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꽁꽁 얼었다… 주말 더 춥고, 다음주 초 절정 [뉴스+]

조성민 2022. 12. 14. 13:1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 아침 체감온도 -20도…15일에는 1∼5㎝ 눈
18~19일 ‘올겨울 최강 한파’ 예고…“눈도 쌓일 듯”
제주 항공·선박 지연, 결항…“운항 정보 확인해야”
전북도, 긴급제설 대책 추진…제설제 1821t 살포
광주전남 최고 6.3㎝ 적설…하늘길·뱃길 일부 차질
갑작스럽게 불어닥친 한파로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다. 아침 기온이 뚝 떨어지고 바람까지 강하게 불면서 14일 서울 출근길 체감온도는 ‘영하 20도’를 기록했다. 설악산 등 강원 일부 지역에서는 체감온도가 영하 40도까지 떨어졌다.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남부지방은 눈이 쌓이며 교통불편과 각종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내일인 15일에는 더 많은 눈이 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추위는 다음주 초까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아침 기온이 하루 새 5~15도 떨어진 14일 오전 서울 광화문네거리에서 시민들이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연합뉴스
◆올겨울 최강한파 시작…다음주 초까지 이어질 듯

13일 오후부터 북서쪽에서 찬 바람이 유입되면서 14일 아침 기온은 영하 15도에서 영하 1도 사이에 머물렀다. 바람까지 강하게 불면서 체감기온은 더 낮았다. 오전 5시 영하 24.4도로 측정된 강원 설악산의 아침 체감기온은 영하 40.6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전국은 이날 하나같이 올겨울 아침 최저 기온을 기록했다. 서울은 이날 아침 기온이 영하 11도까지 내려갔고 체감온도는 오전 7시 최저 영하 19.7도로 영하 20도에 가까웠다. 경기 동두천시와 수원시는 기온이 영하 12.7도와 영하 11.2도까지 떨어졌다. 강원 철원군은 아침 최저 기온이 영하 13.3도, 춘천시와 속초시는 각각 영하 11.1도와 영하 10.5도였다. 대전은 아침 최저 기온이 영하 10.2도, 충북 충주시는 영하 11.2도, 전북 전주시는 영하 7.4도, 광주는 영하 4.3도, 경북 안동시는 영하 8.9도, 대구는 영하 6.1도, 경남 창원시는 영하 4.1도였다. 남쪽의 제주 서귀포시조차 아침 최저 기온이 영상 3.4도에 그쳤다.

낮 최고기온은 영하 6도에서 영상 4도 사이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부지방은 낮에도 기온이 영하권에 머물 것으로 전망됐다. 

15일 기온은 일시적으로 오르겠지만, 현재 북극 주변을 도는 소용돌이가 약한 상태(음의 북극진동)여서 북극에서 한기가 쏟아져 내려오고 있고 동시베리아에 자리한 저기압이 찬 공기를 주기적으로 우리나라 쪽으로 보내는 상황이라 추위가 쉬이 가시지는 않겠다. 금요일인 16일과 토요일인 17일 다시 기온이 급하강하면서 18~19일 ‘올겨울 최강 한파’가 예고됐다.
전국적으로 강추위가 예보된 14일 오전 서울 시내 건물들에서 난방 수증기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추위는 다음 주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요일인 16일까지 한파특보가 내려진 중부지방, 전북, 경북을 중심으로 아침 기온이 영하 15도에서 영하 5도 사이에 머물겠다. 기온이 평년기온을 밑도는 상황은 내주 월요일인 19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며 이후에도 기온이 예년 이맘때 수준을 기록하면서 춥겠다.

눈도 계속 올 전망이다. 14일 오전 7시 현재 전라서해안 등에는 눈이 시간당 2~3㎝씩 쏟아지고 있다. 충청과 호남을 중심으로 강설과 강우가 이어지겠다. 전남과 경상서부내륙에는 오후까지, 충청내륙과 전북내륙은 밤까지, 충남서해안과 전라서해안엔 15일 새벽까지 눈이 올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서해안은 낮 동안 눈이 소강상태에 들겠다. 제주에는 저녁까지 눈이나 비가 오락가락 내리겠다.

충청과 남부지방 곳곳엔 이미 눈이 10㎝ 넘게 쌓였다. 기상청은 오전 5시 발표한 예보에서 이날 제주·울릉도·독도·충청·호남에 1~5㎝, 경상서부내륙·서해5도에 1㎝ 미만의 눈이 더 쌓일 것으로 내다봤다. 제주산지 등 눈이 많이 내리는 곳은 적설이 7㎝ 이상 더 이뤄지겠다.

15일 오전부터 동해안을 제외한 중부지방, 전북, 경북북부에 다시 많은 눈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지역은 15일 저녁에 강수가 멎겠지만 호남은 16일 새벽까지 이어지겠다. 15일 오전부터 밤까지 적설량은 경기내륙·강원중부내륙(산지)·강원남부내륙(산지)·강원산지·충북북부 2~7㎝, 서울·인천·경기서해안·강원북부내륙(산지)·충남·충북남부·경북북부내륙·울릉도·독도·서해5도·전북·전남북부 1~5㎝로 예상된다. 박정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17~18일 올겨울 들어 가장 많은 눈이 내려 가장 많이 쌓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궂은 날씨에 교통차질…각종 사건·사고 주의

