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칫덩이 집비둘기 아니에요”… ‘멸종위기’ 양비둘기 첫 번식 성공

이미지기자 2022. 12. 14.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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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은 올여름 전남 구례에서 고흥으로 이전해 방사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양비둘기가 첫 번식에 성공한 것을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국립생태원 연구진은 전남 고흥에서 확인되는 양비둘기 개체수가 5마리로 줄어 '지역적 절멸' 위기에 처하자 올 8월 구례에 살던 양비둘기 2개체를 포획해 두 달간 현지 적응 훈련을 시키고 고흥에 방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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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양비둘기. 국립생태원 제공.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은 올여름 전남 구례에서 고흥으로 이전해 방사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양비둘기가 첫 번식에 성공한 것을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국립생태원 연구진은 전남 고흥에서 확인되는 양비둘기 개체수가 5마리로 줄어 ‘지역적 절멸’ 위기에 처하자 올 8월 구례에 살던 양비둘기 2개체를 포획해 두 달간 현지 적응 훈련을 시키고 고흥에 방사했다.

두 달 뒤인 10월 23일 고흥 인근 해안가 갯바위 절벽에 위치한 조그마한 굴에서 방사된 암컷 개체가 건강한 새끼 양비둘기 2마리를 낳아 키우고 있는 것을 포착했다. 이전한 양비둘기의 자연번식을 처음 확인한 것이다.

생태원은 “건강한 야생 개체군 일부를 이전해 절멸 위기에 처한 소규모 개체군을 증식할 수 있다는 것이 국내 최초로 입증됐다”고 이번 발견의 의의를 밝혔다.

전남 구례에서 고흥으로 이전 방사된 양비둘기 개체가 새끼를 낳은 갯바위 절벽 동굴. 국립생태원 제공.
생태원은 구례 화엄사와 협력해 양비둘기 보존사업을 진행해왔다. 화엄사와 영산강유역환경청,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모임(지리산사람들), 지리산국립공원, 화엄사, 서울대공원 등 6개 기관과 함께 ‘구례 화엄사 양비둘기 공존협의체’를 구성해 전남 지역의 양비둘기 서식지 보전을 위한 생태연구, 증식관리, 대국민 인식증진 등을 펼쳐왔다.

올해는 구례 화엄사 일대에 서식하는 집비둘기 29마리 중 90%인 26마리를 잡아 양비둘기의 주요 멸종요인인 잡종화 예방에 기여했다고 생태원은 밝혔다.

멸종위기종 양비둘기는 일반적으로 흔히 볼 수 있는 집비둘기와 크기도 같고 생김새도 매우 흡사해 집비둘기로 오해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양비둘기는 허리에 흰색 띠가 있고, 꼬리는 전체적으로 회색빛을 띈다. 중간에 흰 띠, 끝에 검은 색이 있는 특징도 있다. 날개에는 검은 줄무늬 두 개가 뚜렷하다.

멸종위기종인 양비둘기(왼쪽)와 집비둘기. 양비둘기는 허리가 하얗고 꼬리에 흰 띠가 있다. 국립생태원 제공.
집비둘기는 유해 야생동물로 지정될 정도로 개체수가 많은 데 반해 양비둘기는 전국에서 확인된 개체수가 160여 마리(구례 60여 마리, 경기 연천 100여 마리, 고흥 5마리 등)에 불과하다. 1980년대까지 국내에 흔한 텃새였으나 집비둘기와의 경쟁에서 밀리고 집비둘기와의 교배로 잡종화해 현재 세계자연보전연맹(IUCN)도 ‘적색목록(Red List)‘ 관심 대상으로 설정하는 등 멸종 위기에 처한 상태다.

조도순 국립생태원장은 “이번 연구 결과가 멸종위기 야생생물 서식지와 개체군 보전 기술의 초석을 다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앞으로 양비둘기를 성공적으로 복원시키겠다”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서식지로 알려진 곳 외의 지역에서 양비둘기를 발견한 경우 지역 환경청이나 생태원 등에 연락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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