발 전 점검할 게 많습니다.

새벽 2시 50분인데요, 지금부터 안전운임제 적용을 받지 않는 화물차 운전기사의 하루 운행 일정을 함께 따라가 보겠습니다.

[유병관/화물차 운전기사 : (어디로 가세요?) 전라남도 광양 건축 현장인데요.]

중앙고속도로와 중부내륙고속도로를 거쳐 남해고속도로를 따라 운전하기를 5시간.

화물 트럭은 광양의 한 공사현장에 도착합니다.

자재를 내리자마자, 다른 짐을 실으러 근처 항구로 이동합니다.

[유병관/화물차 운전기사 : 수입 생석회인데 컨테이너에 실려온 것을 제가 실어서 공장에다가 갖다 줄 거예요, 단양에 있는 공장에다가.]

물건을 싣는 일도 직접 해야 합니다.

[유병관/화물차 운전기사 : 저희가 하면 안 되는 일인데 보셔서 아시겠지만 사람이 없어요. 이렇게 안 하면 안 실어주니까 해야죠. (다친 적은 없으세요?) 한번 떨어진 적이 있어요. 재작년에요. 발목에 금이 가서 깁스하고 있었죠.]

20톤 넘는 화물을 싣고 이번에는 충북 단양으로 갑니다.

[유병관/화물차 운전기사 : 깜빡(잠이 드는)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러면 진짜 등골이 오싹하죠. 내가 진짜 지옥을 갈 뻔했구나….]

잠을 쫓는 건 생명과 직결된 문제입니다.

[유병관/화물차 운전기사 : 사탕이랑 껌을 이용하기도 하고 휴게소에 들를 시간이 있 으면 커피 한잔(마시죠.) 운행하면서 제가 밥을 잘 안 먹어요, 배부르면 졸려서.]

안전운임제 적용 대상이 아니라 일감을 줄이면 적정 수익을 맞추기 어렵습니다.

[유병관/화물차 운전기사 : 부대 비용이 승용차의 몇 배예요. 타이어 한 개만 하더라도 보통 30~40만 원, 40~50만 원씩 하거든요. 근데 제 차는 타이어가 22개가 달려 있는 차예요.]

유 씨의 손익계산서입니다.

수입 1천4백만 원으로 많아 보이지만, 기름값 660만 원, 통행료 140만 원, 요소수 등의 교체비, 수수료를 떼면 한 달 수익은 4백만 원 정도입니다.

유 씨는 오늘 하루 충북 제천에서 전남 광양, 다시 충북 단양을 거쳐 충주에서 마지막 짐을 싣고 제천 집 근처에 도착했습니다.

운전은 16시간을 넘겼고 총 운행거리는 850킬로미터였습니다.

이렇게 주 6일, 주당 90시간 일하고 있습니다.

[김성희/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교수 : 시내버스가 이제 조금 정상화됐지만 준공영제를 하면서 이제 가능해진 거죠. 시내버스 사례를 본다면 그런 공적인 시스템 조정 기구를 통해서 운영될 필요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이강 기자lee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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