눈이 내리는 궂은 날씨로 14일 제주와 다른 지역을 잇는 항공기와 선박 운항은 차질을 빚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급변풍(윈드시어)과 강풍 경보가 내려진 제주공항은 다른 공항 날씨 문제까지 더해져 오전 9시 현재 3편(출발 2편, 도착 1편)이 결항하고, 3편(출발 1편, 도착 2편)이 지연 운항했다. 이날 예정된 항공편은 모두 451편(출발 226편, 도착 225편)이다.
제주도산지에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14일 오전 한라산 국립공원 성판악 탐방안내소에 눈이 내리고 있다. 한라산 국립공원은 기상 악화에 따라 모든 탐방로를 입산 통제하고 있다. 뉴시스
공항 관계자는 “제주공항 착륙과 이륙은 현재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광주와 전남 지역에 눈이 많이 쌓이면서 해당 지역으로 가는 항공편이 결항하고 있다”며 “이용객들은 사전에 운항 정보를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제주도 전 해상과 남해서부 서쪽 먼바다에는 풍랑특보가 발효돼 오전 7시 기준 제주 기점 9개 항로 12척의 여객선 중 7개 항로 8척만 운항한다. 아울러 대설주의보와 강풍주의보가 발효된 제주도 산지에 눈이 내리고 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한라산 탐방은 전면 통제됐다.

밤사이 많은 눈이 내린 전북도는 재난안전대책본부 1단계 비상근무를 가동하고 긴급제설 대책을 내놨다.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장수군 11.6㎝ 등 도내 전역에 평균 6.1㎝의 눈이 쌓였다. 도는 대설특보가 내려진 전날부터 무주와 진안, 장수, 임실 등 내륙 고갯길과 국도·지방도 등에 장비 502대와 인력 517명을 동원해 제설제 1821t을 살포했다. 또 노약자와 어린이, 만성 질환자 등 취약계층의 야외활동 자제를 당부하는 행동요령을 문자메시지와 마을 방송 등으로 안내했다. 김인태 도 도민안전실장은 “눈 피해가 없도록 사전 제설작업과 한파 취약계층 안전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전남 역시 눈이 쌓이면서 교통 운행에 차질이 생기고 차량 미끄러짐 사고도 이어졌다. 14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기준 광주와 전남 나주·담양·장성·화순·장흥·강진·영암·무안·함평·영광·목포·신안(흑산면 제외) 등에 대설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남서해안 일부 지역과 해상에는 강풍 특보와 풍랑특보가 발효됐고, 구례·장성·영광 등에는 한파주의보까지 내려졌다.
14일 오전 광주 서구 쌍촌동 한 도로에 출근길 차들이 서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적설량은 오전 8시 기준 장성 6.7㎝를 최고로 광주 광산 6.6㎝, 함평 월야 6.4㎝, 전남도청(무안) 6.3㎝ 등을 기록했다. 눈은 이날 낮 12시까지 광주·전남 곳곳에 내리다 그치고, 밤부터 내일 새벽 사이에 전남 서해안에 다시 내릴 전망이다. 오는 15일 밤과 16일 새벽 사이에도 광주와 전남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다시 눈과 비가 내리겠다. 예상 적설량은 14일 1~5㎝, 15~16일 1~3㎝가량이다.

도로나 활주로에 눈이 쌓이고 강한 바람과 파도가 치면서 교통 운행도 차질을 빚었다. 김포공항에서 출발해 여수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던 항공편 1편이 결항하면서, 여수공항에서 출발하는 제주행 항공편도 결항했다. 강한 바람과 높은 파도로 인해 여객선이 다니는 전남 지역 모든 항로(53항로 86척)가 통제됐다. 눈이 쌓인 해남과 장성, 나주, 강진, 함평 등에서는 차량이 눈길에 미끄러지는 사고가 각각 1건씩 접수되는 등 출근길 교통사고도 이어졌다.

◆노동부 산업현장 점검…한파에 대통령 일정도 변경

고용노동부는 14일 ‘제33회 현장 점검의 날’을 맞아 1000여개 건설·제조·폐기물처리 업체를 대상으로 3대 안전 조치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동부는 작년 7월부터 격주 수요일에 사업장의 추락사고 예방 조치, 끼임사고 예방 조치, 개인 보호구 착용 등 3대 안전 조치 준수 여부를 현장 점검하고 있다. 특히 이날은 강추위가 찾아온 만큼 산업현장에서 저체온증, 동상 같은 한랭 질환을 예방할 수 있도록 기본 수칙도 안내하고 있다.

한랭 질환을 예방하려면 따뜻한 옷과 물, 장소가 필수다. 주변에서 환자가 발생하면 바로 119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저체온증은 체온이 35도 이하로 내려가는 것을 의미한다. 체온이 32도 이하로 내려가면 의식이 없어지면서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 동상은 피부 조직이 얼어버려서 국소적으로 혈액 공급이 없어져 생기는 질환이다. 심하면 근육이나 뼈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매서운 추위가 찾아온 14일 오전 대구 북구 칠성시장에서 상인이 모닥불을 쬐며 어묵으로 장사 준비에 꽁꽁 언 몸을 녹이고 있다. 뉴스1
2017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최근 5년 겨울철에 한랭 질환 산업재해를 당한 근로자는 총 45명(사망자 없음)이다. 질환 유형은 대부분 동상 또는 그와 유사한 동창(영상의 추위에서 발생하는 염증)이다. 이밖에 겨울철 오랫동안 야외에서 작업할 때는 혈관 수축에 따른 혈압 상승으로 심뇌혈관 질환에 걸리거나 빙판에 미끄러져서 골절상을 입지 않도록 주의도 해야 한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예정됐던 경북 울진 신한울 원전 1호기 준공식 참석 일정을 취소했다. 전국적인 대설과 한파 상황을 고려한 일정 변경이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언론 공지에서 “한파로 지방자치단체가 비상근무에 돌입했다”며 “행사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윤 대통령의 축사를 대독하는 형식으로 축소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