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확대 기조…사용후핵연료 처리 고심
[KBS 부산] [앵커]
기존 대형 원전의 100분의 1 크기인 소형 모듈 원전인 SMR 개발에 전 세계가 뛰어들고 있습니다.
또 유럽연합이 원전을 친환경 에너지로 분류하는 등 원전 가동을 확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데요.
이런 기조 속에서도 사용후핵연료 처리 방안은 여전히 안갯속입니다.
박선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미국 최대 석탄생산지인 와이오밍주.
빌 게이츠는 오래된 석탄 화력발전소를 없애고, 이곳에 1조 원이 넘는 돈을 투입해 2030년 가동을 목표로 소형 모듈 원전인 SMR 건설에 나섰습니다.
기존 원전은 증기 발생기나 냉각재 펌프 등 주요 설비를 따로 설치하지만 SMR은 하나의 용기에 담아 그 크기가 100분의 1로 줄어듭니다
하지만 사용후핵연료는 여전히 발생합니다.
오히려 더 많이 나온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린제이 크랄/스탠퍼드대학교 지질학박사 : "(SMR 3개 모델을 연구한 결과) 생성된 에너지 단위당 2배에서 30배나 많은 핵폐기물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유럽연합은 원전을 친환경 에너지에 포함하는 EU 택소노미를 지난 7월 채택했습니다.
프랑스 등 여러 EU 국가들이 원전 확대 가동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
단 사용후핵연료 영구처분장을 확보해야 한다는 조건을 걸었습니다.
[윤종일/카이스트 원자력및양자공학과 교수 : "그래서 전 세계적으로 사용후핵연료 문제를 해결해야지만 원전을 지속적으로 이용가능하다라고 동의를 하는 그런 부분들이죠."]
사용후핵연료를 다시 원전의 연료로 사용하는 연구도 진행 중입니다.
우리나라도 준비 중인 '파이로 프로세싱'.
사용후핵연료의 95%를 추출해 재사용하는 기술입니다.
[류재수/한국원자력연구원 핵주기공정연구부장 : "파이로 프로세싱은 (사용후핵연료) 직접 처분이 예를 들어 여의도 면적이 필요하다면 여의도 면적의 한 20분의 1 정도로 줄일 수 있는 그런 획기적인 기술이라고 볼 수 가 있겠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한미원자력협정에 따라 이 기술의 핵심인 플루토늄 추출이 불가능합니다.
또 안전성도 담보할 수 없습니다.
[강정민/전 원자력안전위원장 : "그리고 거기서 발생한 고준위 폐기물은 지하 영구처분장에서 사용후핵연료처럼 똑같이 처분해야됩니다."]
지난 70년간 세계 각국에서 가동한 원전은 모두 6백여 기.
무더기로 쌓이는 사용후핵연료를 뒤로 한 채, 첨단 원전 개발에만 급급하면 결국 이 난제는 미래 세대가 짊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박선자 기자 (psj3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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