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고교 감독 출신 ‘단장 내정설’ 결국 사실로…SSG의 ‘선전포고’식 인사

김은진 기자 2022. 12. 14.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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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선규 단장 석연찮은 사퇴 이틀 뒤
낙하산 논란 김성용 단장 전격 발표
정용진 구단주 팬들 항의댓글 차단

프로야구 SSG가 14일 김성용 퓨처스 R&D센터장(52·사진)을 신임 단장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한 뒤 큰 후폭풍을 맞고 있다.

2022시즌 KBO리그 통합우승팀 SSG는 지난 12일 전임 류선규 단장이 석연찮게 사퇴한 사실이 알려졌다. 당초 13일 오전 신임 단장을 발표하려던 SSG는 하루 늦춰 14일 오전 7시45분 기습적으로 신임 단장을 발표했다.

김성용 신임 단장은 SSG가 후임 단장으로 내정해놨다고 일찍이 소문이 돌던 주인공이다. 1997년부터 야탑고 야구부 창단 감독으로 24년을 몸담은 뒤 지난해 11월 SSG가 신설한 퓨처스 R&D센터장으로 영입됐다. 그리고 프로야구 입성 1년 만에 단장으로 승격했다.

SSG 구단은 “김 신임 단장이 선수단과 원활한 의사소통으로 선수 중심의 사고, 선수 주도 성장, 선수별 맞춤형 육성 전략을 통해 1군 선수로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정립해 올해 SSG가 우승하는 데 기여했다”며 “매년 우승권 전력을 유지할 수 있는 팀이 되기 위해 팀 빌딩의 이해도가 높고 이를 현장에 체계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김 센터장을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24년간 고교야구 감독만 했더라도 SSG 설명대로 진짜 능력자라면 단시간에 프로야구단장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신임 단장은 능력을 검증해보기도 전에 구단주 인맥 ‘비선’을 통한 낙하산 인사라는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동안 SSG는 정용진 구단주와 친분 있는 한 외부 인사의 지속적인 개입으로 눈총을 받아왔다. 김성용 신임 단장은 이 인사와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퓨처스 R&D센터장으로 SSG에 입성한 것도 그 입김이 작용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 뒤 후임 단장이 될 거라는 소문이 났다.

SSG는 지난해 2월 SK 와이번스를 인수해 재창단하면서 야구계에 입성했다. 올해 우승과 함께 정용진 구단주의 애정과 과감한 투자가 결실을 맺었다고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전면에 나서기 좋아하는 구단주의 모습에 늘 ‘구단주 야구’의 위험성에 대한 지적이 뒤따랐다. 소셜미디어로 소통하기 좋아하던 정용진 구단주는 이번 인사에 항의하는 팬들의 댓글을 차단하며 불통으로 돌아섰다. SSG 일부 팬들은 15일부터 신세계백화점 본점 등에서 트럭 시위를 하겠다고 예고했다.

한편 SSG 구단은 논란이 거세지자 이날 오후 민경삼 대표이사 명의로 낸 입장문에서 “정상적인 의사결정 과정과 의견 수렴을 거쳐 미래를 위한 적임자를 선임했다”며 “일부에서 제기하는 ‘비선 실세’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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