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동조 기계' 소셜미디어에 맞서 내 시간표 지키려면

심영구 기자 2022. 12. 15. 10:0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스페퍼민트 NewsPeppermint

"한국에는 없지만, 한국인에게 필요한 뉴스"를 엄선해 전하는 외신 큐레이션 매체 '뉴스페퍼민트'입니다. 뉴스페퍼민트는 스프에서 뉴욕타임스 칼럼을 번역하고, 그 배경과 맥락에 관한 자세한 해설을 함께 제공합니다. 그동안 미국을 비롯해 한국 밖의 사건, 소식, 논의를 열심히 읽고 풀어 전달해 온 경험을 살려, 먼 곳에서 일어난 일이라도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도록 부지런히 글을 쓰겠습니다.

 
트위터는 한때 한물간 서비스 취급을 받았습니다. 과거 트위터를 통해 일상을 낱낱이 보고하며 수십만의 팔로워를 자랑하던 인플루언서들 중 적잖은 사람이 다른 소셜미디어로 옮겨갔고, 이제 특정한 취향을 가진 이들만 트위터에 남아 있는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2022년, 다시 트위터는 사람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오늘날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인인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했기 때문입니다.
[ https://premium.sbs.co.kr/article/MBHvcnTWQL ]
트위터에는 트위터만의 독특한 특징이 몇 가지 있습니다. 가장 분명한 특징은 (이제는 제한이 풀린) 140자라는 글자 수 제한입니다. 트위터는 간결한 표현을 요구합니다. 사람들은 짧은 글 안에 결론을 말해야 하므로, 좀 더 쉽게 어떤 의견에 동의하거나 반대하는 뜻을 밝히게 됐습니다. 트위터는 자신이 관심을 가진 어떤 인물이나 계정이든 팔로우할 수 있으며, 상대의 트윗을 나의 팔로워들에게 리트윗을 통해 알릴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트위터는 하나의 의견이 수많은 사람에게 가장 빠르게 전달되는 매체가 되었습니다. 또한, 누구나 상대의 트윗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댓글로 달 수 있으며, 이 댓글 역시 수많은 이들에게 그대로 전달됩니다.
 

분노 생산 기계? 집중력 앗아가는 '트인낭'?

그러나 바로 이런 특성 때문에 소셜미디어의 부정적 영향을 이야기할 때 트위터는 빠지지 않고 등장합니다. 서로를 존중하는 가운데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펼치며, 대화와 논리적 토론으로 진실을 찾고 합의를 구하는 공간이 있다면 이는 온라인 세상의 이상향이겠죠. 그러나 우리가 아는 소셜미디어는 자신과 의견이 다른 이를 집단으로 공격하고 상대를 비방하고 경멸하는 공간이 되었으며, 또 자신들에게 유리한 가짜뉴스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공간으로 전락했습니다. 그 대표 격인 트위터가 비판을 피해 가긴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미국의 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는 트위터를 "분노 생산 기계"라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 https://newspeppermint.com/2020/04/02/m-social1/ ]

트위터의 문제는 또 있습니다. 오늘날 스마트폰은 사람들의 주의(attention)를 끝없이 요구하며, 이는 사람들의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기억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트위터는 시시각각 새로운 뉴스를 보내며 다른 그 뉴스피드의 좋아요와 리트윗, 댓글을 계속 알려주는 방식으로 우리의 주의를 앗아가는 대표적인 소셜미디어입니다.

축구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 감독인 알렉스 퍼거슨은 "트위터는 인생의 낭비"라고 말했었죠. 선수들이 다음 경기에, 축구 자체에 집중하지 못하는 걸 안타까워하며 한 말이지만, 누군가 잘못된 트윗으로 필화를 겪을 때나 트위터의 부작용이 나타날 때마다 노장의 통찰은 '의문의 1승'을 올리곤 했습니다.
[ https://www.telegraph.co.uk/sport/football/teams/manchester-united/8525859/Twitter-is-a-waste-of-time-says-Manchester-United-manager-Sir-Alex-Ferguson.html ]

지난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 법(How to do nothing; Resisting the Economy)"을 출간한 제니 오델은
[ http://www.yes24.com/Product/Goods/105361448 ]12월 8일 올린 칼럼(뉴스페퍼민트 번역)
[ https://premium.sbs.co.kr/article/mOgR8UByGC ]
을 통해 트위터가 가진 이런 문제를 새로운 관점에서 조망했습니다.
 

트위터의 시간표를 따르게 되는 '동조'

오델은 한쪽이 다른 쪽의 주기를 따라가게 되는 동조(entrainment)라는 개념을 이용해 트위터의 문제점을 지적합니다. 트위터에서는 새로운 사건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분노가 빠르게 증폭되며 이런 트위터의 빠른 리듬에 따라가다 우리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리듬을 잃게 된다는 것입니다. 오델은 심지어 자신이 트위터를 한창 하던 시기에 그 속에서 시간이 더 빨리 흐르는 것 같았으며, 현실 시간에의 적응이 어려웠다고 말합니다.

오델은 이 동조가 부르는 부정적 영향을 설명하기 위해 한 가지를 더 이야기합니다. 예를 들어 아침 9시까지 출근해야 하는 사람은 아침 9시부터 자유를 잃는 것이 아닙니다. 한두 시간 전 출근을 위해 집을 나서기 전부터 이미 자유를 잃고 있으며, 그 전날 밤, 다음 날 아침 알람을 맞출 때부터 이미 심리적으로 내일 출근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까다로운 상사가 시도 때도 없이 하는 연락을 기다려야 하는 부하직원은 사실상 24시간 자유가 없는 것과 같습니다. 이는 동조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동안은 말할 것도 없고, 이를 사용하지 않는 동안에도 우리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뜻입니다. 동조는 권력관계를 의미하며, 우리를 급히 움직이게 하거나 기약 없이 기다리게 만듭니다.

**'보러가기' 버튼이 눌리지 않으면 해당 주소를 주소창에 옮겨 붙여서 보세요.
[ https://premium.sbs.co.kr/article/NrUf38snLE ]

심영구 기자so5what@sbs.co.kr

Copyright ©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