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떨어지면 안 돼”…버거킹, 점포 수 늘리는 까닭은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lee.sanghyun@mkinternet.com) 2022. 12. 14.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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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4개 새 매장…도서 지역까지 진출
1년여간 M&A 시도했지만 무산…“재정비 수순”
지난 7월 서울 시내 한 버거킹 매장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
1년여간 브랜드 매각을 시도해오다가 지난달 이를 철회한 버거킹이 사업 재정비에 나섰다. 신규 매장 출점은 물론, 신메뉴 개발과 기존 인기 메뉴 재출시 등에 주력하며 브랜드 가치 제고에 혈안이다.

1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버거킹은 올해 들어 총 44개의 신규 매장을 개점했다. 버거킹은 지난달 말 기준 국내에 462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올해 안으로 470호점의 문을 열겠다는 게 브랜드의 목표다.

버거킹이 신규 매장을 공세적으로 선보이는 건 배달 가능 지역의 범위를 넓힘으로써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급성장 중인 버거 배달 수요를 집중 공략함으로써 시장 내 브랜드 입지를 더 공고히 하려는 것이다.

앞서 버거킹의 지난해 전체 주문 건수 7000만여건 중 배달 주문은 약 1700만건(24.3%)에 달했다. 이는 한 해 전보다 54% 증가한 수준인데 당시 국내 음식배달 서비스 성장폭(48%)을 웃돌 정도다.

업계에서는 버거킹의 최근 공세가 단기적으로는 매출 상승, 중장기적으로는 브랜드 선호도 개선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비수도권 지역과 교외 지역에서도 사업을 활발히 하면 전국 단위의 브랜드 홍보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며 “수도권 등 특정 지역에서만 인기인 제품이 아니라, 모든 지역에서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최근 버거킹이 제주도 내 두 번째 매장을 출점한 것을 그 사례로 들었다. 도서 지역은 수도권보다 수요가 적고, 식자재 수급도 불안정할 수 있어 식품 프랜차이즈들은 대부분 꺼린다는 설명이다.

버거킹 운영사 비케이알의 작년 매출은 6784억원으로 전년 봉기보다 18.7% 늘었다. 버거킹에 따르면 매출은 애플리케이션(앱) 등 디지털 채널에서 주로 발생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앞서 버거킹은 인수합병(M&A) 매물로 시장에 나왔다가 새 주인을 찾지 못해 약 1년 만인 지난달 10일 매각 철회를 결정한 바 있다. 시중 금리까지 급등하면서 인수자를 찾기 어려워지자 매각을 중단, 내실 다지기에 주력한 뒤 재매각을 시도할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기업 M&A에 능통한 한 업계 관계자는 “쉽게 말해 안 팔리는 상품(브랜드)을 계속 내놓고 있어 봐야 자존심만 구기는 것”이라며 “인수하겠다는 이가 아무도 없으면 버거킹으로써는 몸값을 낮추는 걸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맥도날드와 맘스터치 등도 매각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이라며 “경쟁력 있는 여러 프랜차이즈 업체 중 버거킹이 가장 매력적이고, 가장 경쟁력 있다.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한다. 이런 평이 나올 때 M&A를 다시 시도하려 재정비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버거킹이 최근 맥도날드와 조식시장 ‘맞대결’을 선언한 데도 주목하고 있다. 버거킹은 매각 철회 선언 후 11일 만인 지난달 21일부터 아침에만 판매하는 메뉴 ‘킹모닝’을 재출시하기 시작했다.

현재 버거 프랜차이즈 중 조식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건 맥도날드지만,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버거 기업들의 아침 메뉴 수요가 되살아나자 버거킹이 이 또한 공략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올해 3분기에는 버거킹의 오전 매출이 전년보다 113%가량 증가하기도 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버거 시장은 지난 2013년 1조9000억원에서 지난해 4조원, 오는 2023년 5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점쳐진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파이가 커지는 시장에서 과연 버거킹이 영향력을 더 키울 수 있을지가 주목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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