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떨어지면 안 돼”…버거킹, 점포 수 늘리는 까닭은
1년여간 M&A 시도했지만 무산…“재정비 수순”
1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버거킹은 올해 들어 총 44개의 신규 매장을 개점했다. 버거킹은 지난달 말 기준 국내에 462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올해 안으로 470호점의 문을 열겠다는 게 브랜드의 목표다.
버거킹이 신규 매장을 공세적으로 선보이는 건 배달 가능 지역의 범위를 넓힘으로써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급성장 중인 버거 배달 수요를 집중 공략함으로써 시장 내 브랜드 입지를 더 공고히 하려는 것이다.
앞서 버거킹의 지난해 전체 주문 건수 7000만여건 중 배달 주문은 약 1700만건(24.3%)에 달했다. 이는 한 해 전보다 54% 증가한 수준인데 당시 국내 음식배달 서비스 성장폭(48%)을 웃돌 정도다.
업계에서는 버거킹의 최근 공세가 단기적으로는 매출 상승, 중장기적으로는 브랜드 선호도 개선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비수도권 지역과 교외 지역에서도 사업을 활발히 하면 전국 단위의 브랜드 홍보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며 “수도권 등 특정 지역에서만 인기인 제품이 아니라, 모든 지역에서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최근 버거킹이 제주도 내 두 번째 매장을 출점한 것을 그 사례로 들었다. 도서 지역은 수도권보다 수요가 적고, 식자재 수급도 불안정할 수 있어 식품 프랜차이즈들은 대부분 꺼린다는 설명이다.
기업 M&A에 능통한 한 업계 관계자는 “쉽게 말해 안 팔리는 상품(브랜드)을 계속 내놓고 있어 봐야 자존심만 구기는 것”이라며 “인수하겠다는 이가 아무도 없으면 버거킹으로써는 몸값을 낮추는 걸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맥도날드와 맘스터치 등도 매각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이라며 “경쟁력 있는 여러 프랜차이즈 업체 중 버거킹이 가장 매력적이고, 가장 경쟁력 있다.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한다. 이런 평이 나올 때 M&A를 다시 시도하려 재정비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버거킹이 최근 맥도날드와 조식시장 ‘맞대결’을 선언한 데도 주목하고 있다. 버거킹은 매각 철회 선언 후 11일 만인 지난달 21일부터 아침에만 판매하는 메뉴 ‘킹모닝’을 재출시하기 시작했다.
현재 버거 프랜차이즈 중 조식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건 맥도날드지만,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버거 기업들의 아침 메뉴 수요가 되살아나자 버거킹이 이 또한 공략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올해 3분기에는 버거킹의 오전 매출이 전년보다 113%가량 증가하기도 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버거 시장은 지난 2013년 1조9000억원에서 지난해 4조원, 오는 2023년 5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점쳐진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파이가 커지는 시장에서 과연 버거킹이 영향력을 더 키울 수 있을지가 주목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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