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왕의 예고된 몰락…최민식 주연 디즈니+ '카지노'

김정진 2022. 12. 14.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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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 강윤성 감독 신작…21일 공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카지노'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정진 기자 = 2015년 필리핀 앙헬레스시. '미스터 차'로 통하며 잘 나가던 차무식(최민식 분)은 하루아침에 살인 용의자 신세가 된다.

이달 21일 공개되는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카지노'는 필리핀에서 카지노의 왕이 된 한 남자가 나락으로 떨어진 뒤 다시 목숨을 건 게임에 뛰어드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최민식이 25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한다는 사실만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그런 기대에 부응하듯 최민식은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그는 무식이 도박으로 성공하고 추락하는 그 모든 과정을 눈빛과 미세한 얼굴의 움직임만으로 표현해내며 이야기에 개연성을 부여해낸다.

디즈니+가 언론에 먼저 공개한 1·2회는 차무식의 성장 과정, 그가 필리핀에서 새 출발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그린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카지노' [월트디즈니컴퍼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감옥을 제집 드나들듯 하는 깡패의 아들로 태어난 무식은 어린 시절 늘 가난과 함께했다. 10살이 넘었을 때쯤 출소한 아버지는 매일 밤 집에서 도박판을 벌여 돈을 벌지만 얼마 가지 않아 다시 교도소로 잡혀가고 만다.

아버지를 닮은 탓일까. 그의 배포는 떡잎부터 남달랐다. 어린 무식은 통닭을 사 먹을 돈이 부족하자 동네 아이들에게 '짱깨뽀'(가위바위보)로 한 사람에게 돈을 몰아주자는 아이디어를 내고, 남들은 하루 다섯 부도 팔기 어려운 신문을 남다른 영업 수완으로 척척 팔아낸다. 신문 가격을 속여 뒷돈을 챙기는 건 덤이다.

무식은 자라서 '전국구'가 된다. 영어학원을 운영하면서도 전국 곳곳의 조직 폭력배들과 두터운 신뢰 관계를 지속하며 음지에 발을 걸친다. 부산에서 편법으로 운영되던 카지노 바를 경험한 그는 능력을 십분 발휘해 서울에서 카지노 사업을 시작한다.

사업 규모가 점차 커지면서 국세청에 덜미를 잡힌 무식은 결국 필리핀으로 도피한다. 그러나 그곳에서도 카지노에 발을 들인 그는 게임판을 떠나지 못한다.

언론에 공개된 분량만으로 보면 '카지노'는 갱스터 영화의 공식을 충실히 따른다. 빈곤한 환경에서 태어났지만 남다른 계급 상승 욕구와 무모함을 지닌 주인공이 불법으로 부와 권력을 쌓아 올리고 결국 파멸하는 식이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카지노'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카지노' 속 무식의 모습은 영화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2011)에서 최민식이 연기한 최익현을 떠올리게도 한다. 극 초반 경찰에 잡혀 수갑을 찬 주인공이 기자들의 질문 세례를 받는 모습, 양지와 음지 사이에서 줄타기하던 영어학원 원장 무식과 세관 공무원 익현은 어딘지 모르게 닮았다.

다만 최익현이 인맥과 빠른 두뇌 회전으로 권력을 얻는 지략가였다면, 무식은 거기에 남다른 배짱과 사업가적 마인드가 더해진 인물이라는 차이가 있다.

무식은 탈세 혐의를 받아 도피한 필리핀에서도 아들에게 제대로 축구를 가르칠 돈이 없다는 친구에게 거리낌 없이 거액을 내어주고, 빚을 갚으라 독촉하는 사채업자에게 되레 "너 나 감당할 수 있겠냐"며 윽박지른다.

최민식은 자신의 힘으로 카지노 사업을 성공시킨 리더 무식을 통해 전작에서 보지 못했던 색다른 카리스마를 뽐낸다.

이 작품은 '범죄도시'(2017)와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2019)을 연출한 강윤성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캐릭터와 대사, 이야기에 현실감을 불어넣는 그만의 장기가 이번 작품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된다. 강 감독이 필리핀에서 실제 카지노를 운영하는 이들을 직접 취재하는 등 발품을 팔아 시나리오를 쓴 덕이다. 3개월간 필리핀 현지에서 촬영해 현실감을 높였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카지노'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다만 1·2회에서는 무식의 과거가 최민식의 내레이션과 함께 소설처럼 펼쳐져 이야기가 박진감있게 전개되는 편은 아니다. 특히 이동휘(양정팔)의 분량이 크지 않고, 극 중 최민식과 대립을 예고했던 손석구(오승훈 역)와 허성태(서태석)는 아예 모습을 보이지 않아 인물 간 갈등에서 오는 긴장감이 크지 않다.

3회부터는 무식이 본격적으로 필리핀에서 카지노 사업을 시작하는 내용과 함께 후반부에서 다른 인물들의 활약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stop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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