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도 클리토리스 있다는 사실, 왜 이렇게 늦게 발견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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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컷 뱀도 포유류와 마찬가지로 생식기에 클리토리스(음핵)가 있다는 사실이 자세한 해부학적 연구로 밝혀졌다.
연구자들은 "뱀의 클리토리스는 짝짓기 의식과 교미 동안 암컷에게 자극을 주어 더 길고 잦은 교미를 하게 이끌고 이는 번식 성공률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논문에 적었다.
암컷 해부구조에 눈을 감으려는 문화적 태도는 "도마뱀의 클리토리스가 암컷이 아닌 수컷에게 자극을 주기 위한 기관이라는 한 연구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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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컷 생식기 연구에 눈감은 학계 관행이 무지와 지체 낳아

암컷 뱀도 포유류와 마찬가지로 생식기에 클리토리스(음핵)가 있다는 사실이 자세한 해부학적 연구로 밝혀졌다. 이런 뒤늦은 발견은 생물종을 불문하고 남성에 견줘 여성의 생식기관에 대해 우리가 얼마나 모르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연구자들은 주장했다.
메간 폴웰 오스트레일리아 애들레이드대 박사과정생 등 국제연구진은 15일 과학저널 ‘왕립학회보 비’에 실린 논문에서 “뱀의 클리토리스에 대한 해부학적 첫 증거를 제시한다”고 밝혔다.
클리토리스는 모든 포유류와 도마뱀, 일부 새에서 확인됐다. 그러나 뱀에서 해당 기관은 이제까지 냄새샘이나 미발달 페니스 혹은 간성의 페니스로 간주해 왔다. 폴웰은 이 대학 보도자료에서 “이번 연구는 뱀의 클리토리스는 없거나 기능을 하지 않는다는 학계의 오랜 가설을 깨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자들은 호주 고유종 살무사인 데스 애더를 비롯해 뱀, 비단뱀, 코브라, 살무사 등 4개 과 9종의 뱀을 해부해 클리토리스의 존재를 확인했다. 꼬리 아래 피부 속에 숨겨진 이 기관은 두 갈래로 나뉜 삼각형 구조였는데 종에 따라 0.2㎝∼3㎝ 크기로 형태가 다양했다. 연구자들은 “이렇게 다양하게 진화했다는 것은 쓸모가 있는 기관임을 보여준다”고 논문에서 밝혔다.
연구에 참여한 이 대학 케이트 샌더스 교수는 “뱀 클리토리스는 심장 모양인데 신경 다발과 함께 발기 조직에 걸맞은 적혈구 세포가 들어있다”며 “짝짓기 도중 (혈액에 의해) 팽창하면 자극이 일어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사실은 뱀의 짝짓기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샌더스 교수는 “이제까지 뱀은 수컷이 강압적으로 교미한다고 알려졌지만 암컷의 자극과 유혹이 중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자들은 “뱀의 클리토리스는 짝짓기 의식과 교미 동안 암컷에게 자극을 주어 더 길고 잦은 교미를 하게 이끌고 이는 번식 성공률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논문에 적었다. 많은 뱀에서 짝짓기 때 꼬리로 서로 감고 비비는 행동이 관찰되는 것도 클리토리스 자극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왜 이런 기본적인 생식기관이 이제야 발견됐을까. 폴웰은 “모든 생물종에서 암컷의 생식기에 관한 연구는 유감스럽게 아직도 터부로 취급된다”고 말했다.
암컷 해부구조에 눈을 감으려는 문화적 태도는 “도마뱀의 클리토리스가 암컷이 아닌 수컷에게 자극을 주기 위한 기관이라는 한 연구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사람 클리토리스의 해부학적 전모가 밝혀진 것도 인간이 달에 착륙한 지 30년이 다 된 1998년이었다.
인용 논문: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DOI: 10.1098/rspb.2022.1702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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