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협 가할까 무섭다”… 한국인 투숙객 오자 전범기 내건 일본 숙소
숙박 공유 플랫폼에 집을 내놓은 한 일본인이 욱일기와 ‘천황폐하만세’ 깃발을 내걸어 논란이 됐다. 당시 숙소에는 한국인이 방문한 상태였다.
15일 일본 여행 커뮤니티 네일동에 올라온 글에 따르면 A씨는 에어비앤비를 통해 도쿄 주조역 근처의 숙소를 예약하고, 지난 7일 일본에 방문했다. A씨가 이날 오전 11시쯤 체크인할 때는 숙소 외부에 별 다른 깃발이 걸려있지 않았다. 그런데 외부 일정을 끝내고 오후 10시쯤 숙소에 돌아오니, 욱일기와 ‘천황폐하만세(天皇陛下萬歲)’ 깃발이 걸려있었다고 한다. A씨가 함께 올린 사진을 보면, 숙소 2층 외부에 전범기와 ‘천황폐하만세’가 적힌 깃발이 눈에 띄게 걸려있다. 각각 깃발의 크기는 난간 높이만하다. 1층 현관문 위쪽에는 ‘호국존황(護國尊皇)’이란 팻말이 걸려있다. 호국존황은 국가를 보호하고 황제를 존귀하게 여긴다는 뜻이다.
A씨는 “2017년 아는 동생과 함께 묵었던 숙소라 다시 예약했던 건데 괜찮겠냐”며 “(주인이) 혐한이라서 저한테 위협을 가하지 않을까 무섭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A씨가 2017년 방문했을 당시 숙소 앞에서 찍은 사진에는 문제의 깃발들이 걸려 있지 않다.
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독일에 나치 깃발이 걸려 있는 것과 같은 것 아니냐” “이건 대놓고 혐한하는 거다” “단순 우익 수준이 아니라 극우파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투숙객이 한국인인 걸 확인한 뒤 고의로 깃발을 건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A씨에게 숙소를 옮길 것을 권했다.
A씨는 결국 추가 비용을 낸 뒤 근처의 다른 호텔을 예약했다. 다음날 숙소 주인에게 찾아가 깃발에 대해 따져 물었을 땐 “외부인 침입을 막기 위해 국기를 달았다”는 황당한 답변이 돌아왔다고 한다. A씨는 “외부인 침입을 막기 위해서라면 도어락이나 비밀번호를 설치해야지 왜 전범기를 달았냐고 물어보긴 했지만, 이야기가 통하지 않아 일을 넘겼다”고 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에어비앤비 측은 해당 숙소의 검색을 차단하고, A씨에게 환불과 교통비 등을 보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에어비앤비에서는 문제의 숙소가 검색되지 않는다.
한편 에어비앤비는 ‘혐오, 괴롭힘, 차별에 맞서 싸우기’라는 커뮤니티 정책을 통해 호스트들에게 악의적이고 모욕적인 성격의 이미지나 물건을 노출하지 말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는 극단주의자 혹은 혐오 집단 등과 연계된 상징이나 로고, 슬로건이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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