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선임' 조규성-'축구생활 꼬인 후임' 권창훈, 그들의 정반대 2022[대표팀 초점]

김성수 기자 2022. 12. 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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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선임은 제대 후에도 잘 나가지만 후임은 앞이 캄캄하다. 김천 상무에서 한솥밥을 먹고 카타르 월드컵까지 함께한 '선임' 조규성(24·전북 현대)과 '후임' 권창훈(28·김천 상무)의 2022년 행보는 매우 극명하게 갈렸다.

권창훈(왼쪽)과 조규성. ⓒKFA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끈 월드컵 대표팀은 카타르 월드컵 H조에서 1경기 우루과이전 0-0 무승부, 2경기 가나전 2-3 패, 3경기 포르투갈전 2-1승으로 1승1무1패로 H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고 16강에서 브라질에게 1-4로 패했다. 브라질전 결과는 아쉬웠지만 한국은 2010 남아공 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번 대표팀 멤버들 중에서 2022년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하고 월드컵에서 대박을 터뜨린 선수를 한 명만 고른다면 단연 조규성일 것이다. 카타르에서의 엄청난 활약으로 엄청난 인기를 구가 중이다.

그 대척점에 있는 선수는 권창훈이라고 할 수 있다. 리그에서의 부진, 감독의 특혜 논란 등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권창훈은 월드컵에서 찾아온 선발 기회마저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카타르서 아쉬움만을 남겼다.

사실 권창훈은 한때 손흥민과 함께 대표팀의 에이스로 군림했던 적이 있었다. 조규성이 프로에 데뷔하기도 전인 2017~2018시즌 유럽 5대리그인 프랑스 리그1 디종의 유니폼을 입고 뛰던 권창훈은 시즌 후반부인 4월에는 리그 3경기 연속골을 넣었고 리그 34경기 11골 3도움이라는 엄청난 활약과 함께 시즌을 마친다. 차범근, 박주영, 손흥민에 이어 한국 축구선수 역사상 4번째로 유럽 5대리그에서 10골 이상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당시 대표팀 사령탐 신태용 감독의 전술적 핵심이기도 했다.

하지만 커리어 하이 시즌의 마지막에 안타까운 일이 벌어진다. 앙제와의 리그 최종전에서 아킬레스건이 파열되는 심각한 부상을 당했다. 월드컵이 임박한 상황에서 최소 3~6개월의 회복이 필요한 부상을 입은 권창훈은 아예 월드컵 명단에서 제외될 수밖에 없었다. 부상에서 돌아온 뒤에도 이전의 기량을 회복하지 못하고 서서히 내리막길을 걸었다.

권창훈의 전성기가 지난 이후인 2019년 K리그2 FC안양에서 데뷔한 조규성은 안양에서의 좋은 활약을 바탕으로 당시 K리그1 우승팀인 전북 현대에 입성한다. 하지만 2020년 전북에서의 첫 시즌은 만족스럽지 못했고 조규성은 이듬해 국군체육부대 소속의 김천 상무 입대를 선택한다.

조규성. ⓒKFA

이는 조규성에게 신의 한수로 작용했다. 꾸준한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근육량을 늘려 파워가 상승했고 상대와의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게 돼 약점으로 지목됐던 연계 플레이의 발전까지 이어지는 효과로 나타났다. 이 성장은 조규성에 생애 첫 A대표팀 승선을 선물했고 꾸준히 대표팀 소집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이후 권창훈이 군 문제 해결을 위해 2022년 김천에 입단하게 되면서 '나이 어린 선임' 조규성과 '나이 많은 후임' 권창훈이 한 팀에서 만난다. 그리고 2022시즌 K리그1은 조규성에게 최고, 권창훈에게 최악의 시즌으로 남는다. 2021시즌 많은 부분에서 장점을 만든 조규성은 김천, 그리고 전역 후 전북에서의 성적을 합해 2022 K리그1 득점왕(31경기 17골)에 등극한다. 커리어 하이 시즌을 만들고 월드컵 명단에도 포함되며 상승세를 이어나갔다.

반면 권창훈은 2022 K리그1에서 리그와 승강플레이오프 합산 무려 35경기나 출장했지만 단 한 골도 넣지 못하고 시즌을 마쳤다. 말 그대로 커리어 바닥을 찍은 것이었다. 팀도 승격 한 시즌 만에 K리그2로 강등됐다. 이토록 부진했지만 벤투 감독의 선택을 받아 논란 속에 월드컵으로 향하게 됐다.

그리고 카타르 월드컵에서 두 사람의 행보는 더욱 극명하게 갈리게 된다. 둘은 조별리그 2차전 가나와의 경기에 나란히 선발 출전했다. 황의조의 백업으로 여겨졌던 조규성은 이날 한국 선수 최초로 월드컵서 멀티골을 폭발하며 순식간에 전국적인 인기를 한 몸에 안았다. 우루과이전 교체 출전으로 이미 한 차례 회제가 됐던 외모에 실력까지 증명하며 그의 SNS 팔로워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조규성은 이어진 포르투갈전과 브라질전도 선발로 나서며 대표팀 주축 스트라이커로 자리잡았다.

이에 반해 권창훈은 가나전 선발 기회를 살리지 못한 채 후반 12분 이강인과 교체 아웃됐다. 이후 이강인이 교체 1분 만에 조규성의 골을 어시스트하면서 더욱 비교가 두드러졌다. 또한 함께 의심의 눈초리를 받으며 월드컵에 승선한 나상호가 우루과이전에서 엄청난 활동량으로 팬들의 호평을 이끌어낸 반면 권창훈은 반전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권창훈. ⓒKFA

월드컵 이후 조규성은 스코틀랜드 셀틱, 튀르키예 페네르바체 등 해외 이적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리고 권창훈은 군 복무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커리어 처음으로 한국의 2부리그인 K리그2에서 뛰게 됐다.

지난 시즌 김천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함께 지낸 '선임' 조규성과 '후임' 권창훈. 군 생활이 끝나고 안 끝난 것의 차이는 물론 많은 것이 극명하게 갈린 이들의 2022년이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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