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해 시도 김만배 "허위 진술하든지, 내가 사라지든지"... 고강도 수사 압박에 신변 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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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인물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검찰의 고강도 수사에 부담을 느끼고 자해 시도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씨의 돌발행동에 당혹감을 보이면서도 재산 은닉 조력자들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등 계획된 수사를 차질 없이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김씨 주변에선 김씨가 검찰의 강제수사와 측근들 체포에 압박을 받아 자해를 시도했을 개연성이 높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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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 저녁 차량 몰고 떠나... 14일 새벽 자해 시도
검찰 "김씨 압박 목적 아니라 범죄수익 환수 절차"
재산 은닉 조력자들 구속영장 청구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인물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검찰의 고강도 수사에 부담을 느끼고 자해 시도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씨의 돌발행동에 당혹감을 보이면서도 재산 은닉 조력자들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등 계획된 수사를 차질 없이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15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씨는 13일 오후 10시쯤 경기 수원특례시 정자동 소재 주거지에서 나와 자신의 벤츠 차량(SUV)에 올랐다. 재산 은닉 혐의로 검찰이 김씨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한 날이다. 김씨 변호인과 소방당국은 김씨가 14일 새벽 2~4시 차량에서 목과 가슴을 흉기로 서너 차례 찌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김씨의 행적을 복원하며 구체적인 자해 경위를 파악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 차량이 발견된 현장 주변에 폐쇄회로(CC)TV가 없어 김씨의 사고 현장 도착 시각이 정확히 파악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흉기도 차량에서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 측이 김씨가 중간에 버렸다고 했다. 실제 버렸는지, 버렸다면 어디에 버렸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기 수원중부경찰서는 이날 오후 수원시 장안구 율전어린이공원 인근에 주차돼 있던 김씨 차량에 대한 감식에 착수해 차량 내부에서 혈흔 등을 채취했다. 경찰은 유전자 정보(DNA) 감식을 통해 김씨 혈흔이 맞는지 확인할 계획이며, 흉기를 찾기 위한 수색도 이어가기로 했다.
김씨 주변에선 김씨가 검찰의 강제수사와 측근들 체포에 압박을 받아 자해를 시도했을 개연성이 높다고 본다. 김씨의 변호인은 "김씨가 극단적 선택 시도 뒤 20시간이 지나 변호인에게 연락했다고 알려졌으나, 당일 낌새가 이상해 김씨 신변을 걱정한 변호인들이 10번 넘게 먼저 연락해 설득 끝에 만나게 된 것"이라 설명했다. 김씨 변호인은 김씨의 자해 추정 시각으로부터 20시간 정도 지난 14일 오후 9시 53분쯤 경찰과 소방에 신고했다.
검찰이 수사에 협조하지 않는다며 자신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자, 김씨는 최근 신변을 비관하는 말을 지인들에게 자주 했다고 한다. "검찰이 자꾸 뭘 만들어내라고 압박하는데, 허위진술을 하든지, 내가 죽어야 끝이 나겠다. 뭔가를 진술해야 하는데 두렵다"고 토로했다는 것이다.
대학병원에 이송된 김씨는 생명에 지장은 없는 상태다. 김씨는 이송 당시 의사소통이 가능했으며, 출동한 구급대원에게 직접 "내가 스스로 그랬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상처 크기를 1.5㎝ 정도로 보고 있다.
검찰은 자해 시도와 상관없이 수사를 계획대로 이어갈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엄희준)는 이날 화천대유 공동대표 이한성씨와 화천대유 이사 겸 쌍방울그룹 부회장 출신 최우향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김씨 재산 관리를 맡았던 두 사람을 전날 범죄수익은닉 혐의로 체포했다.
검찰은 두 사람이 김씨 주문에 따라 대장동 사업으로 얻은 이익을 수표로 인출해 숨겨 보관하거나 허위 회계처리를 통해 부동산을 차명 매수하는 등 김씨 재산 260억 원 상당을 은닉한 정황을 포착했다. 김씨가 수사기관의 추징 보전이나 압류 등을 피하려 했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검찰은 앞서 김씨 등이 소유한 차명 부동산과 예금반환채권 등 800억 원대 재산을 동결 조치했으며, 법원은 유죄 선고 시 추징 가능한 최대 보전 금액인 4,446억 원을 인용 결정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팀은 부당 이득을 환수하려고 수사하는 것이지, 의도를 갖고 김씨를 압박하려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김영훈 기자 hu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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