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때 만든 해외연수 32년만에 취소한 삼성
최근 비상경영 영향 분석도
삼성전자가 32년간 이어온 '지역전문가' 파견을 전면 취소했다. 삼성SDI, 삼성디스플레이 등 전자 계열사를 합쳐 연간 100~200명 규모로 운영됐던 글로벌 인재 파견 제도가 중단된 것이다. 14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가 지역전문가로 선발한 120여 명에게 파견 취소를 통보했다. 삼성인력개발원은 취소 사유로 "코로나19 확산으로 직원 안전에 위험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당초 2019년에 지역전문가로 뽑혀 2020년 각 지역으로 갈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파견이 2년 넘게 미뤄졌다.
하지만 삼성 안팎에선 최근 '비상경영'에 나선 삼성전자가 비용을 줄이려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지역전문가는 연봉을 제외하고도 1인당 1억원 이상 체류비를 지원받는다.
지역전문가는 3년 차 이상 직원을 뽑아 1~2년간 현지 언어와 문화를 익히도록 지원하는 해외 연수 프로그램이다. 고(故) 이건희 선대 회장은 전 세계 지역 사정에 정통한 인재를 키우기 위해 1990년에 이 제도를 만들었다. 처음 이 선대 회장이 지역전문가 제도를 도입할 때 막대한 비용 탓에 내부 반대도 많았다. 이 선대 회장이 과거에 "사원을 위한 것이고 사원이 잘돼야 회사도 나라도 잘된다고 생각했지만 당시는 아무도 이해하지 못했다"고 말했을 정도다. 하지만 해외에 머물며 현지를 깊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어 삼성이 '글로벌 인재'를 키우는 데 도움이 됐다는 평가가 많다.
삼성은 2019년까지 총 90여 개국에 지역전문가를 약 7000명 파견했다. 과거에는 미국, 일본 등 선진국 중심이었으나 1997년 이후 중국, 러시아, 인도 등 신흥 시장으로 파견 범위를 넓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019년에 뽑은 지역전문가 파견을 무한정 미룰 수 없어서 파견을 취소한 것"이라며 "희망자에게는 추후 선발 때 가산점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새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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