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첫 과학기술 정책 청사진… 전략기술 확보 위해 국가 역량 모은다

12대 전략기술·탄소중립 R&D는 ‘성과 중심’ 체계로
출연연마다 국가 핵심기술 확보 미션 제시

윤석열 정부의 첫 과학기술 정책 청사진이 공개됐다. 국가적인 과제 해결을 위해 연구개발(R&D)의 구체적인 임무와 달성시한을 정하고, 범부처 협업과 민간의 참여를 통해 임무를 달성하는 방식이다.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는 14일 오후 이우일 부의장 주재로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제1회 심의회의’를 개최하고 ‘제5차 과학기술 기본계획’을 심의·의결했다. 과학기술 기본계획은 과학기술기본법에 따라 과학기술 발전에 대한 중장기 정책목표, 기본방향을 제시하는 최상위 계획이다. 제5차 계획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 29개를 반영했다.

이번 5차 과학기술 기본계획이 앞선 문재인 정부의 4차 기본계획과 가장 다른 점은 ‘임무’라는 단어의 등장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가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체적인 R&D 임무와 달성시한을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임무중심 R&D 혁신체계를 구축하는 게 5차 기본계획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밝혔다.

주영창 과기정통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4차 기본계획은 연구자 개인의 예산을 늘려주고 자율적으로 R&D를 추진하게 해주는 방식이었다면 5차 기본계획은 R&D를 통해 국가의 난제를 해결하자는 컨셉”이라며 “미국이 반도체의 국내 생산을 위해 국가적인 역량을 투입하는 것처럼 기술패권 경쟁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과기정통부는 12대 국가전략기술과 탄소중립 기술을 임무중심 R&D의 대상으로 정했다. 전략기술과 탄소중립 기술은 구체적인 임무를 설정한 뒤 범부처가 참여해 R&D 전략로드맵을 수립하고, 대체 불가능한 원천기술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임무 설정 단계에는 민간의 의견을 수렴하고, 이후 과기정통부가 매년 로드맵의 단계별 달성도를 점검할 계획이다.

출연연의 역할도 강화한다. 국가 핵심기술 확보를 위해 출연연별로 구체적인 임무를 부여하기로 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4차 기본계획이 양적인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면 5차 기본계획은 현안 중심으로 결실을 맺자는 차원”이라며 “출연연은 임무 중심 R&D에 대해 환영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5차 기본계획에는 예타 패스트트랙 신설, 최장 10년의 R&D 과제인 ‘한우물파기 프로그램’ 신설, 우리동네 과학관 등 과학문화 확산 등의 내용도 담겼다. 과학기술을 활용해 국가적 현안을 해결해야 할 분야로는 탄소중립, 디지털 전환, 의료·복지, 재난·위기, 공급망·자원, 국방·안보, 우주·해양 등이 꼽혔다.

과기정통부는 5차 기본계획을 통해 과학기술 대표 지표들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피인용 상위 1% 논문 점유율을 2022~2026년에는 4.8%까지 올리고, 삼극특허 수는 2019년 3057개에서 2027년에 3500개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한편 이날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는 ‘제6차 지방과학기술진흥종합계획’ ‘제4차 재난 및 안전관리 기술개발 종합계획’ ‘제8차 기술이전사업화 촉진계획’ ‘제4차 기상업무발전 기본계획’도 함께 심의·의결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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