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이태원’ 고교생에 한 총리 “본인이 치료 생각 강했다면 좋았을 걸”

구민주 기자 2022. 12. 15.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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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 이태원 참사 생존자인 10대 고등학생 A군이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것에 대해 한덕수 국무총리는 "가슴 아픈 일"이라면서도 "(정부의) 지원 부족 문제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총리는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A군에 대해 "본인이 필요에 따른 치료를 받겠다는 생각이 더 강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지원센터에 충분히 어려움을 제기했다면 더 적극적으로 할 수 있었을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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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선택한 10대 생존자 유족 “1회 15~20분 상담, 지원 깊게 이뤄졌다면…”
15일 한덕수 국무총리 기자간담회서 “지원 부족 문제는 없었을 것”
의사회 “생존자들 PTSD 관리 강화해야” 입장문 발표

(시사저널=구민주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가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출입기자들과 만나 간담회를 갖고 있다. ⓒ연합뉴스

10·29 이태원 참사 생존자인 10대 고등학생 A군이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것에 대해 한덕수 국무총리는 "가슴 아픈 일"이라면서도 "(정부의) 지원 부족 문제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정부의 부족한 심리 상담 지원을 언급한 유족의 말과 대치된다는 점에서, 정부의 생존자 지원 상황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참사를 겪은 A군은 지난 12일 서울 마포구의 한 숙박업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군은 참사 당시 가장 친한 친구 두 명과 함께 이태원을 찾았다가 홀로 살아남았다. 이후 심리 상담을 받고 학업에 더욱 열중하며 일상 회복에 힘썼지만 결국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하고 세상을 등졌다.

한 총리는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A군에 대해 "본인이 필요에 따른 치료를 받겠다는 생각이 더 강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지원센터에 충분히 어려움을 제기했다면 더 적극적으로 할 수 있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한 총리는 A군의 극단적 선택이 참사 관련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의 때이른 해산과 지원 부족 때문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그렇게 단정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기본적인 방침은 본인이 치료를 받고 싶어하고, 의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도와야 한다는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하지만 이러한 한 총리의 주장과 달리, A군의 부모는 부실했던 정부의 심리 상담 지원에 대해 지적했다. A군의 어머니는 전날 MBC와의 인터뷰에서 "(생전 A군이) 1회 15분~20분 정도의 진료를 5번 정도 받았다"며 "심리 상담이 깊게 이뤄졌다면 (정확한 상황을) 알 수 있었을 것"이라고 한탄했다. 정부 심리 지원 대상이었던 A군의 상담은 한 번에 20분을 채 넘기기 어려웠고, 그마저도 주 1회 이상 받기 어려웠다는 얘기다.

정부는 참사 발생 약 한 달째인 지난 2일 재난대응기구인 중대본을 공식 해체했다. 참사 희생자 유가족과 생존자에 대한 지원과 돌봄이 여전히 필요한 시기에 서둘러 해체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졌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중대본이 약 7개월 간 운영됐던 것과 비교했을 때 지나치게 짧았다는 지적이다.

15일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는 '금쪽같은 귀한 생명, 더 이상 잃지 않기를'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이태원 참사 생존자들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고위험군"이라며 심리 방역을 지속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의사회는 "'그때 거기 있지 말 것을'이라는 후회로 인한 우울감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타인의 비난이 가해지면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나치게 선정적이거나 구체적인 언론 보도와 참사 희생자와 유족들을 비난하는 악성 댓글 등을 의미한다. A군의 어머니는 MBC와의 인터뷰에서 "아들이 11월 중순경, 죽은 친구들을 모욕하는 댓글을 보며 굉장히 화를 많이 냈고, 이를 울면서 이야기한 적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 총리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총리실은 간담회 이후 별도의 설명자료를 통해 "한 총리의 해당 발언은 안타까운 마음의 표현일 뿐 비극의 책임을 개인에게 돌리거나 국가의 책무를 벗으려는 의도가 아니었다"며 "한 총리는 이러한 안타까운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정부다 더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상담 전화 ☎1393, 정신건강상담 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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