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프리즘] 우주경제 강국 도약을 향해

2022. 12. 14.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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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30년 숙원 ‘우주청’ 2023년 설립
달·화성 탐사 등 영역 확장 계획
산업체·연구원 안정적 연구 몰두
청소년들에 과학기술자 꿈 심게해

11월28일 윤석열 대통령이 우주항공청(우주청) 설립과 장기 우주개발에 대한 ‘미래우주경제 로드맵’을 발표하였다. 우주청은 내년 말까지 설립해 2032년에는 새로운 우리 발사체를 개발하여 달에 착륙선을 보내고 광복 100주년인 2045년에는 화성에 태극기를 단 탐사선을 보내겠다는 야심 찬 계획이다. 그리고 우주위원회 위원장을 대통령이 맡아 우주정책을 직접 챙기겠다는 계획도 발표하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1월28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미래 우주경제 로드맵 선포식’에서 우주개발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해당 로드맵에는 대한민국이 2045년까지 우주경제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정책 방향이 담겼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11월28일은 국내 우주개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날이다. 2002년 11월28일에는 우리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첫 액체추진제 과학 로켓 KSR-3를 성공적으로 발사하였다. 2018년 11월28일은 국산 우주발사체인 누리호 시험발사체가 성공적으로 비행한 날이다. 이런 뜻깊은 날 우리나라의 장기 우주개발 로드맵을 대통령이 직접 발표한 것도 우연의 일치는 아닌 것 같다. 그동안 우주청의 필요성과 설립에 관한 주장은 주로 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과 관련 학계에서 나왔다.

항우연에서 평생 로켓 분야를 연구하면서 현재 진행하고 있는 개발사업이 끝날 때가 되면 다음 사업을 연속해서 잘하게 될지가 가장 큰 걱정이었다. 물론 진행하고 있는 로켓 개발사업을 성공적으로 잘 마무리해야 그나마 다음 사업도 기대할 수 있었다. 6월21일 누리호가 성공적으로 잘 발사되었으니 2조원이 넘는 차세대 우주발사체 개발사업이 최근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고 우주청 설립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월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영상회의실에서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으로부터 누리호(KSLV-Ⅱ) 2차 발사가 성공했다는 보고를 받은 뒤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우주청이 설립되면 앞으로 국내 항공우주개발은 먼 미래를 내다보고 더 안정적으로 진행될 것 같다. 항우연 연구원들도 지금보다는 좀 더 안정적으로 연구에 몰두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는 참여하는 프로젝트가 없으면 할 일도 없고 봉급도 제대로 받을 수 없는 상태였다. 왜냐하면, 연구원 봉급의 상당 부분이 연구개발(R&D) 프로젝트 인건비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정부 출연 연구소 사정을 잘 모르는 일반 국민이 볼 때는 아주 안정적인 직장처럼 생각할 수 있지만, 실은 연구과제가 없으면 실업자가 되는 곳이 바로 정부 출연 연구소이다. 다른 연구소는 그나마 일반 기업으로부터 받는 연구과제도 있어 다행이지만, 항공우주산업이 취약한 국내의 경우 항공우주 관련 기업으로부터 받는 연구과제가 거의 없다. 우주청이 장기적인 항공우주개발 계획을 세우고 예산을 확보하여 추진한다면 연구원들도 연구비 걱정 없이 연구에만 몰두할 수 있는 바람직한 상태가 될 것이다.

우주발사체 R&D처럼 대형 과제의 경우 시작할 때 몇 년간은 연구비가 적게 편성된다. 특히 사업을 시작할 때는 설계 위주로 진행되기 때문에 하드웨어(HW)를 제작하는 산업체에 갈 예산이 거의 없다. 이러한 이유로 항우연의 우주발사체 제작에 참여하는 산업체들은 초기 몇 년간은 HW 제작비를 받지 못한다. 이럴 때 로켓 부품의 품질에 문제가 생기고 산업체가 도산할 수도 있어 큰 걱정거리였다. 우주청이 발족하면 지금보다 좀 더 다양한 계획이 마련되어 우주개발에 참여하는 산업체가 더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을 것이다. 항공우주산업이 활성화하면 국제경쟁력도 생기고 참여 기업이 늘어나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력도 커질 것이며, 청년들을 위한 좋은 일자리가 많이 생기게 되는 점도 긍정적인 면이다.

채연석 전 항공우주연구원장
또 다른 긍정적인 면은 청소년들에게 미래에 도전할 꿈과 목표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미국의 아폴로 프로그램을 보면서 자란 청소년들이 세계 각국의 우주개발 주역이 되었던 것처럼 지금 누리호 발사와 다누리호의 달 탐사를 보면서 자란 청소년들이 2045년 화성 탐사의 주인공이 될 뿐만 아니라 국가를 이끌 훌륭한 과학기술자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항우연 설립 이후 30년을 학수고대한 우주청 설립이다.

장기 항공우주개발 계획을 세워 대통령과 함께 많은 예산을 확보, 항공우주산업을 활성화하며 청소년들이 미래의 과학기술자를 꿈꾸게 돕는 것이 국가의 미래를 위한 최선의 방책이라 생각하며, 하루빨리 우주청이 설립되기를 국민과 함께 응원한다.

채연석 전 항공우주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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