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대거나 단추 잘 못채운다면... 내 몸의 파일럿 ‘소뇌’가 문제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2022. 12. 14.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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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능력·몸의 균형을 조종하는 파일럿 ‘소뇌’
“균형 감각 키우고 싶다면… 소뇌를 단련해보세요”

그동안 소뇌(小腦)에 대한 관심이 작았다. 뇌 기능을 좋게 하는 운동이나 학습을 한다면, 대개 인지 기능을 개선하는 대뇌 자극에 집중한다. 어지럼증이나 낙상 사고를 예방한다며 흔히 하체 근육 강화에 몰두한다. 하지만 운동 능력과 균형감을 관할하여 현기증과 넘어짐을 막아주는 곳은 소뇌다. 나이 들수록 소뇌 기능이 떨어지는데, 그러면 쉽게 어지럼을 느끼고 균형을 잃는다. 이에 고령사회 일본은 ’소뇌력을 키우자’는 건강 캠페인을 벌인다. 최근 NHK 방송은 소뇌력 특집을 내보내 화제를 모았다.

기억은 뇌의 다양한 영역에서 처리되고 저장된다. 사람과 사물·장소·사실·사건에 대한 기억은 단기적으로 전전두엽피질(왼쪽 끝 초록색 부분)에 저장된 뒤, 해마(주황색)에서 장기 기억으로 변환된 다음, 관련 감각들을 관장하는 피질에 저장된다. 운동기억(연두색), 체감각기억과 청각기억(노란색), 시각기억(오른쪽 끝 파란색)은 각각의 피질 부위에, 솜씨와 습관 등의 기억은 소뇌(보라색)에 저장된다./정인성 기자

◇소뇌가 살아야 균형 잡혀

소뇌는 운동 능력과 균형 기능을 담당한다. 흔히 사람 몸을 비행기에 비유하는데, 소뇌는 몸 중심 기체와 팔다리에 해당하는 좌우 날개를 조종하는 파일럿 역할을 한다. 시각, 평형 감각, 위치 감각 등 신체 여러 부위서 올라오는 감각 정보와 근육의 운동 정보를 통합하고 조절한다.

이에 소뇌 기능이 떨어지면 균형감이 감소하고 손가락 움직임 등 미세 운동 능력이 저하된다. 김양수(희연병원 원장) 재활의학과 전문의는 “나이 들어 소뇌 기능이 떨어져도 대뇌 손상처럼 근력 마비나 경직이 나타나지 않고, 근력도 크게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며 “균형감 저하로 똑바로 걷지 못하거나, 옷 단추 여미는 것처럼 미세 조절 능력이 떨어지면 소뇌 기능 저하를 의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뇌 기능을 간단히 살펴보는 테스트가 있다. 양발을 일렬로 붙여 서있기다. 한 발의 발가락 앞에 다른 발의 뒤꿈치를 붙여 양 다리가 일직선이 되도록 선다. 팔짱을 끼고 눈을 감은 상태서 그 자세로 얼마나 오래 서 있는지 재는 검사다. 20초를 버티면 소뇌 기능이 정상이라고 본다. 테스트 도중 넘어질 수 있으므로 주변 바닥에 물건이 없는 곳에서 해야 하고, 자세 유지가 힘들다 싶으면 바로 눈을 뜨고 멈춰야 한다. 시간을 재주고 넘어질 우려가 있을 때 옆에서 잡아주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소뇌를 훈련시키자

눈을 감고도 손가락 끝으로 코끝을 쉽게 만질 수 있는 것은 소뇌 덕이다. 소뇌는 시각과 손동작의 정밀한 연동을 조종하기에 눈과 손 연계 동작으로 소뇌를 훈련시킬 수 있다. 눈동자 좌우로 돌리기가 도움 된다. 양손을 어깨 넓이로 벌려서 올린 후, 엄지를 세운다. 얼굴을 고정한 채 눈동자를 최대한 빨리 돌려 시선이 양손 엄지를 왔다 갔다 하게 한다.

눈동자 따라가기도 좋다. 한 손을 앞으로 펴고 다른 손으로는 턱이 움직이지 않도록 턱을 잡는다. 앞으로 뻗은 손의 엄지를 세워서 좌우로 크게 천천히 움직이면, 눈이 움직이는 엄지를 쫓아간다. 눈동자 훈련을 할 때 어지럼을 느끼면 무리하지 않고 중지하는 게 좋다. 휴식을 취한 후 운동 능력에 맞게 속도를 조절한다.

손바닥 뒤집기도 권장된다. 한 손바닥에 다른 손 손바닥을 댔다가 위로 올려서 손바닥을 뒤집은 후 손등이 내려와 손바닥에 닿는 동작을 최대한 빠르고 정확하게 하는 훈련이다. 손바닥을 펴고 뫼비우스 띠 그리듯 손바닥을 돌려서 8자 모양을 그리는 운동도 소뇌 기능을 키운다.

김양수 재활의학과 전문의는 ”한 발로 선 자세로 균형 잡기 훈련도 권장되는데, 눈을 뜨거나 감은 상태, 팔을 펴거나 팔짱 낀 상태 등 단계적으로 강도를 올려서 해야 한다”며 “미세 조절 능력 향상을 위해서는 젓가락으로 콩 잡아 옮기기처럼 손가락으로 작거나 얇은 물체를 잡는 운동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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