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우·월드컵 제친 ‘기후변화’…올해의 검색어 1위 된 이유

김윤주 2022. 12. 15.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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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날’ 즈음 검색량 많아…기상청 ‘초단기 강수 예측’도 관심
초단기 강수 예측, 산불과 가뭄, 유엔기후변화협약까지 기후변화는 구글 검색창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구글코리아가 발표한 ‘올해의 검색어’에서 기후변화가 1위를 차지했다. 심지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카타르 월드컵’을 눌렀다. 언제, 무엇이 궁금했길래 사람들은 구글 검색창에 ‘기후변화’를 쳤을까?

먼저 구글의 ‘올해의 검색어’ 제도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구글코리아는 지난 7일 뉴스 및 사회, 인물, 스포츠 등 8개 부문과 종합 부문의 ‘2022 올해의 검색어’를 상위 10위까지 발표했다. 국내 종합 1위는 기후변화였다. 올해의 검색어는 ‘지난해에 견줘 올해 검색 트래픽이 가장 많이 증가한 순’으로 선정한다. 절대적인 검색량이 아니라는 얘기다. 하지만, 기후변화 검색량이 급증했다는 것은 올해 들어 기후변화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찾아본 사람이 늘었다는 뜻이다.

구글코리아 “지구의 날에 검색량 많았다”

기후변화 검색어가 늘어난 원인에 대해 구글코리아는 “‘지구의 날’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환경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구글 검색어 동향을 살펴볼 수 있는 구글 트렌드 누리집을 보니, 올해 구글에서 기후변화 검색량이 가장 많았던 주는 지구의 날인 4월22일이 포함된 4월17일부터 4월23일까지였다. 매해 지구의 날에는 밤 8시부터 10분간 공공기관 등 전국 각지의 건물에서 불을 끄는 소등 행사가 진행된다. 올해 남산서울타워와 수원 화성, 부산 광안대교 등 지역 상징물에서도 10분간 불이 꺼졌다. 구글 트렌드는 시간 흐름에 따른 검색어에 대한 관심도 변화를 그래프로 나타내는데, 그래프에서 이 기간 ‘기후변화’의 수치는 검색 빈도가 가장 높은 검색어를 뜻하는 수치인 100으로 나타났다.

구글코리아 올해의 검색어 국내 종합. 구글코리아 제공

기상청 ‘초단기 강수 예측’에도 큰 관심

기후변화를 검색한 이용자들이 함께 검색한 ‘관련 검색어’로는 기후변화 원인, 기후변화 영향, 기후변화 대응, 기후변화 해결방안 등 원인과 현황, 대응책 등에 대한 내용이 많았다. 탄소중립, 지구온난화 등 관련 용어나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6차 보고서, 몬트리올 의정서 등 관련 국제협약과 보고서 등도 있었다.

이상기후 현상이나 기후재난 등과 관련한 검색어도 올해의 검색어에 올랐다. 올해의 검색어 종합순위 2위에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4위에는 2022 피파(FIFA) 카타르 월드컵 등이 오른 가운데 ‘초단기 강수 예측’이 3위에 자리 잡았다. 기상청이 제공하는 초단기 강수 예측은 현재 이용자의 위치를 중심으로 6시간 정도 뒤까지 예측 강수량을 보여주는 서비스다. 초단기 강수 예측은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115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지난 8월8일을 포함하는 8월7일부터 8월13일까지 가장 많이 검색됐다. 지난 9월6일 한반도에 상륙한 태풍 힌남노는 뉴스 및 사회 부문 6위에 올랐다.

‘산불’과 ‘가뭄’ 6월에 관심도 최고

올해의 검색어에 오르진 않았지만, 산불과 가뭄도 각각 지난 3월 울진 산불 직후와 6개월 누적 강수량이 평년의 절반 수준이었던 지난 6월 중순 검색어에 대한 관심도 수치가 100을 기록했다. 특히 가뭄을 검색한 이용자들은 기후위기와 지구온난화를 함께 검색했다.

전문가들은 시민들이 올해 집중적으로 발생한 이상기후 현상과 기후재난을 겪고 기후변화에 대해 더 관심을 갖게 된 것이라고 분석한다. 15일 권우현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국 활동가는 “올해 폭우, 강한 태풍, 울진 산불 등 기후재난이 국내에서 예년보다 빈번하고 충격적인 형태로 일어났다. 이를 겪은 시민들이 기상이변의 본질이 기후변화라는 것을 체감하고 기후변화에 대해 더 많이 검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미경 환경재단 대표는 “이 데이터는 이상기후를 계기로 기후변화에 대해 궁금해하는 시민이 늘었음을 보여준다”며 “실제로 올해 재단에서 진행한 환경 캠페인에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특히 8월 폭우 전후로 진행했던 캠페인에 참가자가 예상보다 많이 모였다”고 말했다.

초단기 강수 예측, 산불과 가뭄, 유엔기후변화협약까지 기후변화는 구글 검색창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후변화가 우리들의 일상을 바꾸고 있다는 얘기다. 이미경 대표는 “한편으로 시민들의 기후 감수성이 높아진 데 견줘 공교육 등 공공에서는 기후변화에 대해 충분히 접할 수 없음을 보여주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며 “기후변화에 대한 시민의 관심이 늘어난 만큼 정부나 기업도 기후변화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윤주 기자 k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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