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이 ‘30조원 적자’ 내는 진짜 이유

김정수 2022. 12. 15.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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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경제 자문기관인 영국의 케임브리지 이코노메트릭스가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한국전력의 재무 위기를 재생에너지 확대로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하는 보고서를 냈다.

이 기관은 15일 발표한 '화석연료 가격 변동과 한국의 인플레이션' 보고서에서 "한국은 현재 설치된 재생에너지 용량에서 경쟁국들에 훨씬 뒤처져 있고 신규 용량 건설 계획도 보수적이어서 화석연료 가격 변동으로 받는 충격이 더 크다"며 "재생에너지를 확대해 나간다면 이런 변동성에 대한 노출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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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와기후]영국 국제경제 자문기관
“재생에너지 늘려야 화석연료 가격 변동성에 강해져”
전남 영광군 백수읍 영광풍력 발전단지. 영국의 국제경제 자문기관인 케임브리지 이코노메트릭스는 15일 국제 발전연료비 급등에 따른 한전 위기의 근본 해결책으로 재생에너지 확대를 조언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합뉴스

국제경제 자문기관인 영국의 케임브리지 이코노메트릭스가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한국전력의 재무 위기를 재생에너지 확대로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하는 보고서를 냈다.

이 기관은 15일 발표한 ‘화석연료 가격 변동과 한국의 인플레이션’ 보고서에서 “한국은 현재 설치된 재생에너지 용량에서 경쟁국들에 훨씬 뒤처져 있고 신규 용량 건설 계획도 보수적이어서 화석연료 가격 변동으로 받는 충격이 더 크다”며 “재생에너지를 확대해 나간다면 이런 변동성에 대한 노출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기관은 운송, 산업, 난방 부문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전기화하면서 재생에너지 보급을 늘리는 것이 한전 뿐 아니라 한국 경제의 부담을 덜고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한국전력은 급등한 발전연료비를 전기요금에 반영하지 못해 원가 이하로 전기를 공급하면서 올해말까지 30조원대의 영업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전은 이런 영업 손실에 따른 자금난을 주로 회사채를 발행해 조달한 자금으로 넘겨 오고 있다.

하지만 올해 결산이 반영되는 내년 3월 이후에는 회사채 발행액이 자본금과 적립금을 합한 금액의 2배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한 한국전력공사법(한전법)에 따라 이런 자금 조달 길도 막히게 된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 한전법을 개정해 회사채 발행한도를 최대 6배까지 늘리는 방안을 놓고 논란을 벌이고 있다.

보고서는 “휘발유, 가스, 경유의 가격 상승이 올해 한국의 인플레이션에 큰 영향을 미쳐 연간 물가 상승률의 4분의 1을 차지했지만, 전력 소매가격에는 요금 규제로 에너지 가격 상승이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이에 따른 한전의 막대한 재정 손실은 결국 국가가 떠안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한국을 국제 화석연료 가격 변동에 취약하게 만드는 주요 구조적 원인으로 전력 시장 구조를 꼽았다. 연료비나 온실가스 배출과 상관없이 발전사들에게 고정된 원가를 보장하면서 전력 소매를 한전이 독점하는 구조가 수입 화석연료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계속 유지하게 만든다는 설명이다.

케임브리지 이코노메트릭스는 한국에서 화석연료 수입을 대체할 재생에너지 보급 속도가 선진국들보다 느린 주요 이유를 정부 정책에서 찾았다. 보고서는 “과중한 인허가 절차가 한국의 재생에너지 생애주기 비용의 약 23%를 차지한다”며 “이것이 한국의 높은 신규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비용이 상당한 규제 부담과 복잡한 절차에서 기인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복잡한 인허가 절차와 행정 요건을 요구하면서 사업에 따른 위험 대부분을 민간이 감당하게 만들어 재생에너지 보급 비용을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 저자 칼 하이메만은 “재생에너지 투자 장벽을 없애고 한전 독점 구조를 바꾸는 것이 화석연료 가격 변동에 대한 한전의 취약성을 보완하는 올바른 정책 방안이며, 한전 뿐만 아니라 한전 고객과 한국 경제 전체에 필요하다”며 “이는 연료비가 필요 없는 풍력과 태양 에너지 확대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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