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얼업’, 복합장르가 이렇게 어렵습니다[스경연예연구소]
예전부터 ‘청춘물’로 일컬어진 드라마들은 시대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불려왔다. 1980년대의 ‘사랑이 꽃피는 나무’, 1990년대의 ‘우리들의 천국’이나 ‘내일은 사랑’, 2000년대 ‘논스톱’을 비롯한 시트콤, 2010년대의 ‘학교’나 ‘응답하라’ 시리즈 등이 있다.
청춘물은 당대 젊은이들의 고민과 함께 시대상을 보이는 장르 그리고 청춘스타들의 요람으로 기능했다.
하지만 복잡한 매체환경은 단순히 청춘들만이 등장한다고 해서 눈길을 주지 않는다. SBS에서 지난 13일 막을 내린 ‘치얼업’은 그러한 고민이 담긴 작품이다. 극 중 가상의 학교 연희대학교를 배경으로 응원단 ‘테이아’의 단원들이 보여주는 지금의 청춘 그 얼굴을 보였다.
주인공 역을 맡은 한지현과 배인혁, 김현진을 비롯해 장규리, 이은샘, 이정준, 한수아, 김신비, 현우석, 박보연, 남중규, 정신혜 등 새 얼굴도 새 얼굴이었지만 이 드라마의 특징은 ‘복합장르’를 추구했다는 점이다.
기본적으로 응원단의 인물들이 어우러지면 지금 시대에 박제될 뻔했던 ‘낭만’을 소생하는데 힘썼지만, 청춘의 성장물 외에도 도해이(한지현)-박정우(배인혁)-진선호(김현진)로 이어지는 러브라인을 축으로 수많은 커플의 서사가 나온 로맨스물이기도 했다.
게다가 드라마는 첫 회부터 응원단을 둘러싼 괴담, 특히나 ‘2019년 응원단 한 명이 죽는다’는 예언이 축을 이뤘다. 이 예언 때문에 달달한 분위기가 생기다가도 수시로 나오는 서늘한 분위기가 극의 긴장감을 잡았다.
하지만 16회가 모두 끝난 이 순간, 드라마가 복합장르로서의 미덕을 잘 잡았는지에 대해서는 고개를 끄덕일 수 없다. 오히려 이 장르적인 특징에 극의 서사가 거꾸로 붙잡힌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차라리 청춘물 본연의 느낌으로 계속 극을 살렸으면 어떨까 한다. 물론 단순한 대학생활을 다루는 일이 심심할 수 있겠지만 지금 시대를 사는 청춘이 안고 있는 고민을 하나씩 현실적으로 풀어갔더라도 충분한 공감이 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자리에는 줄잡아 여섯 커플의 로맨스와 응원단 공연을 위한 준비 그리고 도해이를 에워싸는 스릴러의 기운이 가득 찼다.
마지막회 즈음이 특히 압권이었는데, 초반 삼각관계를 펼치던 주인공들의 러브라인이 정리되자 극은 눈에 띄게 활력이 떨어졌다. 도해이의 성장, 로맨스, 스릴러가 각기 다른 줄거리를 가진 드라마처럼 따로 달렸다.
결국 막판 뜬금없이 도해이 어머니의 암 이슈가 터졌고, 남자친구 정우는 칼을 맞았다. 하지만 이는 마지막회 아무렇지 않게 해결된다. 거기다 스릴러 설정에 대한 결말은 실소를 자아낸다. ‘한 명이 죽는다’는 예언은 사실 ‘한 명이 (외로워) 죽는다’는 말이었다. 끝까지 긴장하며 극을 따라온 시청자들에게, 이는 실질적인 배임에 가깝다.
‘스토브리그’를 통해 스포츠물의 가능성을 열었던 한태섭PD와 ‘VIP’ 차해원 작가의 의기투합으로 관심을 모았던 ‘치얼업’은 이렇게 복합장르가 어려운 장르라는 사실만을 상기시켜주며 막을 내렸다.
복합장르의 묘미는 절묘한 감정이나 정서의 배분, 치밀한 서사에 있는데 단순히 장면마다 카메라 필터를 바꾸거나 배경음악을 바꾼다고 해서 얻어지는 성취는 아니다. 이럴 경우, 차라리 순정품의 청춘물이 더 나을 수도 있다.
복합장르, 이렇게 어렵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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