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클 뛰어넘었다”···최강 앱개발자 키운 애플

포항=노현섭 기자 2022. 12. 14.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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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디벨로퍼 아카데미’ 통해 190명 수료생 배출
중소기업 지원 ‘R&D 지원센터’도 공개 하기도
“애플, 한국에 지속적인 투자 이어 갈 것”
시각장애인의 천문학 학습을 돕는 앱인 ‘스페이스오버’를 개발한 TARS 팀이 쇼케이스 행사장 부스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애플
[서울경제]

“앞으로 무한한 성장 기회가 있는 iOS 앱 개발자가 될 나의 미래가 매우 기대됩니다”

미래 앱개발자를 양성하는 ‘애플 디벨로퍼 아카데미’ 1기 수료식장은 환호와 박수가 가득한 축제의 장이었다. 190명의 수료생들의 얼굴에는 ‘해냈다’라는 성취감과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한 가득 담겼다. 수료생들의 이러한 자신감은 12일 경상북도 포항시에 위치한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에서 열린 애플 디벨로퍼 아카데미 수료식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애플 아카데미는 코딩의 기초 뿐만 아니라 프로젝트 관리, 마케팅 등 다양한 전문 분야를 교육하며 iOS 앱 경제에서 학생들이 일자리를 얻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현재 이 프로그램은 미국,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7개 국가 17개 지역에서 운영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3월 1기생 200명을 모집했었다. 이날 애플 아카데미 1기 수료식에는 9개월간 교육 과정을 이수한 수료생 190명이 참가했다.

12일 경상북도 포항시에 있는 포항공과대학교에서 열린 제1기 애플 디벨로퍼 아카데미 수료식에서 수료생들과 애플 관계자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애플

또 김무환 포스텍 총장과 이달희 경상북도 경제부지사, 이강덕 포항시장, 윤수현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등 각계 지역 인사들과 마크 리 애플코리아 사장 등도 참여했다. 특히 존 서 애플 핵심 기술 부문 시니어 디렉터와 고든 슈크윗 애플 디벨로퍼 아카데미 총괄 디렉터 등 애플 본사 핵심 관계자들도 대거 참여하면서 애플의 한국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

특히 이날 수료식에서 3개팀이 대표로 직접 개발한 앱들을 소개했는데 애플 관계자들도 놀랄 정도로 참신한 아이디어와 뛰어난 기술을 선보였다. 실제 이준영 학생이 포함된 ‘니어캐치’ 팀이 개발한 소셜 게임 앱인 ‘니어캐치 어드벤처’의 경우 두 기기간 거리를 측정해주는 애플의 독자적인 기술인 ‘니얼바이 인터랙션’을 활용했고, 시각장애인의 천문학 학습을 돕는 앱인 ‘스페이스오버’는 스마트폰 화면에 있는 내용을 음성으로 읽어주는 애플의 기능인 ‘보이스오버’와 공간 음향 기술을 사용했다.

12일 경상북도 포항시에 있는 포항공과대학교에서 열린 제1기 애플 디벨로퍼 아카데미 수료식에서 이준영 학생이 니어캐치 팀이 개발한 소셜 게임 앱인 ‘니어캐치 어드벤처’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제공=애플

프리젠테이션 수준도 상당히 높았다. 3개팀 모두 마치 스티브 잡스가 애플 신제품을 소개하는 듯 군더더기 없이 자연스러웠고, 앱 소개 전체를 영어로 진행한 팀도 있었다. 학생들의 발표를 보면서 애플 아카데미가 단순한 앱 개발 뿐 아니라 앱에 관한 효율적인 마케팅까지 제대로 전수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아카데미 수료생이자 올해 애플 세계 개발자 컨퍼런스(WWDC)의 ‘스위프트 학생 공모전’ 우승자 중 한명인 변진하 학생은 “디벨로퍼 아카데미는 개인적으로도, 경력상으로도 나에게 ‘게임 체인저’의 역할을 했다”며 “iOS 앱 경제에 대해 배우고 관련 기술들을 습득한 과정은 가장 귀중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고든 슈크윗 디렉터는 “애플 아카데미의 목표는 월드 클래스 개발자로 성장시키는 것"이라며 “특히 한국은 이제 첫 수료생을 배출했음에도 31개 팀이 모두 앱을 내놓은 건 17개 글로벌 아카데미 중 처음이고 결과물도 모두 기대치를 훨씬 뛰어넘었다”고 강조했다.

수료식 이후 진행된 쇼케이스에는 31개 팀이 개발한 앱을 소개하는 부스가 운영됐다. 이 자리에는 인재 채용을 위해 현대자동차와 아마존웹서비스(AWS), 네오위즈, 카카오뱅크 등 기업 관계자들이 부스를 돌아다니며 이들이 개발한 앱을 꼼꼼히 살펴보기도 했다. 안정민 카카오뱅크 매니저는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구체화 해 결과물을 내놓는 건 기업에서도 쉬운일이 아닌데 학생들이 아카데미를 통해 열심히 한 거 같다”며 “장기적으로 연을 맺고 지켜볼 인재들을 포함해 뛰어난 능력에 눈여겨 본 학생들도 있었다”고 귀띔했다.

세계 최초로 한국에 설립된 애플 제조업 R&D 지원센터에서 중소기업 관계자가 첨단 장비를 이용해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애플

포스텍에 개소한 애플의 제조업 R&D 지원센터도 이날 공개됐다. 애플이 전 세계 최초로 선보인 R&D 지원센터는 한국의 제조업을 영위하는 중소기업 등을 대상으로 최신 스마트 및 친환경 기술에 대한 최첨단 트레이닝을 지원하는 곳이다.

이번에 언론에 처음 공개된 R&D 센터에는 실제 애플이 사용하는 반도체 관련 장비와 대당 20억원이 넘는 고가의 첨단 장비들이 가득했다. 또 기기마다 애플과 포스텍 측 연구원들이 있어 기기 사용은 물론 중소기업과 함께 연구를 함께 하기도 한다. 애플 측 연구원은 “가격 부담에 장비를 갖추지 못한 중소기업들이 실제로 R&D 지원센터에서 무상으로 활용을 하고 있다”며 “애플도 글로벌 최초로 시도하다보니 미국 본사에서도 자주 방문하는 등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중소기업 이너센서의 강문식 대표는 “회사에서 할 수 없는 제품의 정밀 측정은 물론 신제품 개발에도 R&D 지원센터를 활용하고 있다”며 “적게는 월단위로 수백만원 이상의 비용이 절감되고 있고 관련 기술도 전수 받을 수 있어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실제 장비를 갖추지 못한 중소기업이 외부 분석기관에 의뢰할 경우 시간당 60~70만원대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R&D 지원센터의 랩 코스에 참여한 중소기업 그래핀 스퀘어의 포항사업본부 김일권 부장도 “R&D 지원센터의 장비 및 시설 덕분에 고객사에게 향상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계속 성장하고 있는 R&D 생태계에 크게 기여할 수 있게 됐다”며 “이러한 최고의 애플 프로그램이 혁신적인 기술을 활용해 앞으로도 더 많은 대한민국 기업 및 제조 시설의 발전에 기여하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세계 최초로 한국에 설립된 애플 제조업 R&D 지원센터에서 중소기업 관계자와 연구원이 첨단 기술 관련

한편 이날 수료식에서 애플 측 대표로 축사를 한 존 서 디렉터는 한국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약속했다. 그는 “한국 내 디벨로퍼 아카데미와 제조업 R&D 지원센터를 통해 애플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투자를 단행해 한국 내 제조사와 중소기업, 그리고 교육 분야의 발전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포항=노현섭 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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