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동설한에도 이태원 시민분향소 조문 이어져...보수 유투버 훼방에 충돌도
분향소 설치 후 사진 보며 유족 오열
유족 “아이들을 위해 축복을 부탁드린다”
분향소가 설치되자 이태원참사 유족 고 이지한 씨의 어머니인 조미은 씨가 오열하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와 10·29 이태원참사 시민대책회의는 14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광장에 시민분향소를 설치해 유족과 시민들의 조문을 받았다. 유가족협의회에 따르면 현재 유족이 동의 의사를 밝힌 희생자 76명의 영정사진이 안치됐다. 사진은 공개하지 않고 이름과 생년월일을 공개한 희생자는 17명이었다. 나머지 희생자는 꽃으로 영정 사진을 대체했다.
시민분향소는 이날 오후부터 유족 조문을 시작으로 일반 시민들의 조문을 받았다. 분향소가 설치된 후 이태원참사 유가족들은 분향소에 놓인 영정사진을 보며 입장하자마자 큰소리로 오열했다. 유족들은 서로를 부둥켜안으며 흐르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일부 유족들은 희생자들의 이름을 부르며 목놓아 울면서 주저앉기도 했다.
일부 유족은 이번 분향소 설치의 심정을 전했다.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 이종철 씨는 “10월 29일 이후 이제서야 50여일이 다 돼서 우리 아이들이 여러분을 만나게 됐다”며 “국민 여러분들이 이름·얼굴 하나하나를 부르시면서 ‘잘가라, 수고했다’ 다시 한번 아이들을 위해서 꼭 오셔서 축복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더 늦기 전에 우리 아이들 앞에 와서 내가 잘못했다고 진심으로 사과해달라”고 촉구했다. 다른 유족은 “가슴이 먹먹해지고 발걸음이 안 떨어지고 숨이 안 쉬어졌는데도 찾아가야 했다”며 “몇 걸음밖에 되지 않는 골목에서 아이들이 죽었는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그는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다면 이번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시민들도 유족들에 이어 분향소에서 희생자를 추모했다. 이날 분향소를 찾은 시민 조성천 씨(61)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인간의 도리를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왔다”며 “제일 중요한 게 재발 방지로 처벌이 아니라 원인 규명이 가장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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