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주휴수당도 손질…노동시장 개편안에 담길 내용은

김승욱 2022. 12. 14.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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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노동시장연구회, 현행 임금제도 전반 개선 권고
파견확대·파업시 대체근로 허용 제안도…정부안 속도낼 듯
지난 7월 미래노동시장 연구회 교수와 인사하는 이정식 장관 [연합뉴스 자료 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정부의 '노동개혁' 추진과 관련해 미래노동시장연구회(이하 연구회)가 제시한 권고문은 1953년 제정된 현행 근로기준법 체계 전반을 손질하는 방대한 내용으로 짜였다.

이중 임금체계와 관련해서는 호봉제를 직무·성과급제로 전환하는 방안 외에 최저임금, 주휴수당 등 임금제도를 두루 개선하라는 내용도 포함돼 관심이 쏠린다.

14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연구회는 지난 12일 발표한 권고문에서 "노동 현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적 방안을 모색하라"며 최저임금, 주휴수당, 통상임금, 평균임금 등 임금제도 전반을 개선하라고 촉구했다.

이 중 특히 주목받는 대상은 최저임금과 주휴수당이다.

연구회 좌장인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는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 간사이기도 하다. 권 교수는 최저임금위원회에서 활동하며 최저임금 결정 기준·구조·시기 등에 문제의식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앞서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6월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5.0% 오른 시간당 9천620원으로 결정했다.

인상률 5.0%는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3개 기관의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전망치 등을 반영해 결정됐다.

이들 기관의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전망치 평균 2.7%, 4.5%를 더하고 취업자 증가율 전망치 2.2%를 빼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을 도출했다.

일각에서는 이런 단순한 덧셈·뺄셈 방식을 활용하는 것이라면 최저임금위원회 논의 과정이 불필요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자료사진 입니다. [연합뉴스TV 제공]

주휴수당은 일주일 동안 정해진 근로일수를 개근하면 주어지는 유급휴일 수당이다. 근로기준법 제55조 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1주에 평균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보장해야 한다'고 돼 있는데, 이 조항에 따라 유급휴일에 받는 하루치 임금이 주휴수당이다.

하루 3시간, 일주일에 15시간 이상 일하면 휴일에 일하지 않아도 하루치 임금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주 5일 근무제의 경우 일하지 않는 이틀 중 하루는 주휴수당을 받고 하루는 무급이다.

연구회는 이 같은 주휴수당을 두고 "근로시간과 임금 산정을 복잡하게 만들고, 사업자가 근로자에게 주휴수당을 주지 않기 위해 '일주일에 15시간 미만 근로'의 쪼개기 계약을 하게 하는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연구회는 근로자 파견, 파업과 관련한 제도 개선도 요구했다.

현행 파견법은 경비, 청소, 주차 관리, 통·번역 등 32개 업종에만 파견을 허용한다. 파견이 허용된 업종이라도 2년 이상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면 원청이 직접 고용해야 한다.

주조·금형·용접 등 뿌리산업 등 제조업은 파견이 금지된다.

이 같은 엄격한 규정으로 파견과 관련한 소송이 잇따라 혼란이 발생한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연구회는 파견 허용 업종을 늘리고 기간을 확대하라고 권고했다.

연구회는 파업 때 다른 근로자를 대신 투입하는 대체근로도 허용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파업 시 사업장 점거를 제한하는 방향으로 법·제도를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하라는 내용도 담겼다.

파업과 관련한 이런 내용은 경영계가 강하게 요구해온 사안들이다.

연구회는 근로자들이 사업장 내 일부 직군을 대표하는 '부분근로자대표'를 선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놓았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의 후보 시절 공약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부분근로자대표제가 노동자들의 교섭력을 약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전체가 아닌 일부 근로자를 대표하는 노동자는 사용자와 대등한 위치에 서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회는 고용노동부가 주도해서 꾸린 전문가 집단으로, 지난 12일 발표한 권고문은 크게 주52시간제 및 임금체계 개편을 핵심으로 한다.

노동부는 연구회가 권고한 내용을 대폭 수용해 정부안을 확정할 예정인데, 윤 대통령이 전날 열린 국무회의에서 노동시장 개혁을 화두로 올려 추진 의지를 강조함에 따라 정부안 마련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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