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재팬’은 끝났다. 다음 단계는?

박진영 입력 2022. 12. 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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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로 대표된 일본 상품 불매운동.

'노-재팬'의 위력을 보여준 대표 상품이 바로 맥주였습니다.

특히 장기간 계속되는 일본의 엔저(엔화 가치 하락) 바람에 '노-재팬'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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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맥주·유니클로 한국 시장에서 부활
엔저 바람 타고 일본으로 일본으로....
여행수지 적자 심화, 국내 관광지 상황은?
빗장 풀린 방역조치, 한일 치열한 경쟁 예고


■진열대로 복귀한 일본 맥주

2019년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로 대표된 일본 상품 불매운동. '노-재팬'의 위력을 보여준 대표 상품이 바로 맥주였습니다. 편의점과 마트, 식당에서 순식간에 일본 맥주가 사라졌습니다. 지금은 어떻게 변했을까요?

서울의 한 대형마트 진열대를 차지한 일본 맥주들(2022.12.12. 촬영)


꽤 오랫동안 진열대에서 사라졌던 일본 맥주는 지난해부터 서서히 다시 보이기 시작하더니 올해는 작년에 비해 수입액이 배나 급증했습니다. '맥주 노 재팬'은 이제 사라진 셈입니다.


■불매 운동의 상징, 유니클로도 선전 중

불매운동의 한가운데는 일본 의류업체 유니클로가 있었습니다. 얼마나 열기가 뜨거웠는가 하면 유니클로 매장에 들어가는 사람들을 촬영해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올리는 일명 '유파라치'(유니클로+파파라치)까지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불매운동 당시 “유니클로에 가면 매국노”라는 식의 비난이 일기도 했다.


유니클로 국내 운영사의 2022 회계년도 매출은 1년 전보다 20% 정도 늘었고, 특히 영업이익은 배 가까이 늘어난 1,148억 원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잦아든 '노-재팬' 움직임에 유니클로는 지난달에만 3곳의 신규 매장을 다시 한국에 열었습니다.

■도쿄 한복판에서 '가방 오픈 런'하는 한국인들

가장 극적으로 변한 것은 여행입니다. '가지 않습니다.'라는 과거 구호가 무색하게 일본의 코로나 방역 조치가 완화된 10월부터 일본은 한국 관광객들로 넘쳐나고 있습니다. 비행기 표를 구하기 힘들 정도로 수요가 넘쳐나자 정부는 결국 코로나 19 이전으로 일본을 오가는 항공 운항을 회복시켰습니다. 지금 일본 공항 곳곳에는 몰려든 관광객들 때문에 수속 시간만 1시간 넘게 걸린다는 여행객들의 증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포~하네다 운항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2022.12.7. 국토교통부)


특히 장기간 계속되는 일본의 엔저(엔화 가치 하락) 바람에 '노-재팬'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최근 일본을 다녀 온 한 30대 직장인은 "예전에도 일본에 가면 상품 가격이 그리 비싸다는 느낌은 안 들었지만, 이번에는 정말 싸다는 것을 실감했다"며 "도쿄 등 일본 도심에서 고가 가방 등을 파는 매장에는 문을 열기도 전에 줄을 서는 '한국인 오픈런'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제주 등 국내 관광지 상황은?…커지는 여행수지 적자

억눌렸던 관광 수요가 동남아에 이어 일본으로 나가면서 국내 관광지 상황도 궁금해집니다. 코로나 19 방역 조치가 완화된 것은 우리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관광지인 제주와 해외를 잇는 하늘길과 바닷길이 잇따라 열리면서 외국인을 상대로 한 제주 관광시장도 활기를 띨 것이라는 기대감도 컸습니다.

하지만 제주도에 외국인 관객들이 대거 돌아왔다는 소식은 아직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렌터카 이용이나 숙박요금, 외식비 등을 따졌을 때 일본이나 동남아와 비교하면 오히려 비싸다는 인식이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국내 관광객까지 해외로 대거 빠져나가면서 제주나 강원도 등 국내 주요 관광지의 숙박 시설이 최근 남아돌고 있다고 합니다. 이러는 사이 여행수지 적자는 이미 60억 달러를 넘어 단순히 적자가 아닌 경상수지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관광객 유치 전략을 제대로 못 세운다면 이런 추세는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정부, '한국 방문의 해' 선포…목표 이루려면

상황이 심상치 않자 정부는 내년부터 2년 간(2023~2024년)을 '한국 방문의 해'로 정하고 해외 관광객을 끌어모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12일 국무총리 발표) 2027년에는 한국 찾는 관광객 3,000만 명 시대를 열겠다고도 포부를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런 목표는 단순히 애국심에 호소하거나 반일·반중 감정 등에 기대서는 달성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가장 먼저 외국인과 국내 관광객들의 시선을 끌어모을 다양한 상품 개발이 우선돼야 하지만 연말 국내 분위기가 그리 활기차지 않다는 점이 걸림돌이기도 합니다.

이제 뜨거웠던 '노-재팬' 바람이 한풀 꺾이고, 코로나 방역 빗장이 풀린 시점. 한일 두 나라는 상품 수출과 관광객 유치에 있어 다시 한번 치열한 경쟁을 펼치게 됐습니다.

(대문사진: 원소민 / 인포그래픽:권세라, 김서린)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박진영 기자 (parkj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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