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전학년 내신 절대평가 나선 교육부…"명문고 유리" 우려 확산

김동희 기자 2022. 12. 14.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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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고교 내신 성적 산출 방식을 전면 절대평가로 전환한다는 방침이 나오자 지역 교육계와 학부모 등의 반발 및 우려가 확산되는 모양새다.

무엇보다 내신 전면 절대평가 방식 도입 시 외고, 자사고 등을 비롯한 '명문고' 쏠림 현상이 심화해 결국 입시 불공정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14일 교육계에 따르면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최근 교육부에 고등학교 1-3학년 내신 성적 산출 방식을 성취평가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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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2025년부터 전학년 추진"… 내년 2월 중 확대 여부 발표
지역 교육계 엇갈린 반응… "명문고만 유리한 입시 불공정 정책"
대전일보DB.

교육부가 고교 내신 성적 산출 방식을 전면 절대평가로 전환한다는 방침이 나오자 지역 교육계와 학부모 등의 반발 및 우려가 확산되는 모양새다. 무엇보다 내신 전면 절대평가 방식 도입 시 외고, 자사고 등을 비롯한 '명문고' 쏠림 현상이 심화해 결국 입시 불공정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14일 교육계에 따르면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최근 교육부에 고등학교 1-3학년 내신 성적 산출 방식을 성취평가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성취평가는 동급생과의 상대평가로 성적을 내지 않고 학생 개인의 교과학습 도달 수준에 따라 점수를 산출하는 제도로, 소위 '절대평가'라고 일컫는다. 당초 고등학교 2-3학년에 적용하려던 절대평가를 1학년까지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전 정부가 지난해 2월 내놓은 '고교학점제 종합 추진계획'과 충돌한다.

계획안은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 시 선택과목의 내신 평가 방식은 A-E 등급의 성취평가제로 운영하되, 1학년이 이수하는 공통과목은 현행 석차등급제를 병행토록 했다. 당시 교육부는 대학 입시에서의 변별력 등을 확보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이 부총리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정부의 고교학점제 도입 방안 중) 정말 이상한 게 공통과목은 9등급제를 존치하는 것"이라며 "고교학점제에서 가장 중요한 게 9등급제 없애는 일인데, 버젓이 두는 것은 개혁이 아니다"라고 했다.

대전지역 교육계는 교육부의 성취평가 전환 방침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현 정부가 자사고, 외고 존치 의지를 밝힌 만큼 성취평가제 전면 도입시 이른바 '명문 고등학교'가 대학 입시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해진다는 지적이다.

지역 고등학교 A교사는 "자사고 등의 경우 학생 간 성적대가 비슷한 데다 치열한 경쟁 환경 탓에 내신 성적을 관리하기가 매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고교 전면 성취평가제가 실시되면 내신에서의 불리가 사라져 '명문 고등학교'로의 진학이 쏠리고, 일반 고등학교의 여건은 더욱 악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학력저하 현상도 문제로 꼽힌다. 성취평가제는 점수별 분포 비율에 따라 기존 1-9등급으로 매겼던 현행 석차등급제와 달리 학생 개개인이 일정 수준의 점수만 넘어서면 동일한 등급을 받기 때문이다.

황성필 대전학원강사연합회장은 "굳이 고득점을 취득할 정도로 학업에 매진할 필요가 없어 학생들은 최소한의 학습량만 채우게 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대학 입시에서 또 다른 평가 기준이 필요할 테고, 결국 학생들의 성적 부담감을 그대로 남겨 놓은 채 혼란만 야기하는 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학부모들의 반발도 거세다.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B씨는 "절대평가로 변별력이 떨어지면 대학별 평가재량권이 커져 입시 결과가 불공정해진다"며 "학생부종합전형 등 수시 전형 비중이 확대돼 사교육 부담도 늘어날 것"이라고 걱정했다.

교육 전문가들도 전면 성취평가제의 맹점을 꼬집는다. 학점제에 의하면 일정 수준의 학력에 도달하지 못할시 유급이나 재이수 과정을 밟아야 하는데, 학생의 진급을 우선시하는 '학년제식 고교학점제'에선 사실상 불가능할뿐더러 성취 기준체계 자체도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정겸 충남대 교육학과 교수는 "진정한 학점제로 바뀐다면 성취평가제를 시행해도 되겠지만 현행 체제에선 절대평가의 기본 취지가 잘 살아날 수 있을지 염려된다"며 "결국 학점제가 굉장히 느슨하게 작동할 개연성이 생긴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는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내년 2월쯤 고교 내신 절대평가 확대 여부를 포함한 고교학점제 개선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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