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높고 더 특색 있게'…김정은 시대 평양, '평해튼' 구성의 특징은?

서재준 기자 2022. 12. 14.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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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시대 도시건설의 특징은 '더 높고 특색 있게'로 요약할 수 있다.

이는 1981년부터 2011년 사이 건설된 마천루의 개수 22개를 두 배 이상 넘는 것으로, 김정은 시대 건설사업과 도시건설이 추구하는 방향을 직관적으로 보여 주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과거에는 단일 기능을 가진 건축물이 '수평적'으로 건설됐다면, 김정은 시대에는 고층 빌딩에 다양한 기능을 가진 공간이 구축되는 방식이 두드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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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시대 '마천루' 건설, 지난 30년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나
"밀집과 고도화 추구한다면 결국 맨해튼 발전 방향과 궤 함께할 것"
(평양 노동신문=뉴스1) = 새 1만 세대 살림집이 건설된 평양의 송화거리 전경.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 = 김정은 시대 도시건설의 특징은 '더 높고 특색 있게'로 요약할 수 있다. 뉴욕의 맨해튼과 평양을 합성한 '평해튼'이라는 말이 평양의 김정은 시대 새로운 '스카이라인'의 별칭이 된 것은 이같은 특징을 잘 보여 주는 대목이다.

통일연구원이 14일 온라인으로 개최한 '2022 북한도시포럼'에서 안진희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연구원은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집권 후 10년 동안 북한이 높이 100m 이상의 '마천루'로 분류할 수 있는 건축물을 총 57채 지었다고 말했다.

이는 1981년부터 2011년 사이 건설된 마천루의 개수 22개를 두 배 이상 넘는 것으로, 김정은 시대 건설사업과 도시건설이 추구하는 방향을 직관적으로 보여 주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특히 1980년대에 본격화된 마천루 건설은 1990년대 '선군정치'가 통치 기조이던 시절 1차 북핵 위기와 경제난인 '고난의 행군' 시기를 거치는 동안에는 사실상 정말 중단됐다. 그러다 김 총비서 집권 즈음인 2010년쯤부터 부활된 것으로 안 연구원의 연구 결과 나타났다.

건설을 하나의 통치 이념으로 활용하는 김 총비서는 마천루 건설에 있어서 자신이 추구하는 방향을 선대 시절과는 차별화했다.

안 연구원에 따르면, 과거 북한은 특정 구역을 건설할 때 '직선의 넓은 간격 확보'를 중시해 광장이 형성되는 방식을 추구했다고 한다. 건물과 건물 사이의 간격도 넓고 주변 환경과의 나름의 조화를 추구하는 방식으로도 볼 수 있다.

반면 김 총비서는 넓은 간격보다는 공간을 최대한으로 활용하는 방식을 추구고 있다. 특정 거리에 밀집된 방식으로 높은 건물을 건설해 부지 이용률을 최대로 높이고 하천을 메우는 등의 방식으로 그전에 없던 새로운 '풍경'을 구성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또 과거에는 교통인프라를 중심으로 단지가 배치됐다면, 김정은 시대에는 '강변'이 입지를 결정하는 핵심 구성요소가 됐다는 것이 안 연구원의 분석이다.

실제 북한은 지난 2015년 대동강변에 '신도시' 느낌의 미래과학자거리를 건설했다. 올해 국가에 기여한 이들을 위한 선물로 준공된 '경루동' 역시 보통강변, 과거 김일성 주석의 사저 부지에 건설돼 '북한판 유엔빌리지'로 불리기도 한다.

아울러 과거에는 단일 기능을 가진 건축물이 '수평적'으로 건설됐다면, 김정은 시대에는 고층 빌딩에 다양한 기능을 가진 공간이 구축되는 방식이 두드러지고 있다.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건물의 '특색'을 부각하는 것도 김정은 시대 건축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과거에는 '원통형, 바람개비형, 병풍형' 등으로 유영화된 건축물이 지어졌다면, 최근에는 각 건축물이 제각기 다른 모습으로 지어졌으며 보다 화려해졌다는 것이 안 연구원의 분석이다.

평양의 최고층 건축물인 류경호텔은 최근 북한의 선전 구호를 부각하는 선전물로 활용되고 있다. 2018.10.7/뉴스1 ⓒ News1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이같은 안 연구원의 분석은 북한이 지난해부터 진행 중인 평양의 대규모 살림집 건설사업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특징들이다.

안 연구원은 그러면서 평양이 지금과 같은 밀집과 고도화를 추구한다면 결국 맨해튼의 발전 방향과 궤를 함께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다만 안 연구원은 마천루를 추구하는 방식은 결국 '과시의 권력'으로 치환된다면서, 북한의 최고층 건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대에 지어진 류경호텔이 여전히 완공되지 못한 채 북한이 자신들의 위상을 과시하는 하나의 선전물로 활용되고 있는 점을 한계의 상징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안 연구원은 "평양의 마천루로 본 김정은 체제의 권력은 계승받은 만큼의 힘에서 그 이상의 확산을 꾀하고 있다"면서도 "그 방향과 속도는 상당히 정체돼 있으며, 마천루의 개수만큼 밝힌 화려한 조명으로 어두운 면을 덮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seojiba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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