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떠났어도 ‘의리’···데스파이네, 고영표·소형준 1월 훈련 돕는다

김은진 기자 2022. 12. 14.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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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에서 뛴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 KT 위즈 제공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35)는 KT와 내년 재계약을 하지 못했다. 3년간 함께 했던 팀을 떠났다. 하지만 여전히 의리의 형이다. 아끼는 ‘후배’, KT 토종 원투펀치의 해외 훈련 도우미로 나섰다.

고영표(31)와 소형준(21·이상 KT)은 1월 미국에서 개인훈련을 준비하고 있다. 2월 미국 애리조나 투손에서 시작될 스프링캠프에 앞서 연말에 미리 출국해 4주 간 몸을 만들 계획이다.

장소는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다. 데스파이네가 사는 곳이다. 고영표와 소형준은 데스파이네가 훈련하는 트레이닝센터에서 함께 훈련하고 이 기간 데스파이네의 집에서 머물기로 했다.

캠프에 앞서 먼저 해외로 개인훈련을 가고 싶어도 훈련 프로그램이나 숙박 등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몰라 엄두를 내지 못하는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해외 개인훈련이 처음인 고영표와 소형준은 데스파이네로부터 큰 도움을 받게 됐다. 데스파이네가 자신의 비시즌 훈련 장소와 트레이너를 소개해주면서 훈련기간 집으로 초대해 숙소는 무료 제공해주기로 했다.

시즌 중반쯤 대화 중에 했던 약속이 현실이 됐다.

고영표는 “구속을 조금만 올리고 싶은 욕심이 있다. 외국인 투수들에게 겨울에 어떤 운동 하냐고 물은 적이 있다. 처음엔 타고나야 한다고 하더니 데스파이네가 자기도 어릴 때는 구속이 지금처럼 안 나왔는데 지금 다니는 트레이닝센터에서 운동하고선 달라졌다고, 한 번 와보겠느냐고 했다”며 “혼자면 엄두 못 냈을텐데 (소)형준이가 부모님과 상의한 뒤 같이 갈 수 있다고 해서 그때부터 계획했다”고 소개했다.

KT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가운데)가 8월16일 수원 키움전에서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친 배정대를 격하게 환영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데스파이네는 2020년 KT에 입단하면서 KBO리그에 데뷔했다. 데스파이네와 함께 한 첫해 KT는 창단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나갔고, 지난해에는 우승까지 했다. 효자 외인 투수였다. 밝은 성격으로 금세 리그에 적응한 데스파이네는 특히 젊은 투수가 많은 KT에서, 마운드의 ‘고참’으로서 국내 투수들에게 많은 조언도 했다. 외국인 투수들에게 늘 많이 묻고 배우려 하는 고영표와는 절친하다.

데스파이네는 올시즌을 끝으로 재계약하지 못했다. 3년간 KT와 동행을 마무리 했다. 그러나 동생들과 약속에는 변동 사항이 전혀 없다.

고영표는 “처음 얘기가 나왔을 때도 혹시나 재계약 안 하게 되면 어떡하느냐고 했더니 ‘어차피 나는 항상 거기서 운동하니까 상관없다. 오라’고 했었다. 그 이후에도, 최근까지도 우리는 하나씩 걱정이 생겨서 계속 물어봤다”며 “테니스장과 수영장도 있는 대저택에 사는 것 같다. 방 많으니 와서 자라고, 아내한테 허락도 받았다고 했다”고 웃었다.

고영표와 소형준은 데스파이네의 현지 트레이너와 현지 훈련의 목표, 올시즌 투구 기록 등을 주고받으며 상담도 거쳤다. 데스파이네와 함께 하는 미국 훈련에는 고영표, 소형준과 친분 있는 삼성 투수 원태인도 합류할 예정이다.

고영표는 “우리끼리라면 미국에서 한 달동안 지내는 것, 엄두도 못 냈을텐데 데스파이네가 함께 해주기로 해서 의지가 된다. 쉽지 않은 일인데 정말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며 “도착하는 날 공항에 마중도 나와주기로 약속했다”고 감사인사를 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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