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넷플릭스 톱100중 K콘텐츠 16개…“외국인이 더 즐겨찾네”

정주원 기자(jnwn@mk.co.kr) 입력 2022. 12. 15. 19:54 수정 2022. 12. 15.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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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OTT 넷플릭스 국가별 연말정산
연간 톱100에 韓콘텐츠 16개로 2위
지난해 10개보다도 늘어 非영어 최다
B급 잔혹물에서 휴먼·사극·예능 확장
전체 회원 10명 중 6명은 K콘텐츠시청
“자막의 장벽 뛰어넘는 가능성 보여줘”
‘지금 우리 학교는’ 스틸컷. 제공| 넷플릭스
지난해 ‘오징어게임’ 신드롬으로 전 세계 주목을 받았던 K콘텐츠 열풍이 올해 더 세졌다. 글로벌 최대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OTT) 넷플릭스의 인기작 ‘톱 100’ 국가별 순위에서 한국은 미국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특히 좀비·공포·범죄 같은 장르뿐 아니라 휴먼드라마부터 사극, 예능까지 다양한 소재와 스토리로 사랑받아 K콘텐츠의 확장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봉준호 감독이 2020년 영화 ‘기생충’으로 미국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을 받고 “1인치 자막의 장벽을 뛰어 넘으면 훨씬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다”는 인상적인 말을 남긴 후 2년여 만에 벌어진 변화인 셈이다.

15일 매일경제가 분석한 글로벌 OTT 시청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의 ‘톱 TV쇼’ 차트에 따르면, 올해 넷플릭스 인기 상위 100개작 중 한국 작품은 16개로 집계됐다. 1위인 미국의 48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숫자다. 비영어권 콘텐츠 중에선 가장 높은 순위다. 지난해 같은 차트에서 한국 작품 수가 ‘오징어게임’(1위) ‘빈센조’(15위)를 비롯해 10개에 그친 데 비해 양적 성장도 이뤘다.

미국과 한국의 뒤를 이어 올해 상위 100개 순위에는 영국과 콜롬비아 각 9개, 스페인 7개, 멕시코 3개, 독일 2개, 아랍에미리트·이탈리아·일본·캐나다·터키·폴란드 각 1개의 작품을 올렸다.

K콘텐츠의 세계적 보편화는 가입자 행태에서도 드러난다. 넷플릭스 자체 통계상 전 세계 2억2300만명(올해 3분기 기준)의 회원 중 60% 이상이 K콘텐츠를 시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넷플릭스 가입자 5명 중 3명은 국적불문 우리나라 콘텐츠를 봤다는 의미다. 특히 한류 강세 지역인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싱가포르를 비롯한 동남아시아에서 K콘텐츠를 시청한 회원 비중은 80% 수준에 달했다.

우리나라 작품 중 가장 높은 순위는 1월에 공개된 좀비 학원물 ‘지금 우리 학교는’(8위·이하 지우학)과 6~8월 방영된 휴먼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10위·이하 우영우)였다. 지우학은 특히 첫 4주 동안 시청된 누적 시간이 5억6000만 시간을 넘겨, 역대 넷플릭스 비영어권 시리즈물 중 4위로 기록됐다.

우영우는 무려 20주 동안 비영어 TV쇼의 글로벌 톱10 리스트에 오르며 장기간 인기를 끌었다. 이는 넷플릭스 사상 최대 흥행작으로 꼽히는 오징어게임과도 동일한 기록이다. 우영우가 자극적인 소재 없이 세계적인 인기를 끈 데에는 각국의 문화와 정서를 고려한 자막과 더빙도 큰 역할을 했다.

이밖에 ‘사내맞선’(14위), ‘환혼’(28위), ‘신사와 아가씨’(30위), ‘스물다섯 스물하나’(43위), ‘작은 아씨들’(48위)를 비롯한 드라마가 인기작으로 꼽혔다. 100위권 밖으로 밀렸지만 ‘서른, 아홉’(103위), ‘소년심판’(106위), ‘나의 해방일지’(110위), ‘안나라수마나라’(122위)도 높은 점수를 얻었다. 플릭스패트롤은 12월 현재 자체 점수 3000점 이상을 기록한 전 세계 총 122개 TV쇼 순위를 제공 중인데, 여기에 한국 작품은 총 21개(17%)다.

이같은 성적은 오징어게임 이후 우리나라 콘텐츠 기획력이 세계 무대의 검증을 통과했다는 의미로, 내년에도 인기 흐름은 계속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콘텐츠미디어산업 전문가인 노가영 작가는 “기생충·오징어게임을 거치면서 아시아인이 나오는 드라마·영화에 대한 거부감이나 진입장벽이 낮아졌다”며 “OTT 시장 개척자인 넷플릭스가 투자를 통해 마련해준 판에서 K콘텐츠가 보기 좋게 해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는 드라마를 넘어 한국식 예능이 세계 시장에 먹힐지도 관심이다. 올해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솔로지옥’(119위)이 국내 예능 중 유일하게 차트에 진입했다. 외딴섬에 남녀가 갇혀 데이트 상대를 찾는 리얼리티 연예 예능으로, 과감한 노출·솔직한 표현 등이 특징이었다.

보통 예능 콘텐츠는 문화권의 코드가 강하게 반영되는 탓에 드라마·영화에 비해서도 장벽을 뛰어넘기 어렵다고 여겨지는데, 솔로지옥은 보편적인 연애 감정과 드라마를 앞세워 좋은 성적을 거뒀다. 다만 이후 국내외에 회자되는 오리지널 예능은 아직 없다. 노 작가는 “최근 K예능이 적은 제작비 대비 큰 인기로 글로벌 OTT 업계의 관심을 받고는 있지만, 성공작을 내려면 국가와 언어를 초월하는 보편적인 기획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소재와 시청 국가의 다양화는 OTT를 통해 소비자 개인이 원하는 콘텐츠를 선택해 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데 따른 필연적 결과”라며 “일원화된 흥행 공식이 아닌 장르와 포맷을 넘는 시도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공=플릭스페트롤, 13일 순위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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