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속도 조절 … 장기채·성장주 뜬다

미국의 물가 상승세가 진정세를 보이면서 금융시장이 기대감에 휩싸여 있다.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는 지속되고 있지만 최악의 고비는 넘긴 만큼 투자자금이 더 늘 것이란 전망이다. 투자업계에서는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시장에서 유망한 상품으로 장기채권과 기술 성장주, 그리고 저변동성(로볼) 상장지수펀드(ETF)를 꼽으며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주문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내년에 장기채권 ETF 시대가 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금리 인상 속도 조절론과 관련이 있다.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이는 만큼 금리가 높을 때 채권을 사두면 금리 하락 시기에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오기석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 홍콩법인장은 "현재 금융시장에서는 내년 2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이 베이비스텝(한 번에 0.25%포인트 인상)을 밟을 가능성까지 점치고 있다"며 "금리가 장기적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장기채 ETF는 금리 하락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대표적인 상품으로 꼽힌다. 만기가 길수록 가격 변동폭이 크기 때문이다. 김찬영 한국투자신탁운용 디지털ETF마케팅본부장은 "장기채권 ETF 투자는 이미 높아진 금리의 쿠폰(이자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데다 2023년 시장금리가 유지 혹은 낮아질 경우 추가로 시세 차익(자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며 "다수의 주요 글로벌 투자 회사도 채권 투자의 적기라고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발 빠른 투자자들은 이미 움직이고 있다. 14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3개월 국내 채권 ETF 설정액은 1조2363억원 증가했다. 지난 한 주에만 5777억원 늘어나면서 국내 테마 펀드 중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됐다. 특히 장기채에 투자하는 KBSTAR KIS국고채30년 인핸스드 ETF의 경우 최근 3개월 동안 개인이 604억원어치나 순매수하며 레버리지와 인버스를 제외한 국내 ETF 중 순매수 5위에 올랐다. 이수진 KB자산운용 ETF상품팀 부장은 "장기채 강세 구간은 더 이어질 것으로 판단되며 여전히 높은 크레디트 스프레드 등을 고려해 우량물 중심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이 조금씩 진정되고 금융시장이 안정화된다면 하락장 속에서 그동안 움츠렸던 기술 성장주도 주목할 만하다. 뉴욕 증시는 13일(현지시간) 미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둔화 등의 영향으로 상승했는데 이에 메타, 엔비디아, 알파벳, 아마존 등 기술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가 1.01% 상승했다. 반면 S&P500지수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각각 0.7%, 0.3% 상승하는 데 그쳤다. 국내에서는 2차전지와 우주산업을 비롯해 사이클 산업인 반도체도 대표적인 기술 성장주로 꼽힌다. 희토류와 같이 산업이 성장하는 데 있어 중요한 소재 산업군도 성장이 예상된다. 해당 산업에 투자하는 ETF가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김성훈 한화자산운용 ETF본부장은 "단순 유행하는 테마가 아닌 향후 성장할 수밖에 없는 산업 섹터군은 ETF 투자를 통해 인플레이션 하락기에 수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다 하더라도 높은 물가와 기업 실적 부진 등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는 여전한 상황이다.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변동성이 낮은 배당주·가치주 위주로 투자하는 로볼 ETF로 리스크를 분산하는 전략도 필요하다.
'TIGER 로우볼 ETF'는 연초 이후 코스피가 20.7% 떨어지는 동안 3.5%만 하락하며 탄탄한 성적을 내고 있다. 오동준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략ETF운용팀장은 "로볼 ETF는 시장 하락을 효과적으로 방어하고 안정적으로 꾸준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으로 증시 불확실성이 커진 최근 시장에서 선택할 수 있는 좋은 투자 수단"이라며 "안정적인 수익을 노릴 수 있는 만큼 연금 자산 등 장기 투자에도 적합하다"고 말했다.
[원호섭 기자 /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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